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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5년간 수조원 들인 통신칩 개발 난항…"아이폰15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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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고 쉽게 과열·회로기판도 커…엔지니어링팀 소통도 안 돼"

연합뉴스

애플 최고경영자 팀 쿡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이 수조 원을 들인 통신 모뎀칩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21일(현지시간) 전해졌다.

애플이 지난 12일 공개한 최신 스마트폰인 아이폰15 시리즈에는 자체 개발 중인 통신용 칩이 빠져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애플은 2018년 팀 쿡 최고경영자(CEO) 지시로 자체 통신용 칩을 개발하기로 하고 수천 명의 엔지니어를 고용했지만, 5년째 별다른 성과가 없다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애플이 올해부터 아이폰에 자체 개발한 통신용 칩을 사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었다.

애플의 자체 통신용 칩 개발은 퀄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생산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서였다.

애플은 퀄컴으로부터 칩을 공급받아 왔으나, 2017년부터 과도한 로열티 요구 문제와 특허 침해 등으로 소송과 맞소송을 벌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2019년 퀄컴에 최소 45억달러(약 6조원)를 지급하고, 6년간 계약을 맺는 조건으로 양측은 합의했다.

애플은 자체 개발 통신용 칩을 아이폰에 탑재할 준비를 해왔으나 몇 가지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사용하지 못했다고 애플 전직 엔지니어 등은 전했다.

작년 말 테스트 결과 칩이 너무 느리고 쉽게 과열되는 데 이어 회로 기판이 아이폰의 반을 차지할 정도로 너무 커서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기술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통신용 칩을 개발 중인 엔지니어링 팀 내에서 상호 소통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이들 소식통은 말했다.

내부에서는 칩을 사지 않고 디자인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인지에 대해 의견이 갈렸고, 각 팀은 글로벌 리더 없이 미국 전역과 해외에 걸쳐 별개의 그룹으로 고립돼 있었다.

애플은 결국 퀄컴으로부터 2026년까지 3년간 아이폰용 통신용 칩을 공급받기로 하고 최근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애플은 2025년 말까지는 아이폰에 사용할 수 있는 자체 칩을 생산하지 못할 것이라고 이 사안에 잘 아는 관계자들은 전했다.

2018년 애플을 떠난 제이딥 라나데 전(前) 무선 담당 이사는 "애플이 세계 최고의 칩을 만든다고 해서 모뎀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다"고 말했다.

다만, 소식통들은 칩 개발이 더 지연될 수 있지만 애플은 결국 칩 개발에 성공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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