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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주간政談<상>] 이재명, 길어지는 단식..."소금 바꿔치기는 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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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중 먹거리 판매 문제?…'개딸', 박용진 주최 바자회 '난입'
계속되는 유엔해비타트 논란...이번엔 기업 '기부금 강요'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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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무기한 단식 투쟁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소금 바꿔치기, 음료 섭취 논란 등이 불거졌다. 이 대표가 단식 9일 째인 8일 국회본관 앞 단식 투쟁 천막에서 소금을 섭취하는 모습.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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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 외교·통일부 등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허주열 기자] -21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 개회 직전 시작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무기한 단식' 투쟁이 9일째 이어졌다. 단식이 길어지면서 소금 바꿔치기, 음료 섭취 논란이 불거졌다. 이 가운데 비명계 박용진 의원은 단식 농성장 인근에서 좋은 취지로 음식물을 팔아서 수익금을 기부하는 자선행사를 열었다가, '개딸'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더팩트>가 단독으로 보도한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의 유엔 사칭 논란은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의 기업 기부금 강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논란이 이어졌다.

-민주당 출신 윤미향 의원은 친북단체인 조총련이 주최한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추모식에 참석한 것이 논란이 됐지만, 당사자는 "문제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아세안 관계 정상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가운데 국내에선 한 매체가 윤 대통령이 보수 진영의 유력한 대선 후보로 급부상하던 시절 국민의힘 관계자와 파격적인 내용의 통화를 녹취록을 보도해 논란이 일었다. 해당 보도엔 윤 대통령이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 국민의힘 입당 전부터 불편한 감정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내용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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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강성 지지자로 보이는 일부 여성들이 7일 오후 국회 소통관 앞에서 열린 바자회에 난입했다. 이들은 이 대표의 단식 중 먹거리를 파는 것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이 자선행사는 비명계로 분류되는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주최했다.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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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한 단식' 이재명…단식장 '소금 바꿔치기'한 의원은 누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번 주에도 단식 투쟁이 이어갔어. 8일까지 해서 벌써 9일째 단식을 하고 있는 거야. 이 대표는 단식에 돌입하면서 대통령실에 △민생 파괴 민주주의 훼손에 대해 국민께 사죄하고 국정 방향을 국민 중심으로 바꿀 것 △일본 핵 오염수 방류에 반대 입장을 천명하고, 국제해양재판소에 제소할 것 △전면적 국정 쇄신과 개각을 단행할 것 등 3가지를 요구했어. 모두 대통령실 입장에선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이고, 해당 요구 조건을 받지 않을 것 같은 모양새야.

-맞아. 연장선에서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가는 것 외에는 사실상 '출구 없는 단식'이라는 이야기도 나와. 이 가운데 단식 농성장에 놓인 '단식 도구'를 두고 때아닌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어.

-먼저 단식 농성장 테이블에 놓여있던 '소금을 바꿔치기했다'는 논란이 불거졌어.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이 기존 단식장에 놓여있던 소금을 자신이 챙겨온 영양소가 함유된 각종 소금으로 바꿔서 비치한 거지.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이 대표가 먹는 소금이 '식사 대용으로 볼 수도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었나 봐. 결국 단식 테이블의 '소금 세트'는 원래 소금으로 교체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어.

-또 보온병에 물을 담아 마시는 이 대표를 두고 극우 유튜버 등은 이 대표가 음료를 마신다며 '가짜 단식'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어.

-관련해 이 대표는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현장 인터뷰를 진행하던 기자에게 보온병에 든 물을 먹어보라며 '결백'을 증명(?)하기도 했어. 기자가 보온병을 바라보며 이 대표에게 "이거 갖고 장난치는 사람도 많다"라고 하자, 이 대표는 "맛 좀 보고 가시라"며 보온병 속의 물을 시음하라고 했어. 기자는 물을 직접 마셔보고는 "제가 많이 마셔봤던 따뜻한 물"이라고 말했지. 이 대표는 "검증하자고 한 얘기는 아니고, 그냥 재미로 한번(해 본 것)"이라며 웃음 지으며 물을 마셨어. 이후 이 대표는 물을 마실 때 투명한 유리컵을 애용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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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본관 앞 단식 투쟁 천막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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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이 길어지면서 이 대표의 건강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많은데, 이런 상황에서 비명계로 분류되는 박용진 의원이 이 대표의 강성 지지자인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의 표적이 됐다고?

