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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이슈 검찰과 법무부

檢, 부산저축銀 사건 관련 “‘압수수색 해놓고 불입건’ 보도는 허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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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가 ‘수사 무마’ 프레임 잡아”… 檢, 대장동 일당 진술 확보해 조사

뉴스타파, 김만배 인터뷰 짜깁기… 尹이 사건 봐준 것처럼 보도해

金 “조미료 친것” 허위 인터뷰 시인

동아일보

김만배, 석방뒤 첫 법정 출석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8일 오전 ‘대장동 일당’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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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지난해 대선 직전 JTBC와 뉴스타파 등이 보도한 대장동 의혹 관련 기사가 조작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집중 수사 중인 것으로 8일 알려졌다.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 씨의 말을 정반대로 보도하거나, 김만배 씨의 인터뷰 발언을 짜깁기한 정황을 포착하고 경위와 배후까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김 씨는 6월 검찰 조사에서 두 차례나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며 인터뷰 내용이 허위였다는 걸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 “압수수색 안 당해”→“압수수색하고 입건 안 해”로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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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강백신 부장검사)은 JTBC가 2022년 2월 21일 ‘계좌 압수수색하고 미입건… 조우형 “대장동 묻지도 않아”’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기사가 조작됐을 가능성을 수사 중이다.

JTBC는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대검 중수부가 조 씨의 계좌를 압수수색하고도 입건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조 씨의 인터뷰를 통해 보도했다. 당시 대검 중수2과장이던 윤석열 대통령의 영향력으로 사건이 무마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보도였다.

하지만 검찰은 2011년 수사에서 대검 중수부가 조 씨 계좌를 압수수색하지 않은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또 최근 조 씨로부터 “JTBC 인터뷰 당시 대검에 압수수색당한 적 없다고 분명히 얘기했는데 JTBC가 ‘수사 무마’로 프레임을 잡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JTBC가 2022년 2월 28일 ‘대장동 자금책 측근들 “검사가 타준 커피… 영웅담처럼 얘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윤 대통령이 조 씨에게 커피를 타줬다는 취지를 담은 것 역시 의도를 갖고 왜곡했는지 여부를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저축은행 사건은 경영진이 불법 대출 등을 자행하면서 불거진 9조 원대 금융비리 사건이다. 대검 중수부가 수사해 76명이 기소됐고 박연호 전 부산저축은행 회장은 징역 12년이 확정됐다. 조 씨는 당시 대장동 대출 건과 무관하게 김양 전 부산저축은행 부회장이 구명용 자금 17억 원을 로비스트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전달책 역할을 했는지를 묻는 참고인 조사만 두 차례 받았다고 한다.

● 대장동 수사자료 넘어간 경위도 수사

김 씨와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위원장이 2021년 9월 15일 진행한 인터뷰를 지난해 대선 사흘 전 보도한 뉴스타파도 수사선상에 올랐다.

뉴스타파는 김 씨가 “윤석열은 (내 소개로 조 씨가 변호인으로 선임한 박영수 전 특검이) 데리고 있던 애지”라고 한 뒤 “통했지. 그냥 봐줬지. 그러고선 부산저축은행 회장만 골인시키고…”라고 한 말을 바로 이어지는 대화인 것처럼 보도했다. 실제 녹취에선 그 사이에 조 씨에게 커피를 타준 것은 검찰 직원이고, ‘사건을 봐줬다’는 인물도 담당검사인 박모 검사라는 대화가 있었지만, 이를 누락하고 마치 윤 대통령이 사건을 봐준 것처럼 보도한 것이다.

수사 무마의 연결고리로 지목된 박 전 특검 측은 “조 씨 사건을 수임한 것은 기억나지만 누구의 소개로 수임한 것인지, 검찰 관계자에게 부탁을 했는지 여부는 기억나지 않는다”며 “(조 씨) 사건은 실무 변호사에게 맡겼다”는 입장을 뉴스타파 측에 밝힌 바 있다.

검찰은 대선 이틀 전인 2022년 3월 7일 뉴스타파의 보도를 그대로 인용해 윤 대통령이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무마했다는 취지로 보도한 MBC 기사(김만배 “윤석열이 그냥 봐줬지… 사건이 없어졌어”)가 제작된 경위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도 6월 허위 인터뷰 조사 과정에서 “조미료를 친 것”이라며 수사팀에 두 차례 “죄송합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세를 부린 것이고 대선 개입 의도는 없었다는 취지다. 하지만 검찰은 김 씨가 신 전 위원장에게 책값 명목으로 1억6500만 원을 건네는 등 대선에 개입할 의도를 갖고 허위 인터뷰를 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또 지난해 대선 직전 부산저축은행 사건과 대장동 수사 자료가 윤 대통령에게 불리한 취지로 발췌돼 JTBC 등에 넘어간 경위와 배후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 민주당 인사나 문재인 정부 당시 검찰 수사팀이 관여했는지 여부를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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