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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률 1% 미만이라 ‘블루오션’… 펫보험 공들이는 손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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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률 1% 미만에 불과한 반려동물보험(펫보험)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손보사들이 앞다퉈 펫보험을 출시한 데 이어 후발주자인 KB손해보험이 파격적인 상품으로 도전장을 내면서다. 2017년만 해도 펫보험을 판매하는 손보사는 3곳이었지만, 이제는 이른바 ‘5대 손보사’가 펫보험을 취급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인 ‘펫보험 시장 활성화 방안’도 곧 발표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펫보험 보유계약은 약 7만2000건으로 가입률은 0.8%에 불과하다. 펫보험 선진국이라 불리는 스웨덴(40%), 영국(25%), 노르웨이(14%) 등과 비교하면 턱 없이 낮다. 보험계약 체결 후 가입자로부터 받은 보험료인 ‘원수보험료’도 287억원으로 전체 손해보험(120조1108억원)의 0.024% 수준이다.

손보사들은 펫보험 가입률이 낮은 상황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가입률을 끌어올려 미래 먹거리로 삼을 수 있는 ‘블루오션’이라는 것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펫보험 가입률이 낮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새로운 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며 “북유럽처럼 반려동물을 자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펫보험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면 가입률이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손보사들은 앞다퉈 펫보험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9월 장기 펫보험 ‘위풍댕댕’을 출시한 데 이어 3개월 뒤 펫 커뮤니티 서비스 ‘오모오모’를 출시했다. 현대해상의 ‘건강한 펫케어 보험’과 한화손보의 ‘세이프투게더 펫투게더’도 꾸준한 관심 대상이다.

특히 시장에선 후발주자인 KB손해보험의 행보가 눈에 띈다. KB손해보험은 지난 6월 업계 최초로 자기부담금을 없앤 ‘KB 금쪽같은 펫보험’을 출시했다. 치료비 보장 비율도 업계 최고인 90%까지 확대했다.

지난 6일에는 펫보험에 ‘부담보 인수’를 적용, 질병이 있는 반려동물도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펫보험에 부담보 인수가 적용된 것은 메리츠화재가 유일했는데, 메리츠화재보다 부담보 인수 가능 질환 범위를 더 넓혀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업계에선 KB손해보험이 이처럼 파격적인 상품을 낸 것은 펫보험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해석한다.

조선비즈

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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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윤석열 정부가 국정과제로 제시한 ‘펫보험 시장 활성화 방안’이 올해 중 발표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앞서 금융 당국은 지난 4월 ‘펫보험 활성화를 위한 정부·업계 협력 강화’ 세미나를 열고 관련 논의를 했다.

당시 세미나에서 보험업계는 금융 당국에 반려동물등록제 개선, 진료항목 표준화, 청구 전산화, 질병코드 최소한도 통일 등을 위한 인프라 개선을 요구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활성화 방안 발표가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활성화 방안은) 세미나에서 언급된 내용이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펫보험 시장은 과거부터 손보사들의 미래 먹거리로 꼽혔다. 반려동물 숫자가 지난해 799만마리로 폭증한 데다 연관 산업 규모도 2015년 1조8994억원에서 2020년 3조3653억원으로 뛰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펫보험과 관련한 통계가 없어 손해율을 측정할 수 없었던 게 시장 활성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또 진료체계가 통일돼 있지 않아 같은 질병이라도 병원마다 진료비가 천차만별인 점도 문제였다. 과잉진료 등을 우려해 보험료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면서 고객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보험업계는 정부의 활성화 방안 등을 통해 이러한 문제가 해결된다면 보험료가 낮아지고 펫보험을 찾는 고객들은 더 늘어날 것이라 점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부 노력으로 진료비용이 합리적으로 표준화되고 투명해진다면 치료비용이 줄어들어 보험료도 절감될 것”이라며 “펫보험이 비싸다는 인식까지 개선되면 충분히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했다.

이학준 기자(hakj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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