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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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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아이폰15, 성능 높이고도 가격 그대로...애플의 이유 있는 파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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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CEO "가장 강력한 스마트폰" 자신
수익성 확대 노린 '급 나누기' 전략 이어가
화웨이 참전 등 중국발 변수에 주가는 하락
한국일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신제품 아이폰15 프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쿠퍼티노=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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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위기에 처한 애플이 12일(현지시간) 1년 실적을 좌우할 아이폰15 시리즈를 공개했다. 이번 시리즈는 ①모든 모델에 'USB-C' 타입 충전 단자가 도입됐고 ②기본 모델의 경우 화면 상단의 노치(움푹 팬 부분) 일명 M자 탈모가 사라졌으며 ③고급형인 프로 모델엔 티타늄 소재가 처음으로 쓰였다. 모두 사전에 알려진 대로였다.

그러나 반전이 있었다. 가격이 100달러가량 오를 것이란 시장의 전망을 깨고 애플은 아이폰15 전 모델의 가격을 동결했다. 높은 환율을 반영해 한국 가격을 크게 인상했던 직전 시리즈와 달리 이번 신제품 시리즈는 한국 출고가 역시 그대로 유지했다. 기본형은 125만 원부터, 기본형보다 화면이 큰 '플러스' 모델은 135만 원부터, 고급형인 '프로' 모델은 155만 원부터 판매한다. 단 최고사양 모델 '프로맥스'만 다른 가격 정책을 택했다. 최저 용량을 128기가바이트(GB)에서 256GB로 높이는 방식으로 사실상 가격 상승 효과를 꾀한 것이다.

이 같은 가격 책정은 애플에 호의적이지 않은 현 시장 환경에 대한 고민의 결과물로 읽힌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치열해지는 프리미엄폰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지키기 위해 가격을 올리지 않기로 결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날 신제품 발표 행사 후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7% 떨어진 채 장을 마감했다. 그만큼 아이폰15 시리즈에 대한 우려가 기대보다 크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프로·프로맥스에 고사양 집중... 또렷해진 '급 나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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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 참석자들이 아이폰15 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 쿠퍼티노=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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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아이폰15 시리즈와 애플워치9 등 신제품을 공개했다. 무대에 선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지금까지 제품 중 가장 강력한 스마트폰"이라고 새 시리즈를 소개했다.

베일을 벗은 신제품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고급형 두 모델의 진화다. 애플은 시리즈 네 개 모델 가운데 고급형에 속하는 프로와 프로맥스에만 고사양과 신기능을 몰아 넣었다. 지난 시리즈에서도 선보였던 이른바 '급 나누기'를 더 노골화한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충전 속도다. 이번 시리즈는 전 모델에 삼성전자 갤럭시 등과 같은 USB-C 타입 충전 단자가 처음으로 들어있는데 단자의 모양은 다 같지만 충전 속도는 프로·프로맥스만 10배 더 빠르다.

프로와 프로맥스에는 시리즈 최초로 몸체에 티타늄 소재가 적용됐다. 우주선에 쓰이는 것과 같은 소재로, 기존 스테인리스 스틸보다 훨씬 견고하지만 무게는 가볍다고 애플은 설명했다. 소재 차별화로 내구성과 휴대성을 높인 셈이다. 반면 기본·플러스 모델에는 원래대로 스테인리스 스틸이 쓰였다.

아울러 프로·프로맥스에는 스마트폰의 두뇌 격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도 최신형 'A17 프로'가 장착됐다. 여기에 소리나 무음 중 양자택일만 할 수 있었던 몸체 옆쪽 버튼의 기능이 다양해진 것도 두 모델만의 특징이다. 원래는 이 버튼으로 소리를 켜거나 끄는 것만 가능했지만 이제는 카메라나 손전등을 켜거나 음성메모, 번역 등 애플리케이션(앱)을 바로 실행할 수도 있다.

기본형과 플러스도 변화는 있다. 노치가 사라졌고, 1,200만밖에 되지 않았던 뒷면 카메라 화소 수도 아이폰14 프로와 같은 4,800만 화소로 높아졌다. AP 역시 아이폰14 프로에 쓰였던 것과 같은 제품(A16 바이오닉)을 장착했다. 전반적으로 진짜 새로운 기능이라 할 만한 것들은 고급형 모델에 집중시키고 기본형의 사양은 직전 시리즈 고급형 수준에 맞춘 셈이다.

'프로맥스' 인기에 고무됐나... 가격 더 올린 애플의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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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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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이 같은 급 나누기를 통해 소비자들로 하여금 이왕이면 비싼 모델을 사도록 유도하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둔화한 만큼 판매량을 늘리는 건 이제 한계가 있다. 따라서 비싼 제품의 판매 비중을 늘려 수익을 많이 남기겠다는 게 애플의 전략이다. 올해 상반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모델이 아이폰14 시리즈 중 제일 비싼 프로맥스였던 것을 감안하면, 이 전략은 실제로 효과를 내고 있다.

신제품 네 개 모델 중 프로맥스의 최저가만 올린 것도 이 때문으로 읽힌다. 제품 사양이 가장 좋기 때문에 가격을 올려도 살 사람은 살 것이란 판단이 깔렸다는 얘기다.

그러나 애플의 기대처럼 아이폰15 프로맥스가 전작만큼 인기를 끌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이폰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 공무원 대상 '아이폰 금지령'이 떨어지고 화웨이 신제품의 인기가 커지는 등 애플을 둘러싼 환경이 심상찮은 탓이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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