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차세대 성장동력 '커머스'
상반기 매출1.2조, 성장률 45%
쿠팡, 쿠플로 고객 충성도 높여
'쿠플↔쿠팡' 이용자끼리 선순환
커머스 시장···네이버·쿠팡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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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플레이’의 약진에 네이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쿠팡플레이는 최근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중 월간활성이용자수(MAU) 기준 업계 1위 올랐다. 쿠팡플레이의 지난달 MAU는 562.5만명으로 티빙(539.8만명), 웨이브(439.2만명), 왓챠(66.8만명)를 제쳤다.
네이버가 쿠팡플레이의 점유율 상승에 긴장하는 이유는 OTT 때문이 아니다. 네이버는 ‘네이버 나우’라는 OTT를 서비스 중이지만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등과 MAU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시장 점유율이 낮다. OTT 분야에서 만큼은 쿠팡플레이와 네이버의 타깃 시장이 크게 겹치지 않는 셈이다.
오히려 네이버가 긴장하는 분야는 자사의 차세대 성장동력이자 쿠팡의 주력분야인 커머스다. 쿠팡플레이 이용자 수 증가는 자연스레 쿠팡의 충성고객 이용자 수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다. 쿠팡플레이의 MAU가 늘어날 수록 커머스 시장 내 쿠팡의 점유율은 더욱 공고해질 수밖에 없다. 커머스 분야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네이버가 쿠팡을 뛰어넘기 위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네이버 “미래는 커머스다”…1년새 매출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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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쿠팡의 가파른 성장세다. 현재 커머스 시장은 중고거래 등을 제외하고는 해외 진출이 쉽지 않은 말 그대로 ‘제로섬 게임’에 가깝다. 시장조사기관 왓이즈굿즈에 따르면 쿠팡 앱 이용자수는 올 상반기 기준 2944만명이다. 우리 국민 5명 중 3명이 사용중이며, 경제활동 인구를 감안하면 이들 대부분이 쿠팡을 사용 중인 셈이다.
물론 네이버 또한 만만찮은 점유율을 자랑한다. 업계에서는 별도 앱을 출시하지 않아 집계가 어렵긴 하지만, 네이버쇼핑 이용자 수가 쿠팡앱 이용자 수와 비슷할 것이라 보고 있다. 국내 온라인 커머스 사업자 중 4년간 사용자 수 및 결제액이 꾸준히 증가한 곳은 쿠팡과 네이버 두곳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져, 사실상 네이버와 쿠팡이 향후 국내 커머스 시장 왕좌를 놓고 다툼을 벌일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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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고객 많은 쿠팡···쿠플로 '락인효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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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와우멤버십 가입자는 1100만명 수준이며, 쿠팡플레이 이용을 위해 와우 멤버십에 가입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향후 쿠팡플레이 이용자 수가 쿠팡 커머스 이용자로 유입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될 수 있는 셈이다. 쿠팡플레이는 가입자에게 해외축구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중인데다 ‘비공식작전’과 같은 최신 영화를 여타 OTT 대비 빠르게 무료 공개하는 전력이 주효하며 웬만한 국내 OTT 대비 ‘가성비(가격대성능비)’가 높다는 평가까지 받는다. 쿠팡플레이와 같은 일종의 미끼 상품이 시장에서 인기를 끌수록 커머스 시장에서 쿠팡의 지위는 갈수록 공고해질 수밖에 없다.
네이버의 커머스 전략은 물류업체 및 제품생산업체와의 제휴 등을 기반으로해 자체 물류 시스템을 갖춘 쿠팡과 차이를 보인다. 네이버의 커머스 사업은 쿠팡과 달리 시설투자자 부담이 거의 없어, 고정비용이 낮고 수익성이 높은 것은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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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의 네이버 vs 물류통합 쿠팡···커머스 승자는?
무엇보다 네이버의 커머스 경쟁력은 결국 검색 경쟁력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상품 검색 플랫폼으로 진화 중인 쿠팡의 선전은 네이버에게 뼈아프다. 네이버는 최근 생성형AI 서비스를 위한 초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는 등 검색 점유율 반등을 위해 애쓰고 있지만 유튜브, 인스타그램, 구글 등에 검색시장 파이를 조금씩 내주고 있다. 이용자들이 네이버가 아닌 쿠팡 등 여타 플랫폼에서 상품 검색을 늘릴 경우 검색에 기반한 네이버의 커머스 경쟁력은 갈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만년 적자기업이었던 쿠팡이 최근 4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커머스 외에도 OTT 분야 투자 여력이 확대된 점 또한 네이버에게는 좋지 않은 신호다.
양철민 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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