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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아이폰 금지' 의혹 속 "美 정보탈취 맞서 보안의식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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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첩기관, 美테크기업 경계령…아이폰·테슬라 등 겨냥한 듯

연합뉴스

상하이 거리에서 본 애플 로고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 외교부가 '아이폰 금지령'을 정부 차원에서 내리지 않았다고 부인하면서도 미국 정보기관과 테크기업의 외국 정보 유출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중국 방첩기관이 미국 제품이 연관된 '기밀 탈취' 문제를 경고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중국 국가안전부는 20일 중국인들이 일상적으로 쓰는 위챗 메신저 공식 계정에 "미국 정보기관이 인터넷 공격으로 기밀을 탈취하는 주요 비열한 수단을 폭로한다"는 글을 게시했다.

국가안전부는 최근 국가 컴퓨터바이러스 응급처리센터가 지난해 시베이(西北)공업대학이 당한 사이버 공격에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사이버 간첩' 소프트웨어가 활용됐다는 점을 밝혀냈다고 전하면서 "'해커 제국'이 인터넷 패권을 유지하는 수단이 수면에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베이공업대학은 중국의 항공·우주 분야 중점 대학이다. 중국 중앙정부 공업정보화부가 직접 관리하는 학교로, 전투기와 우주선을 비롯해 많은 무기 개발에 참여해 미국의 거래제한명단(entity list)에 올라있다.

지난해 9월 중국 국가 컴퓨터바이러스 응급처리센터는 시베이공업대학이 미국 정보기관발 사이버 공격으로 기밀을 탈취당했다고 발표한 뒤 조사를 이어왔다.

이날 국가안전부는 NSA가 "지난 10여년 간 중국과 러시아 등 세계 45개국을 상대로 사이버 공격·간첩 작전을 수행했고, 통신과 과학 연구, 경제, 에너지, 군사 등 핵심 영역이 목표였다"는 주장을 폈다.

그러면서 NSA 산하 특수접근작전실(TAO)이 연루된 공격 사례 가운데는 작년 시베이공업대학 공격과 2009년 중국 화웨이 본사 서버 침입·감시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국가안전부는 "미국 정부는 '외국정보감시법' 등 법령을 통해 관련 테크기업들의 설비와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에 백도어(비밀 수단)를 설치하도록 강제한다"며 "글로벌 테크기업의 영향력을 이용해 세계 데이터 모니터링과 절취를 실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가안전부는 "현재 사이버 공간은 날이 갈수록 국가안보 수호의 새 전장이 되고 있으며, 사이버안보 없이는 국가안보와 경제·사회의 안정적 운영이 있을 수 없다"면서 "우리는 함께 손을 잡고 안보 의식을 강화하고 방비 능력을 높여 사이버 안보를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13일 공공 부문을 중심으로 '아이폰 금지령'이 내려졌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자 "중국은 애플 등 외국 브랜드 휴대전화의 구매·사용을 금지하는 법률·법규와 정책 문건을 내놓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중국 외교부는 그러면서도 "최근 상당수의 매체에 애플 휴대전화의 보안 관련 사건이 나온 것을 확실하게 봤다"며 "중국에서 운영 중인 모든 휴대전화 기업이 중국의 데이터안전법과 개인정보보호법 등 법률·법규를 엄격히 준수하고, 정보 안전 관리를 강화해 소비자가 휴대전화에 저장한 데이터가 어떤 사람이나 조직에든 탈취되지 않도록 잘 보호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애플과 '보안 문제'를 연결 지음으로써 개별 기관과 기업이 '금지령'을 내렸을 수는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각급 기관과 기업이 '국산품 애용'과 '보안 강화' 기조 속에 아이폰 등 외국산 휴대전화를 못 쓰게 하고 있다는 정황은 속속 확인되고 있다. 최근에는 테슬라 자동차가 다양한 사용자 정보를 자동 저장하는 기능을 문제 삼아 운행을 금지한 중국 기관·기업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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