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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정치X파일]임기 24일 최단기 한나라당 대표의 강행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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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2006년 김영선 한나라당 대표

박근혜 이회창 홍준표와 같은 당 대표 직함

전방부대, 나눔의집까지 왕성한 당대표 일정

편집자주‘정치X파일’은 한국 정치의 선거 결과와 사건·사고에 기록된 ‘역대급 사연’을 전하는 연재 기획물입니다.

박근혜, 이회창, 홍준표 그리고 김영선.

이들의 공통점은 대한민국 보수정치 역사상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한 것으로 평가 받는 한나라당의 대표(총재) 자리에 오른 경험이 있다는 점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에 올랐거나 대통령 문턱까지 간 인물이 그 명단에 포함돼 있다.

정치인은 자기 정치 인생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랐을 때의 직함으로 불린다. 예를 들어 어떤 정치인이 당 대표를 지냈다면 그는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도 ‘대표님’이라는 칭호를 얻는다. 원내대표를 지낸 인물은 관행상 원내대표님이라는 칭호가 계속 이어진다.

장관도 마찬가지다. 장관 자리에 오른 인물의 호칭은 10년, 20년이 지나도 장관이다. 예를 들어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등 참여정부 시절 장관을 한 인물의 2023년 호칭은 (전)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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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치의 대표적인 책사로 불리는 정치인 윤여준의 직함도 (전)장관이다.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7년에 환경부 장관에 취임한 인물인데 2023년에도 직함은 장관이다. 현직에 있지 않아도 그에 관한 존중의 의미로 장관 또는 대표, 원내대표라는 칭호가 뒤따른다는 얘기다.

보수정당 명맥을 이어온 국민의힘 정치인들에게 한나라당은 빛나는 역사의 기억이다.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최고의 대승으로 인식되는 2006년 지방선거도 한나라당 시절의 기억이다. 한나라당 대표 출신이라는 직함은 국민의힘 정치인들에게는 훈장과도 같다.

박근혜, 이회창, 홍준표 등 대통령선거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렸던 정치 거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정치인. 그는 40대의 나이에 한나라당 대표에 올랐던 정치인 김영선이다. 현재 국민의힘 국회의원이다.

정치인 김영선은 2006년 임기 24일짜리 한나라당 당 대표를 맡게 됐다. 2006년 6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퇴임으로 대표직은 공석이 됐는데, 전당대회 2위를 차지했던 원희룡 당시 최고위원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차순위 득표자인 정치인 김영선이 한나라당 대표직에 올랐다.

2006년 7월11일 열리는 차기 전당대회까지 한시적으로 한나라당 대표를 맡게 됐지만, 법적으로 공식적으로 그리고 정치적으로 엄연한 당 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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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짧은 24일의 당 대표 임기 동안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의문을 가질 수도 있지만, 김영선 당 대표는 왕성한 활동으로 여의도 정가의 시선을 모았다. 김영선 대표는 취임 직후 김영삼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한국전쟁 56주년을 앞둔 시기, 육군 제5사단 전방 GOP 대대를 방문해 장병을 위로했다.

보수 정당의 명맥을 이어온 정당의 대표로서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한 셈이다.

한나라당 대표로서의 공식 활동은 이어졌다.

김영선 대표는 2006년 7월1일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공동거주지역)을 방문해 “정부는 일제 점령기에 우리 민족이 당한 고통에 대한 응분의 보상을 일본에게 당당히 요구해야 하고 일본도 국제사회에서 역할을 하려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이웃나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6년 7월2일에는 전북 고창군 흥덕면 복분자 밭에서 일을 도우며 농정현장 체험에 나섰다. 김영선 대표는 “올 복분자가 과잉 생산돼 판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복분자 생산, 유통 문제에 대해 개선할 점은 당 차원에서 논의하겠다”고 다짐했다.

2006년 7월6일에는 여성과학인들과의 정책간담회에 참석했다. 당시 김영선 대표는 “야당 대표로서 여성 과학기술인들을 반드시 만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여성과학기술인들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때”라고 강조했다.

임기 24일에 불과한 짧은 대표직을 맡게 되면 전당대회 등 꼭 필요한 업무를 준비하는 임시 관리형 대표직에 무게를 둘 수도 있는데, 김영선 대표는 여느 정당 대표 못지않게 바쁘고 다채로운 대표 일정을 수행했다.

정치인 김영선은 1996년 제15대 총선에서 원내 입성에 성공해 2023년 현재까지 현역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는 인물이다. 5선의 국회의원 경력을 쌓았고, 여러 당직 경험도 있지만, 24일간의 한나라당 대표 시절은 그의 정치인생에서 가장 값진 시간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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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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