-지난 7일 국회 소통관 앞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졌어. 박 의원과 전태일재단이 주최하는 바자회에 개딸로 보이는 여성 5~6명이 먹거리를 파는 바자회를 비난하며 난동을 부렸어. 파란색 스카프를 두른 이들은 직선거리로 불과 200~300m 떨어진 국회본관 앞에서 이 대표가 단식하는 상황에서, 음식물을 파는 게 불만이었던 모양이야. 이 일로 출동한 경찰과 국회 직원들이 이들을 말리느라 진땀을 흘렸어.

-바자회는 어떤 행사였어?

-사단법인 이주노동센터가 주관한 '방글라데시·네팔 어린이와 함께하는 나눔 바자회'는 이주민들의 인권을 홍보하기 위한 취지로 지난 5일부터 열렸어. 방글라데시와 네팔 아이들의 교육과 인권 향상을 위해 바자회 수익금을 기부하는 좋은 취지의 자선행사야. 그런데 개딸로 추정되는 일부 여성이 이 대표의 단식과 바자회를 연관 지어 직원들에게 욕설까지 하며 항의한 거야. 아무 잘못이 없는 직원들로서는 황당한 일이 벌어진 것이지.

-특히 행사를 주최한 박 의원을 향한 겁박과 욕설이 난무했어. 가뜩이나 박 의원은 소위 '수박'(비명계를 비하하는 은어)으로 낙인찍혀 개딸로부터 공격을 받아왔잖아. 이에 더해 박 의원은 이번 자선행사를 주최했다는 이유로 또다시 일부 강성 지지자들에게 찍혔어. 이 대표의 팬클럽 온라인 카페에서도 박 의원을 비난하는 글을 찾아볼 수 있어.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지. "정당의 본질은 다양성이다. 어떻게 하나의 목소리가 있겠나. 당연히 이견이 있고 이해관계는 충돌할 수 있다"고. 소위 비주류로 분류되는 의원들을 적대시 하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아 보여. 이 대표의 말처럼 '다양성'을 존중하는 정치 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야.

-이 대표는 9일 수원지검에 출석해 소환 조사를 받을 예정이야. 여기서도 단식을 이어가며 고강도 조사를 받을 경우 건강에 무리가 생겨 결국 조사 도중 병원행을 면치 못할 거라는 추측도 나와.

-당내에서는 이 대표의 단식 중단 조건이 모호해 단식이 계속되더라도 출구 전략이 없다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어. 한 민주당 의원은 "국정 쇄신을 위해서라는 게 모호하기 때문에 이 대표가 그만두기도 애매하다"며 "국정 위기에 오죽했으면 하면서도 국민들이 공감할까 하는 우려도 있다"고 전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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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현직이던 시절 기업 대표들과 청와대에서 만나 자신이 초대 회장을 맡았던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의 협찬을 요구했다는 의혹을 <더팩트>가 보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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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박수현, 기부금 강요 의혹에 "기억나지 않는다"

-유엔해비타트 한국위원회(한국위)가 유엔(UN) 사칭 논란에 이어 기업에 기부금을 강요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맞아.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위 초대 회장을 맡았던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현직이었을 때 한국위 관계자들과 기업 대표들을 청와대에서 만났다고 해. 당시 박 수석은 한국위 관계자들이 가지고 온 '한국위 ㅇㅇ건설 협력 제안서'를 직접 기업 대표들에게 설명한 것으로 파악됐어. 해당 제안서에는 두 가지 사업과 함께 소요 예산은 10억 원이라고 적시돼 있었지. '청와대 회동' 이후 한국위는 두 차례에 걸쳐 기업 관계자들을 만났고, 실제 한 기업은 한국위에 4억4000만 원을 기부했어.

-이같은 내용이 보도되자 국민의힘은 즉각 논평을 내고 박 전 수석을 비판했어. 현직 청와대 수석과 기업 대표들이 청와대에서 만나 10억 원대 기업 협찬을 논의한 것은 사실상 기부 강요이자 제3자 뇌물수수죄로도 볼 수 있다는 주장이었지. 백경훈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박 전 수석이 설립한 한국위가 유엔 산하 기구를 사칭해 수십억 원의 기부금을 모금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박 전 수석이 청와대까지 팔아 기부금을 긁어모은 정황까지 드러났다"며 수사당국의 수사를 촉구했어.

-박 전 수석은 당시 청와대 회동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지?

