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美, 도발시 자멸"→18일 "심각한 충돌 가능성 낮아"…"동북아 안보 극도 심각" 지적은 여전
한국·미국·캐나다 해군, 다자간 연합훈련 실시 |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평소 주변국 비난에 거친 표현을 동원해온 중국 관영지가 최근 진행된 한국과 미국·캐나다의 해상 연합훈련을 두고 "동북아시아 갈등을 조장한다"면서도 "여전히 통제 가능한 정세"라며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의 영문매체 글로벌타임스는 18일 "미 해군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 북부 해안에서 떨어진 황해(서해)에서 대규모 훈련에 참가했다"며 지난 14일 서해상 훈련 소식을 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이 황해에서 10년간 유지해온 로키(low-key) 기조를 변경하고 있다"며 "동북아시아 지역과 동중국해, 대만해협, 남중국해에서 쓸 수 있는 병력을 모두 인도·태평양 전략의 틀 안에서의 중국 봉쇄망으로 통합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매체는 "최근 미국과 동맹국들은 중국 주변 해역에서 상당히 적극적인 상태고, 다수의 합동 군사 연습을 통해 미국은 중국 주변 지역의 긴장을 한층 높이고 있다"며 미국과 일본, 한국은 삼각 동맹을 형성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고, 지역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화를 추동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이런 움직임을 "지옥의 문이 열린 것"이라고 비난한 글로벌타임스는 "현재 단계는 냉전 종료 이후 동북아 안보 상황 극도로 심각한 시기라고 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다만 이 매체는 "부정적 요소들의 끊임없는 동요와 축적에도 불구하고 동북아의 전반적인 상황은 여전히 통제 가능(controllable)하고, 단기간에 심각한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이 항상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중요한 힘이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글로벌타임스의 논조는 앞서 한·미·캐나다 훈련을 겨냥해 지난 7일 쏟아낸 비난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당시 이 매체는 중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국은 역내 평화·안정을 파괴하는 트러블메이커"라거나 "미국의 황해 훈련이 이른바 '중국 억제'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은 우습다", "인민해방군의 살아있는 표적들이 어떻게 중국을 저지하나", "미군은 도발이 결국 자멸을 부를 것이라는 교훈을 역사에서 배워야 한다" 등의 거친 표현을 썼다.
일각에선 이 같은 논조 변화가 중국이 미국과의 전략적 소통을 전격 재개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은 16∼17일(현지시간) 몰타에서 만나 양국 관계의 현안과 우크라이나 전쟁,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긴장, 한반도 문제 등을 논의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여러 라운드의 만남이 있었다"고 설명했고, 양국은 회담 후 발표문에서 "솔직하고 실질적이며 건설적인 대화를 했다"고 평가했다.
양국 외교·안보라인을 이끄는 두 사람이 전격 회동함에 따라 오는 11월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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