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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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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노동 서비스에서 대화 상대로’… 자율주행 로봇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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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 이하로 먹을 수 있는 대전 식당 추천해줄래?” “돈가스와 소바전문점이 근처에 있습니다.”

친구와의 대화가 아니다. 챗 GPT도 아니다. 앞에 있는 대화형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로봇에게 물었다. 로봇은 만원 이하의 메뉴가 있는 식당을 줄줄이 읊은 데 이어 진행 중인 할인 이벤트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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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 트위니 전략기획실장이 지난 9월 27일 트위니 대전 본사에서 대화형 AI 자율주행 로봇을 시연하고 있다. 트위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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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대전 유성구 장동 트위니 본사. 건물에 들어서자 트위니가 개발한 대화형 AI 자율주행 로봇이 마중 나와있다. 로봇에게 ‘스포츠 매장으로 안내해달라’고 하니, 건물 3층으로 이동했다. 이곳에 마련된 시연장 안엔 스포츠의류를 입은 마네킹이 있었다. 로봇은 마네킹 앞까지 안내했다.

이어 아쿠아리움으로 안내해달라고 하자, 고래상어 그림이 위치한 곳으로 원활히 찾아갔다. 로봇이 네비게이터가 돼 사용자가 원하는 목적지까지 직접 동행하는 것이다.

이날 기자가 체험해 본 자율주행 로봇은 대화형 AI를 접목한 로봇이다. 기존 단순 노동 서비스를 제공하던 자율주행 로봇은 사용자와의 소통 기능이 추가되면서 한 단계 진화했다.

김혁 트위니 전략기획실장은 “대화형AI 자율주행 로봇은 자율주행 기술과 거대언어모델(LLM) 기술의 결합을 통해 사람처럼 사고하고 움직이는 자율주행 로봇”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트위니가 개발한 자율주행 로봇 ‘나르고’와 다른 점은 바로 LLM 기술을 접목했다는 점이다.

김혁 실장은 “대화형AI 자율주행 로봇은 구체적으로 응답하고 능동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기존 방식에 대비되는 강점”이라며 “물품 이송을 위한 주행과 같은 기본 업무 뿐 아니라 시설 정보 및 안내 등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에 대한 고차원적인 추론 능력이 필요한 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어 “자율주행 로봇의 효용성을 더 강화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로봇은 기존 키오스크 안내기능과도 차이가 있다.

고객이 매장 위치를 직접 찾아가 키오스크로 주문해야 하는 것과 달리, 로봇은 목적지까지 안내하고 부가 정보까지 제공한다. 인포데스크 직원에게 안내받는 정보 습득 방식 역시 식당관 전체 안내 혹은 개인적 견해 기반하고 있다는 데에서 로봇과 출발점이 다르다는 게 트위니 측의 설명이다.

김 실장은 “로봇은 기존 키오스크나, 직원들에 비해 다양한 정보 소스를 활용해 구체적인 추천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기자가 물어보는 비정형적인 질문에도 유연하게 대응했다.

다만 현재는 실증화를 위한 초기 단계인 만큼 사업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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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실장은 “LLM 기술을 가진 플랫폼 기업들에서도 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있고, 자율주행 기술과 만날 때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사업화 가능성에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했다.

로봇은 오는 11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리는 ‘2023로보월드’에서 대중에 첫 선을 보인다.

김 실장은 “앞으로 자율주행 로봇이 공장과 물류센터 뿐 아니라 백화점, 실버타운과 같은 공간에서 더욱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자율주행로봇 전문기업인 트위니는 2015년 천홍석·천영석 쌍둥이 형제 대표이사가 설립했다. QR코드, 비콘과 같은 별도 인프라 구축 없이 넓고 복잡한 환경에서 목적지까지 원활하게 찾아갈 수 있는 물류 이송 자율주행 로봇과 대상추종 로봇 등 다수의 물류 이송 로봇을 개발했다. 공장과 병원, 대학도서관 등 다양한 공간에 공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나르고 오더피킹을 출시, 물류센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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