-박 전 수석은 <더팩트>에 "면담이 있었던 것 같지만, 누가 와서 어떤 내용으로 대화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어떤 영향을 미치는 면담은 전혀 아니었다"고 강조했어. 하지만 당시 참석자에 따르면 박 수석은 한국위 관계자와 기업 대표들과 회동을 마친 뒤 사진 촬영을 했고, 청와대 로고가 새겨진 찻잔 세트도 선물했다고 해. 박 전 수석은 청와대에서 기업 대표들과 만남의 부적절성에 대한 지적에 "저는 단순하게 인사차 생각을 쉽게 했지만, (부적절했다고) 해석이 되는 부분이 있다면 비판을 달게 감내하겠다"라고 밝혔지.

-박 전 수석은 <더팩트> 보도가 있던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엔 사칭'은 사실과 다르다고 거듭 강조했어. 한국위는 유엔해비타트 본부와 '수직적 상하 관계 기구'가 아닌 '수평적 협력 관계'로 설계되고 설립됐다는 논리였어. 이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과거 박 전 수석의 언론 인터뷰 영상을 내세워 즉각 반박했지. 하 의원은 "박 전 수석은 한국위가 유엔 기구의 지회, 지부와 같은 국가위원회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며 "또 한국위가 유엔 산하 기구이며 유엔해비타트 본부의 인준을 받았다는 내용의 영상과 인터뷰 기사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반박했어. 그때의 주장과 지금의 해명이 앞뒤가 안 맞는다는 거야.

-하 의원에 따르면 한국위 주무관청인 국회사무처는 오는 15일까지 한국위가 유엔해비타트와 협약을 체결하지 않을 경우 법인등록 취소 절차를 밟겠다고 해. 한국위를 둘러싼 여러 논란과 의혹들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한번 지켜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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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사진)에 따르면 한국위 주무관청인 국회사무처는 오는 15일까지 한국위가 유엔해비타트와 협약을 체결하지 않을 경우 법인등록 취소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남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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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조총련 행사 참석 논란, 여야 내부 분위기는?

-민주당 출신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지난 1일 친북단체로 알려진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주최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추모식에 참석하면서 논란이 됐네?

-윤 의원은 지난 4일 "추모를 위해 헌화만 했을 뿐"이라며 조총련과 따로 접촉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어. 조총련을 만나러 갈 계획을 세우지도 않았기 때문에 남북교류협력법을 위반한 게 아니라고도 했지. 5일 윤 의원은 본회의 참석 전에 기자들과 만나서도 날 선 모습을 보였어. 기자들에게 입장문을 봐달라며 질문하는 기자를 잠시 째려보기도 했어. 조총련 행사 참석에 따른 논란이 억울하다는 거지.

-그런 윤 의원을 향한 정부여당의 공세가 점점 더 커지는 분위기네.

-통일부는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위반에 따른 과태료 부과를 검토하고 있고, 경찰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어. 국민의힘에선 윤 의원을 윤리특위에 제소하고, '국회의원직 제명'까지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야.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조총련 참석 외에도 '간토 학살 유족들과 함께하는 사이타마 구학영 추도제'에도 참석했는데, 헌화만 했고, 조총련 인사와 접촉하지 않았다는 게 말이 되냐"라며 황당하다는 입장을 내놨어. 다만 법조계에서는 국보법 위반 주장은 '과하다'는 게 대체적인 입장이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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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무소속 의원의 조총련 주최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추모식 참석과 관련한 논란이 불거졌다. 국민의힘은 윤 의원의 국가보안법 위반 가능성까지 제기했고, 실제 경찰도 수사에 착수했다. 5일 정치 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에 참석한 윤 의원. /남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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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부 분위기는 어때.

-공식적인 입장은 내놓고 있지 않지만, 윤 의원이 민주당 출신인 만큼 보호해 주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 장경태 최고위원은 '조총련은 약간 친북이다'라며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고, 법조인 출신인 박주민 의원은 "반국가행위라고 단정을 지어버릴 만한 정황이 명백하게 드러나지 않았다"라고 했지.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윤 의원의 판단이 경솔했다는 의견이 많아. 민주당 한 관계자는 "지난해 정의기억연대 후원금 횡령 문제로 윤리위에서 제명을 권고받은 상태인데, 정무적 판단을 아예 안 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어. 또 다른 관계자는 "윤 의원 조총련 행사 참석으로 정부여당이 신나서 색깔론으로 갈라치기 하는 게 꼴 보기 싫고, 이런 빌미를 굳이 왜 제공하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숙현 기자, 조채원 기자, 김정수 기자, 조성은 기자, 설상미 기자, 송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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