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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이슈 코로나19 백신 개발

mRNA 코로나백신 개발자,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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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을 종식시킨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자에게 돌아갔다. 2020년 mRNA 백신이 상용화된 지 3년 만이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노벨위원회는 2일(현지 시간) 2023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커리코 커털린 바이온텍 수석 부사장과 드루 와이스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상 수상의 결정적 계기는 코로나19의 유행과 mRNA 백신 상용화였지만, 두 수상자의 주요 업적은 이보다 훨씬 앞선 2008년 연구다. 두 수상자는 2008년 mRNA를 구성하는 염기를 일부 변형하면 mRNA 백신의 한계점으로 여겨졌던 체내 염증 발현을 잠재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멀레큘러 세러피’에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현대 인류 건강에 대한 가장 큰 위협 중 하나가 닥친 시기에 전례 없는 백신 개발 속도를 보여 코로나19 팬데믹을 종결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커리코 수석 부사장과 와이스먼 교수는 지난해 보다 10% 증액된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3억6000만 원)를 나눠 갖게 된다.

mRNA백신 18년 연구 성공 “코로나 팬데믹 종결 기여”

팬데믹 시작되자 재빨리 백신 내놔
“꾸준한 투자와 노력으로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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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밸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드루 와이스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왼쪽)와 커리코 커털린 바이온텍 수석 부사장(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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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수상자의 노벨상 수상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두 과학자는 2021년에는 ‘2022년 브레이크스루 상’ 생명과학 수상자로 선정됐으며, 지난해에는 노벨상의 등용문으로 불리는 래스커상을 수상했다. 래스커상은 미국 자선사업가가 설립한 앨버트앤드메리래스커 재단에서 생리의학계 연구를 장려하기 위해 1945년 만든 상이다.

●아이디어에 그칠 뻔한 mRNA 백신, 사람에게 투여 가능하게 해

한희철 고대 의대 교수는 “새로운 질병이 나타나면 우리는 무기가 없다”며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세계적으로 많은 사망자를 막아냈고, 이 연구 업적이 워낙 임팩트가 크다 보니 이전부터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거론이 돼 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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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NA 백신은 그동안 백신 개발에 사용되던 단백질 기반의 백신과는 전혀 다른 원리로 작동한다. 단백질 백신은 세포 배양을 통해 DNA에서 단백질을 생산하고 정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에 특화된 공정을 구축하고 생산하는 데 적어도 수년의 시간이 걸린다.

반면 mRNA 백신은 원하는 단백질의 정보를 담은 염기 서열 정보만 있으면 이런 과정 없이 시험관에서 합성이 가능하다. 그만큼 백신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이 줄어든다.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바이러스의 유전자 정보 발굴 후 100일 이내에 백신 완제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mRNA 백신의 강점은 이미 1980년대부터 잘 알려져 있었다. 1980년대 세포 배양 없이 시험관에서 mRNA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등장하면서, 전통 백신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백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가 제안됐다. 하지만 시험관에서 만들어진 mRNA는 쉽게 부서지고 체내에서 심각한 염증 반응을 일으켰다. 이런 이유로 2000년대 중반까지 mRNA 백신 및 RNA 치료제는 학계의 외면을 받아왔다.

두 수상자의 2008년 연구는 mRNA 백신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보여줬다. mRNA를 구성하는 아데닌(A), 유리딘(U), 구아닌(G), 시토신(C) 등 네 개의 염기 중 유리딘을 변형하면 문제가 됐던 염증 반응을 줄이고, 원하는 단백질의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단순히 아이디어에 그칠 뻔 했던 mRNA 백신을 사람에게 투여할 수 있게 된 결정적 연구였다.

모더나 창립자인 로버트 랭거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연구실에서 박사후연구원을 지낸 이혁진 이화여대 약대 교수는 “이 연구로 첨단 바이오 의약품인 RNA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연구비 없어 대학 전전하고 교수 타이틀 뺏기기까지

두 수상자가 노벨상을 받기까지는 많은 험난한 여정이 있었다. 커리코 수석부사장은 1990년 펜실베이니아대에서 mRNA 기반의 유전자 치료제 연구를 시작했지만, 유의미한 연구 결과를 내놓지 못해 연구비 지원이 끊기고 교수 타이틀을 뺏기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커리코 수석부사장은 여러 대학을 전전하면서도 mRNA 연구를 놓지 않았고 결국 와이스먼 교수와 함께 노벨상 수상에 이르는 업적을 냈다. 한 교수는 “이런 업적을 낳는 연구들은 한때 유행하는 팬시(fancy)한 연구들이 아니다”라며 “꾸준한 투자와 노력으로 이뤄낸 성과”라고 했다.

커리코 수석부사장이 여성 과학자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2020년 유전자 가위 ‘크리스퍼’를 개발해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독일 막스플랑크 감염생물학연구소 교수와 제니퍼 다우드나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교수 등 최근 여성 과학자의 활약이 늘고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여성 수상자는 4% 수준이다. 지금까지 총 640명의 수상자 중 여성 수상자는 25명에 그친다.

노벨위원회는 2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물리학상(3일), 화학상(4일), 문학상(5일), 평화상(6일), 경제학상(9일) 수상자를 차례대로 공개할 예정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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