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25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로 열린 한미전략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후 급속히 확대된 3자 군사 협력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주한·주일미군 관련 지휘체계 개편을 논의해 볼만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특히 한·일 간 군사 부문의 관여가 늘고 있다면서 지금처럼 유엔군사령부가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하도록 할 지, 아니면 “가칭 (미군)극동사령부 같은 것을 다시 만들 시점인지”에 대해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만약 주한·주일 미군을 통합한 극동사령부가 만들어지면 이를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 예하에 둘 지 아니면 별도로 독립할 지 여부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면서 “(독립 시) 인태사령부는 나머지 지역, 특히 중국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극동사령부는 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이 한국, 일본 주둔 미군 관할을 위해 창설한 기구의 이름으로, 이후 태평양사령부(인태사령부 전신)로 통페합됐다.
브룩스 전 사령관의 이날 언급은 개인적 아이디어 차원에서 나온 것이기는 하나, 최근 한·미·일 3국이 연합훈련 정례화, 위기 시 협의 공약 등을 통해 군사 협력을 대폭 강화하는 흐름을 대하는 미국 일각의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주한·주일 미군 통합 가능성에 대한 논의 자체가 한·일 간 군사 협력 수준을 더욱 끌어올릴 수도 있다. 그는 “한미동맹의 첫번째 임무는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는 것”이라면서도 “한미동맹이 한반도에만 집중하는 것은 이제 적절하지 않다”고도 했다.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이 26일(현지시간)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로 열린 한미전략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김유진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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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미동맹 70주년을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지난 70년 동안 한미동맹은 핵심 안보동맹에서 필수적인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최근 북·러 간 군사 공조 강화 흐름에 대해 “양방향에서 위험한 관계”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한 물자를 필사적으로 구하려 하고, 북한은 미사일 프로그램을 진전시키기 위한 지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러 군사협력은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윤병세 전 외교통상부 장관도 북·러의 군사 밀착, 중·러의 ‘무제한 협력’ 등을 들어 “동북아 지역에서 전혀 새로운 전략적 환경, (북·중·러의) ‘새로운 북부 트라이앵글’이 나타날 조짐”이라며 “가까운 미래에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린다면 역내 긴장을 완화하는 일종의 가드레일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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