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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인앱결제 꼼수로 韓 소비자 부담 높이더니…구글‧애플, 과징금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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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구글 475억원 애플 205억원 규모 과징금 검토

디지털데일리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전세계 앱마켓 시장을 장악한 구글(구글플레이)과 애플(앱스토어)이 한국 법망을 우회해 꼼수를 쓰다 과징금 철퇴를 맞게 됐다.

한국은 앱마켓 사업자가 인앱결제(앱 내 결제)를 강제하지 않고 이용자가 결제수단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했다. 구글과 애플은 제3자 결제를 채택해 법을 준수하는 것처럼 행동했지만, 결국은 인앱결제를 쓰지 않으면 앱 개발사가 더 많은 비용 부담을 느끼도록 만들었다. 이는 소비자 가격 증가로 이어졌다.

이처럼 앱마켓 사업자의 특정 결제방식 강제와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지난해 8월16일부터 사실조사에 돌입했다. 약 1년2개월만에 조사를 끝낸 방통위는 시정조치안을 통보하고 구글과 애플에 680억원규모 과징금 부과를 추진하기로 했다.

◆똑같이 잘못했는데…구글과 애플, 과징금 규모 왜 다를까?=6일 방통위에 따르면 예상 과징금 규모는 구글 475억원, 애플 205억원이다.

양사는 이른바 인앱결제강제방지법인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를 위반했다. 우선, 구글과 애플이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특정한 결제방식을 강제한 행위와 앱 심사를 부당하게 지연한 행위가 문제로 지목됐다. 애플은 국내 앱 개발사에게만 차별적으로 수수료를 부과하기도 했다.

구글과 애플 모두 법 위반 행위는 비슷하지만, 예상 과징금 액수는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매출액 때문이다.

방통위는 위법성을 판단 후 관련 매출액의 3%, 전체 매출액의 1~2%를 과징금으로 부과하고 있다. 이번 사안에서 애플보다 구글이 매출액이 더 크기 때문에, 구글 과징금 액수가 애플보다 2배 이상 많게 책정됐다.

다만, 해당 과징금 규모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방통위는 시정조치안에 대해 사업자 의견청취 절차를 거친다. 구글과 애플 모두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인 만큼, 협의에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에 따르면 한 달가량(30일)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다. 이후 방통위 전체회의를 열고 심의 및 의결 등을 거쳐 최종 과징금 액수과 제재 수위를 결정하게 된다.

◆앱마켓 갑질 어땠길래? 카톡 업데이트 금지까지 당했다=그렇다면, 구글과 애플은 앱마켓 시장에서 어떻게 결제방식을 강제하고 어떠한 불공정행위를 보여줬을까.

대표적인 사례는 카카오톡 업데이트 거부 사태다.

인앱결제강제방지법 시행 후 구글은 기존에 허용됐던 아웃링크를 통한 웹결제 방식을 금지하고 앱 내 웹결제 안내까지 막았다. 이를 어길 경우 앱마켓에서 퇴출될 것이라 경고하기도 했다. 인앱결제와 앱 내 웹뷰를 통한 제3자결제 경우 각각 최대 30%, 26% 수수료를 구글에 내야 한다. 하지만, 웹결제는 구글에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이용자 가격이 낮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인앱결제 정책으로 국내 콘텐츠 이용료를 오를 수밖에 없게 됐다. 카카오톡 이모티콘 구독 서비스 가격도 4900원에서 5700원으로 인상됐다. 하지만, 웹결제의 경우 기존 가격으로 유지됐다. 이를 카카오에서 안내하자 구글은 카카오톡 앱 업데이트를 금지했고, 결국 카카오는 웹결제 아웃링크를 삭제했다.

구글과 애플에 불이익을 받을까 앱 개발사들이 신고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는 실질적인 피해사례로 꼽혔고 사실조사로 전환할 수 있게 된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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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가 비싸졌다” 갑자기 가격 부담 커진 콘텐츠

카카오톡뿐 아니라 음원, 게임, 콘텐츠 등 앱마켓에 입점한 상당수 앱들도 소비자를 웹결제로 유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구글과 애플은 결제수단을 다양하게 하겠다며 제3자결제를 열었지만 높은 수수료를 요구했다.

