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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뜯어보기] ‘적은 유통 물량’이 무기라는 서울보증보험... “대주주는 주식 팔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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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서울 종로구 연지동 서울보증보험 본사. /서울보증보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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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원대 몸값을 내건 공기업 서울보증보험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서울보증보험의 흥행 키워드는 높은 배당 성향, 그리고 ‘적은 유통 물량’이다. 상장주관사 내부에선 LG에너지솔루션도 상장 당시 유통 물량이 매우 적어 주가가 크게 오른 만큼 서울보증보험도 적은 물량 덕을 볼 수 있다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서울보증보험의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지분을 순차적으로 매각하는 방안을 공언한 상황이라 사실상 시한부 투자 매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보증보험이 지난 12일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은 신주 모집 없이 698만2160주 전부를 구주매출로 진행한다. 이는 예금보험공사가 보유 중인 주식 중 10%에 해당하는 양이다. 신주 공모 없이 구주매출로만 기업공개(IPO)를 진행하면 상장을 통해 유입되는 전체 자금이 예보로 가기 때문에 서울보증보험은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 재원으로 사용할 수 없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다.

이번 IPO가 구주매출로만 진행되는 탓에 서울보증보험 측은 적은 유통 물량과 높은 배당 성향, 두 가지 세일즈 포인트를 내세우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의 상장일 유통 물량 비중은 14.07%로 낮은 편에 속한다. 공모 후 지분율이 83.85%인 예보가 지분 전체에 대해 상장일로부터 6개월간 의무보유 기간을 설정한 덕분이다.

그러나 예보가 서울보증보험 상장 후 2~3년에 걸쳐 추가 지분 매각을 예정하고 있어 투자자들로서는 오버행(대량 출회)을 기정사실화한 상태로 공모에 참여해야 한다. 상장주관사 측은 “예금보험공사는 장기적으로 경영권 지분을 매각할 계획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경영권 변동에 대한 위험을 원천적으로 배제할 수 없으며, 경영권 변동 시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1999~2001년 예보를 통해 총 10조2500억원의 공적 자금을 서울보증보험에 투입했고, 현재까지 4조6136억원만 회수한 상황이다. 이에 예보는 나머지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상장 후 추가 지분 매각(최대 33.85%)→경영권 지분 매각(50%+1주) 순으로 매각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서울보증보험의 공모가가 희망가 범위 상단으로 확정돼 3617억원(지분 10%)을 받더라도 추가로 회수해야 하는 공적자금(5조6364억원) 기준으로 보면 6.4%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상장주관사 내부에선 지난해 상장 당시 적은 유통 물량 덕에 주가가 상승한 LG에너지솔루션 사례와 비교하며 서울보증보험 주가 상승에 기대를 걸고 있다. 상장주관사 관계자는 “앞서 LG에너지솔루션도 상장 당시 유통 물량이 적어 주가 흐름이 좋았다”고 언급했다. LG엔솔은 상장 시점 유통 물량이 전체 주식의 8.8%에 불과했고, 그 덕에 유가증권시장 시총 2위로 시작했음에도 공모가 대비 6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락업(보호예수)이 해제되고 코스피200지수 편입으로 공매도까지 가능해지며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바 있다.

예보가 잔여 지분을 매각하면 서울보증보험의 높은 배당성향이 유지된다는 보장도 없다. 공적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예보는 보유 주식을 처분할 수밖에 없고, 예보의 보유 주식이 낮아지면 서울보증보험 입장에서는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해야 할 의무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서울보증보험은 예보의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80%가량의 배당성향을 유지하다가 2016년 50%대로 낮춘 바 있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서울보증보험 상장 초기 유통 물량이 14% 수준이라는 세일즈 포인트는 일종의 착시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며 “비중이 적어 보이는 것이지 절대적인 금액은 크기 때문에 적은 유통 물량이라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종용 기자(deep@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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