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고금리에도 줄지 않는 빚… 올들어 자영업 대출잔액 5조 증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100조 늘어
경기 침체에 담보 가치마저 하락
대출금리 1년새 1%p 넘게 올라
연체율 상승 이어져 부실 경고등


파이낸셜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개인사업자가 은행권에서 지난 2019년 말부터 올해 8월까지 100조원을 더 빌리는 동안 정상기업의 대출액은 오히려 17조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지속된 경기침체에 자금 수요는 여전해 부실 대출액이 빠르게 늘어난 반면, 정상기업의 신규 투자 대신 빚갚기에 나선 것이다. 연체율이 급증하고 여러 곳에서 돈을 빌리는 다중채무자의 수도 늘어나면서 향후 부실 우려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사업자 대출 100조원↑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소상공인이 주로 이용하는 6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의 지난 8월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은 지난해 말(381조원)보다 5조원 증가한 386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9년 말과 비교하면 3년 8개월간 99조4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문제는 대출금리는 지속해서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6대 은행이 직전 3개월(6~8월) 취급한 개인사업자 물적담보대출 평균금리는 연 5.37~5.46%로 1년 전 같은 시기의 평균 금리(연 4.09~4.34%)보다 1%p 이상 올랐다. 특히 연 5% 이상 고금리 대출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연 14.67%에서 78.97%로 급등했다.

신용대출 금리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6대 은행의 최근 3개월 평균 금리는 연 5.17~6.03%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신용대출 평균 금리(연 3.59~5.09%)보다 하단과 상단이 각각 1.58%p, 0.94%p 상승한 수치다. 연 6% 이상 고금리 신용대출의 취급 비중도 15.7%에서 77.9%로 급등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담보 가치가 떨어지고 경기 침체 지속으로 자영업자의 신용도가 낮아지면서 대출금리가 높아졌다"며 "높아진 금리에도 인건비 등 고정비 수요 때문에 자금 수요는 더 높아진 상태라 향후 자영업자 대출액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연체율 뛰고 다중채무자 늘고

반면, 개인사업자 전체 대출규모는 늘어나는 가운데 정상기업의 대출 규모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6대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중 정상기업 대출액은 지난 8월말 108조6000억원으로 지난 2019년 말(125조6000억원)보다 17조원 줄었다. 같은 기간 전체 대출에서 정상기업이 차지하는 비율도 43.82%에서 28.13%로 감소했다. 이때 정상기업은 개인사업자 중 3년 간 벌어들인 영업이익보다 이자비용이 많거나 재무제표 미제출·신설법인인 곳을 제외해 산출됐다. 신규 투자보다는 빚 갚기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정상기업의 대출을 갚고 있지만 자영업자들은 오히려 빚을 갚지 못해 연체하는 경우가 늘었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권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지난 7월 기준 0.45%로 2016년 11월(0.46%)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용보증기금이 마련한 '소상공인 위탁보증' 부실률도 지난 6월 9.2%까지 뛰었다.

고금리 상황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하면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뛰었다. 이에 국내 은행채가 상방압력을 받고 국내 물가도 안정화되지 않은 상태라 대출금리는 당분간 높은 수준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