기존에 인앱결제를 이용하던 곳들은 제3자결제를 사용할 이유가 없었다. 제3자결제는 외부결제를 허용하는 제도지만, 인앱결제 관련 앱마켓 혜택을 받을 수도 없고 수수료만 최대 26%에 이른다. 여기에 외부전자결제대행업체(PG), 카드사 수수료, 결제시스템 구축 비용 등을 고려하면 인앱결제 30% 수수료보다 더 비싸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반면 음원, 웹툰 등 인앱결제를 사용하지 않고 웹결제로 연결되는 곳들은 기존엔 구글에 수수료를 내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구글이 아웃링크를 통한 웹결제를 막자, 구글에 내야 하는 수수료만큼 이용자 가격을 높여야 했다. 기존 가격 그대로 이용하려면, PC 웹결제를 이용해야 한다. 사용자 불편은 커졌다. 특히, 국내 음원 앱 경우 유튜브 뮤직과 경쟁구도에 있다. 결국,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 뮤직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애플은 국내 앱 개발사에게 부가가치세 10%를 포함해 앱마켓 수수료를 30%를 부과했고, 해외 앱 개발사에겐 부가가치세를 제외하고 수수료를 부과한 점도 논란이 됐다.

◆국감 앞둔 가운데 칼 꺼낸 방통위, “국내외 차별 없이 엄정한 법 집행”

방통위는 구글과 애플의 제재를 예고하며 “구글, 애플과 같은 거대 플랫폼 사업자가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한 행위를 엄중 제재함으로써 앱 마켓 시장의 건전한 환경을 조성할 뿐 아니라 공정하고 개방적인 모바일 생태계 마련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앱마켓 사업자가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행위 등은 연관된 모바일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건강한 앱 생태계를 조성하고 이용자의 실질적인 선택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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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번 방통위 발표는 이례적이다. 통상적으로, 조사가 끝나면 전체회의에 안건을 상정해 방통위원장과 방통위원들이 논의를 거쳐 최종 제재 수위를 확정한다. 이 결과를 보도자료 등을 통해 발표하는 것이 보통의 절차다. 그런데, 이번엔 전체회의가 열리기도 전에 구글과 애플을 제재하겠다며 과징금 추정 액수까지 기재해 선제적으로 밝혔다.

관련해 조주연 방통위 이용자정책국 통신시장조사과장은 “조사가 끝난 데다 관심이 높은 사안이기 때문에 궁금증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미리 정보를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10일 열리는 방통위 국정감사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 때 인앱결제를 비롯해 구글과 애플의 불공정행위에 도마 위에 올랐는데, 증인으로 참석한 구글코리아 대표는 “한국에서 구글플레이(구글 앱마켓) 사업을 하지 않아서 알 수 없다”고 일관해 여야 의원들 모두 분통을 터뜨렸다. 올해 국정감사에선 이에 대한 후속 대책을 점검하는 질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방통위는 향후에도 플랫폼 사업자가 우월적 지위를 유지‧강화하기 위해 법을 위반한다면, 국내외 사업자 간 차별 없이 법을 집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미국과의 통상문제 가능성에 대해 방통위 측은 “미국 사업자를 규제하려고 만든 법이 아니면, 국내 사업자가 동일하게 규제하고 있다”며 “위반사항이 있다면 처벌한다. 특별하게 미국 사업자를 차별하는 요소가 없다”고 부연했다.

한편, 사실조사 대상에 포함됐던 원스토어는 ‘법상 거래상 지위 남용의 대상’에 해당되지 않아 제외됐다. 조 과장은 “원스토어는 (구글과 애플과 비교해) 시장점유율이 적고 별도 운영체제(OS)도 없다”며 “(사례 등도)의미 있는 위반이라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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