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인권진흥원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불법촬영물 피해자들의 사진·영상 삭제 요청 건수가 가장 많은 곳은 성인사이트인데, 국내법을 적용할 수 없는 사이트가 늘어나면서 삭제 완료율은 감소 추세인 것으로 확인됐다.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이하 디성센터)를 운영하는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은 19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디성센터 5주년 기념 토론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2018년 4월 개소한 디성센터는 24시간 상담과 성 착취물 삭제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피해자의 요청을 받아 온라인 사이트 등 플랫폼에 불법촬영물 삭제 요청을 하면 해당 플랫폼이 직접 영상이나 사진을 지운다.

이날 디성센터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디성센터가 수집·관리하는 사이트 총 3만5천91곳 중 성인사이트가 2만2천990곳으로 전체의 85.5%를 차지한다.

여태껏 디성센터가 삭제지원을 한 건수는 성인사이트가 22만7천339건으로 가장 많았고, 소셜미디어(14만3천576건), 검색엔진(13만854건), 커뮤니티(7만5천195건)가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성인사이트의 불법촬영물 삭제 완료율은 79.0%로 주요 플랫폼 중 가장 낮았다.

소셜미디어가 97.2%로 가장 높았고, 검색엔진(96.3%), 커뮤니티(92.2%), 인터넷상에서 개인과 개인이 직접 파일을 공유하는 'P2P'(89.7%) 순이었다.

해외에 서버를 두는 등 국내법을 적용할 수 없는 불법 사이트가 증가하면서, 성인사이트의 연도별 불법 촬영물 삭제 완료율도 2018년 71.7%, 2019년 70.5%, 2020년 49.2%, 2021년 60.2%, 2022년 60.6%로 감소세다.

디성센터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가 가장 희망하는 '완전한 삭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삭제 전문기관으로서 위상을 강화하고, 삭제에 대한 강제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삭제지원 권한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해자 상담지원 현황을 보면 여성이 72.4%로 대부분이었지만, 남성도 27.6%를 차지했다.

여성의 피해유형(중복)을 보면 불법 촬영이 32.9%로 가장 많았고, 비동의 유포(21.9%), 아동·청소년 성착취(15.0%), 유포협박(12.2%)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남성 피해유형(중복)은 몸캠피싱(71.9%)이 가장 많았고, 비동의유포(8.6%), 불법촬영(7.4%), 유포협박(4.3%) 순이다.


2018년 센터 개소 이후 피해자를 지원한 실적은 모두 71만8천639건이었는데, 매년 늘어 2022년 23만4천560건을 기록했다.

센터는 2020년에는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계기로 피해자 신고가 없어도 선제적으로 삭제 지원하는 제도를 도입되며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4만1천685건을 확보했다.

지난해 발생한 제2 n번방 사건(일명 '엘'<L> 사건)에 대해서도 사건 인지 전부터 피해자를 지원하고 있다.

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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