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주년 국군의날 기념행사는 이날 오전 서울공항에서 기념식이 열린 뒤 오후에 광화문 일대에서 시가행진까지 이어졌다. 시가행진은 서울 중구 숭례문에서 종로구 광화문까지 펼쳐졌다. 3700여명의 도보부대와장비부대 등이 행진에 참여했다.
26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 시가행진에서 사관생도들이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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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행진이 시작된 오후 4시부터 굵은 비가 내렸지만 시민들은 시가행진을 보며 한 손에는 우산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태극기를 흔들거나 사진을 찍었다. 어떤 시민은 군인을 향해 손을 흔들거나 장갑차 등이 지나갈 때 잘 보려고 까치발을 들기도 했다. 지켜보는 시민들이 환호하자 손을 흔들거나 팔로 하트를 만드는 군인도 있었다.
아이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나왔다는 김모(35)씨는 “탱크나 미사일 같은 무기를 이렇게 가까이에서 처음 보는데 생각보다 커서 신기하고 행진 규모가 크고 볼거리가 다양해 재밌다”며 웃었다. 행진이 시작하기 한 시간 앞서 나온 이모(65)씨는 “어릴 적 1970∼1980년대에 서소문 앞에서 열리는 국군의 날 행사를 꼭 구경했었는데 거의 40년 만에 보러 왔다”며 “대한민국 국력이 얼마나 강해졌는지 과시하면서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행진을 잘 보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열린 26일 오후 군 장병들이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시가 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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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행진에 앞서 행진부대는 오후 1시30분 도보부대와 장비부대로 나뉘어 서울공항에서 숭례문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오후 2시30분쯤 신용산역 인근에서 행진부대를 마주한 시민들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가던 길을 멈춰 서서 사진을 찍고 손을 흔들며 부대를 반겼다. 한차례 행렬이 지나가면 목을 빼놓고 “또 안 오나”라며 다음 행렬이 오길 기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장비에 탑승한 군인들은 시민들의 사진 세례에 함박 웃음을 짓고 함께 손을 흔들어주거나 엄지를 내어보이는 등 포즈를 취했다.
특히 시민들은 평소 접하지 못했던 군사장비를 보곤 감탄을 연발했다. 행진부대를 향해 연신 손을 흔들던 노현정(32)씨는 “탱크를 이렇게 가까이에서 볼 기회가 없었는데 실제로 보니 엄청 빠르고 신기하다”며 웃었다. 조모(70)씨는 장비차량을 하나하나 카메라로 담으며 “10년 전에는 이런 행사를 자주 했는데 오랜 만에 보니까 장비가 (예전보다)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일인 26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시가행진에서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 L-SAM, 고위력 현무 미사일,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타우러스,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천궁 등으로 구성된 3축 체계 장비들이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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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방에 대한 신뢰가 향상됐다는 반응도 있었다. 신용산역 주변 식당에서 밥을 먹고 나왔다가 행렬을 보게 된 김혜정(44)씨는 “장비차량이 신기하기도 하고 우리나라가 국방이 안전하다는 심리를 갖게 됐다”며 “내년에도 행사를 한다면 또 보고싶다”고 전했다. 과거 자신의 군 복무 시절을 떠올리는 이들도 있었다. 김병훈(43)씨는 “일반 시민들 뿐 아니라 군인도 일반 병사는 이런 무기를 못 본다”며 “우리가 가진 무기를 이렇게 보니까 우리 국방이 좋아졌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행사의 목적을 잘 모르겠다는 시민도 있었다. 김모(35)씨는 “가까이에서 보니까 신기하고 흥미롭긴 한데 비 맞는 군인을 보니 ‘누굴 위한 행사지’라는 생각도 들고 ‘이걸 위해 각 부대에서 올라왔나’란 생각도 든다”고 밝혔다. 이모(29)씨는 “이날 뭘 하는지도 몰랐고 차도 못 다니게 길에서 이런 행사를 할 이유도 잘 모르겠다”며 “정부에 우호적인 마음이 들게 만들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열린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군 장병들과 K1A2 전차가 시가 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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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진부대 이동 구간인 차로가 통제되면서 시민들은 교통 이용에 불편을 겪어야 했다. 시가행진을 앞두고 오후 2시부터 숭례문 로터리에서 광화문 일대까지 세종대로 교통이 통제됐다. 서울시청부터 광화문까지 세종대로 차량 통행도 전면 제한됐다.길에 서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뒤늦게 대중교통이 통제됐다는 사실을 깨달은 이들은 거리에 서있는 경찰관을 붙잡고 “그럼 어떻게 가야 하냐”고 하소연했다. 용산우체국 앞 버스정류장에서 10분간 버스를 기다리다가 발길을 돌린 김민주(22)씨는 “도로에 있는 현수막을 보고 오늘 행사가 있는 건 알았는데, 버스는 운행하는 것 같아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토로했다.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횡단보도와 차도 곳곳에 경찰이 배치됐지만 일부 시민들은 적색 보행자 신호에 무리하게 길을 건너려고 하거나 사진을 찍기 위해 차도에 너무 가까이 다가갔다가 부대 차량이 놀라 경적을 울리는 일도 발생했다.
박유빈·조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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