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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1 (목)

    ‘유인촌·신원식·김행’ 장관 후보자들 과거 행적·발언에 멍드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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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유인촌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여 의혹

    독립영화협회 대표의 ‘근심’
    “이념 검열, 반민주주의 행위”

    경향신문

    신원식
    “이완용도 어쩔 수 없었다”

    독립유공자 손자의 ‘분노’
    “식민사관, 조상 욕보이는 것”

    경향신문

    김행
    “필리핀은 강간당해도 출산한다”

    필리핀 이주 여성의 ‘한숨’
    “종교 탓…동의하는 것 아냐”

    장관 후보자들의 과거 행적과 발언이 일제히 논란에 휩싸였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이명박(MB) 정부 당시 진보성향 문화예술인 지원 배제에 관여한 의혹이,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필리핀의 강간출산 용인하는 문화 받아들여야’ 등 발언이 도마에 올랐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이완용도 어쩔 수 없었다” “대한제국이 일제보다 행복했겠나” 등 식민사관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논란을 남들보다 무겁게 받아들이는 이들이 있다. 후보자들의 언행이 겨냥하는 당사자들이다. 27일 시작되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문화예술인, 독립유공자 후손, 필리핀 이주민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고영재 한국독립영화협회 대표는 MB 정부가 추진한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의 피해자다. 당시 정부의 지원을 받던 사업이 모두 감사 대상이 됐고, 일부는 지원이 끊겼다고 한다.

    그는 26일 통화에서 “공모사업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순위가 뒤바뀌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모두가 힘들었던 시기”라고 말했다.

    고 대표는 “당시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에서 정부 반대 집회에 참여했는지 조사하고 다녔다.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문화예술인에게 일종의 경고메시지처럼 다가왔을 것”이라며 “산하 공공기관이 상부의 지시 없이 그런 일을 할 수 있겠나. 당시 장관이었던 유 후보자가 ‘블랙리스트는 없었다’고 하는 건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라고 했다.

    고 대표는 문화예술을 이념에 따라 재단하던 시기로 퇴행할 것을 우려했다. 그는 “문화예술인에게도 각자의 사상이 있고 그건 ‘좌’냐 ‘우’냐의 문제가 아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은 유명한 공화당 지지자인데 그 사람이 만든 영화를 보고 누구도 ‘우파 영화’라고 하지 않는 것과 같다”면서 “이념을 기준으로 작품활동을 방해하는 건 문화민주주의를 20년은 후퇴시키는 행위”라고 했다.

    독립유공자 이재만씨의 손자 이해석씨는 신원식 후보자의 “이완용도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다”는 발언을 두고 “조선총독부에서 할 법한 발언이자 식민사관에 묻혀 사는 사람들의 변명”이라고 했다.

    이씨는 “당시 지식인들 사이에서는 독립투쟁을 할 것이냐, 일제에 협력할 것이냐, 두 가지 길이 있었다. 독립투사들은 죽을 줄 알면서도 옳은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싸우기를 택했다”면서 “당시 나라를 잃은 슬픔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들도 있었다. 장관 후보자라는 사람이 ‘을사오적’을 두둔하는 건 그들 모두를 욕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 정부 들어 뉴라이트의 시각에서 ‘역사 뒤집기’가 이뤄지고 있다고도 했다.

    이씨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일제 잔재인 국방경비대가 국군의 뿌리’라고 말하는 걸 보고 크게 잘못됐다고 느꼈다”며 “정책을 만들고 시행할 국무위원이 역사의식이 없으면 국가의 정체성이 흔들리게 된다”고 했다.

    12년 전 필리핀에서 이주해 가정을 꾸린 신시아씨(36·가명)는 김행 후보자의 ‘필리핀은 강간당해도 출산한다’는 발언을 듣고 “필리핀인 입장에서도, 여성으로서도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김 후보자의 발언이 필리핀에 대한 왜곡된 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했다.

    신시아씨는 “필리핀에서는 천주교의 영향으로 낙태가 금기시됐던 것은 맞다. 강간당한 경우에도 여성들이 어쩔 수 없이 출산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도 “최근에는 필리핀에서도 여성들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그런 제한을 없애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낙태 금지가 법이라 어쩔 수 없이 따르는 것일 뿐, 여성들이 이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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