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난 구경호씨.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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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던 중 불의의 추락 사고로 뇌사상태가 된 28세 청년이 생전 뜻에 따라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26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제주한라병원에서 구경호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심장과 간, 좌우 신장을 기증했다.
구씨는 지난달 7일 공장에서 작업 도중 추락 사고로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다.
제주에서 2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구씨는 늘 밝고 긍정적인 성격이었다고 한다. 자신의 사업체를 꾸리는 것이 꿈이었던 그는 꿈을 이루기 위해 평일에는 건설 현장에서 일하고, 주말에는 어머니의 김밥집을 도우며 착실히 저축을 해왔다.
그가 사고로 의식을 잃은 뒤 구씨의 부모는 아들의 '버킷리스트'에 장기기증이 적혀 있는 것을 발견했고, 아들의 소원을 들어주고자 기증을 결심했다고 기증원은 전했다.
어머니 강현숙씨는 구씨가 "속 한 번 안 썩이고 착하게만 자라온 아들"이었다며 "아들이 떠나고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사실이 너무 슬플 것 같아 기증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강씨는 사랑하는 아들을 향해 "나도 너와 같이 장기를 기증할 것이라고 웃으면서 약속하고 왔다"며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지내"라고 마지막 인사를 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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