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꺼풀·손발 붓는다면 신장 질환
단백질·염분 과다섭취 주의해야
입맛 없는데 살찌면 갑상샘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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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몸이 붓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부종이 생긴 경우다. 피부 조직이 부어오르는 건 세포와 세포 사이에 체액이 과도하게 축적됐기 때문이다. 부종은 일상에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다. 대부분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그만큼 증상을 방치하고 넘기는 이들이 많다. 문제는 질환이 숨어 있을 때다. 부종이 의외의 질환을 알리는 몸의 경고 신호일 수 있다. 신체에 나타난 부기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부위별 부종에 숨은 원인 질환과 발생 기전을 살펴본다.
비대해진 턱 침샘염 의심
갑자기 턱밑 부기가 심해지면서 찌릿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침샘염’일 가능성이 크다. 침샘염은 말 그대로 침샘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주로 구강 위생이 불량하거나 면역력 저하, 약물 복용, 탈수 등으로 침 분비량이 줄었을 때 구강 내 세균이 침샘 관을 타고 침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자주 나타나는 침샘염은 ‘급성 세균성 침샘염’이다. 면역력이 약하거나 만성질환을 앓고 난 후 생기는 경우가 많다. 통증과 함께 턱 주위가 붓고 딱딱해지면서 열감이 느껴지는 게 특징이다. 침샘 개구부를 눌렀을 때 농이 나오면 급성 세균성 침샘염을 진단할 수 있다.
침샘염의 기본적인 치료법은 약물치료다. 보통 항생제 복용과 충분한 수분 섭취만으로 증상이 호전된다. 일단 침샘염이 생기면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면서 소식해야 한다. 반복적으로 턱밑 부종이 재발할 땐 식전이나 식후에 침샘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귀밑과 턱밑 침샘을 마사지하면 침 분비가 활성화되면서 침샘 기능 퇴화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냉찜질로 부기를 가라앉히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일반적인 턱관절 통증은 온찜질이 효과적이지만 침샘염에는 온찜질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침샘염을 예방하려면 구강 위생을 철저히 관리하고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침 분비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눈꺼풀·손발 부기 신장 질환 의심
눈꺼풀과 손발이 유독 붓는다면 신장이 보내는 경고일 수 있다. 신장은 우리 몸에서 필터 역할을 담당한다. 혈액 속에 녹아 있는 노폐물을 소변으로 배출하면서 수분과 전해질의 균형을 유지한다. 그런데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몸속 노폐물이 쌓이면서 단백질이 소변과 함께 빠져나온다. 이땐 눈꺼풀 주변과 손발이 부으면서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다. 부종 부위를 엄지손가락으로 누르면 압력 자국이 깊고 오래 남는 게 특징이다. 오목(함요) 부종에 해당하는 경우다. 부기는 안면부부터 시작해 심하면 전신에서 나타날 수 있다.
신장 기능이 망가져 만성 콩팥병으로 진행하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수분과 염분 조절 능력이 급감해 부종은 물론 호흡곤란까지 동반할 수 있다. 부종 치료엔 주로 이뇨제가 쓰인다. 소변으로 나트륨을 내보내 부종을 완화하는 원리다. 하지만 이뇨제를 복용할 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뇨제를 끊으면 몸이 이전보다 더 부어서 복용량을 늘리는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다. 이는 부종 악화와 함께 만성 콩팥병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신장내과 전문의를 통해 부종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한 후 치료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활습관도 중요하다. 우선 염분 섭취는 제한해야 한다. 일상에서 나트륨 섭취를 줄이면 이뇨제를 복용할 때와 맞먹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단백질 섭취도 요주의 대상이다. 단백질을 많이 먹으면 요독증을 일으키면서 신장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퉁퉁 부은 하체 심장·간 질환 의심
심장과 간 질환이 원인일 경우 부종은 주로 하체 쪽에서 나타난다. 특히 심장은 체내에서 펌프 기능을 담당한다. 신체에 필요한 혈액을 온몸에 공급하는 역할이다. 그런데 심부전이 생겨 심장 기능이 나빠지면 부종으로 이어지기 쉽다.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땐 하체를 중심으로 종아리, 발목, 발 주위가 퉁퉁 붓고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가빠진다. 발끝에서 심장으로 혈액이 원활하게 돌지 못하면서 부종을 유발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체중이 급격하게 늘기도 한다. 매일 같은 상황에서 체중을 쟀는데 일주일 사이 2㎏ 이상 체중이 증가했다면 위험 신호다. 한쪽 다리만 부을 때는 혈전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하체 부종은 간 질환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장기간 간세포 손상으로 간이 점점 굳고 흉터가 생기는 간경변을 특히 유의해야 한다. 간에 광범위한 흉터가 생기면 질서정연하던 간의 구조가 뒤틀려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킨다. 이때 간 내부 압력이 증가해 복수가 차거나 부종이 생긴다. 간 질환에 따른 부종은 심장 질환과 마찬가지로 종아리와 발목 등 다리 쪽부터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들 질환을 감별하기 위해선 정확한 검사를 거쳐야 한다. 일차적으로는 혈액검사, 소변검사, 흉부 X선 촬영, 심전도 등 일반적 검사를 진행한다. 검사 결과에 따라 추가로 24시간 소변검사, 복부 초음파, 심장 초음파, 혈청검사 등을 시행할 수도 있다. 심부전을 예방하기 위해선 금연과 절주는 필수다. 음식은 싱겁게 골고루 섭취한다. 매일 30분 이상 자신의 체력에 맞는 운동을 하고, 최대한 스트레스를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전신 부종 갑상샘기능저하증 의심
내분비기관에 이상이 생겨도 부종이 나타날 수 있다. 갑상샘기능저하증이 대표적이다. 갑상샘은 목 앞 중앙에 위치한 내분비기관이다. 신체 대사를 관장하는 갑상샘호르몬과 칼시토닌을 생성하고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갑상샘에서 호르몬이 잘 생성되지 않아 체내 갑상샘호르몬이 부족해지면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가면서 지방이 축적되고 부기를 동반한다. 입맛이 없는데도 전신이 퉁퉁 부으면서 살이 찌는 게 특징이다. 전신 부종과 함께 소화불량, 빈맥 등 여러 신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갑상샘기능저하증이 원인이 돼서 나타나는 부종은 신장·심장·간 질환과 양상이 다르다. 손가락으로 부종 부위를 눌러도 피부가 쑥 들어가지 않는다. 비오목(비함요) 부종에 해당하는 경우다. 치료법은 간단하다. 갑상샘기능저하증은 갑상샘호르몬을 보충해 주면 살과 부기가 빠진다.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생활습관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갑상샘기능저하증일 땐 과다한 요오드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 자칫 갑상샘호르몬 생성이 억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 식단에는 해산물과 젓갈류가 흔해 요오드를 충분히 섭취하고 있다. 건강관리를 위한다면 김·다시마·미역 등 요오드가 많이 함유된 해조류는 적당량 먹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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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이한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 조현 순천향대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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