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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난민 문제로 伊총리에 욕설한 '고모라' 작가, 1심 벌금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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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법원, 검찰 구형보다 훨씬 작은 1만 유로 벌금 선고

연합뉴스

멜로니 총리(왼쪽)와 반마피아 작가 사비아노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지중해 난민 이슈를 다룬 TV 토크쇼에서 조르자 멜로니 현 이탈리아 총리에게 욕설한 작가 로베르토 사비아노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로마 법원은 12일(현지시간)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사비아노의 1심 공판에서 1천 유로(약 142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고 안사(ANSA) 통신이 보도했다.

명예훼손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대 3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지만 검찰은 벌금 10만 유로(약 1억4천200만원)를 구형했다. 멜로니 총리 측은 5만 유로(약 7천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사비아노의 변호인인 안토니오 노빌레는 "집행유예의 일부이기 때문에 벌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며 "유죄 판결에 대해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이탈리아에서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를 시험하는 사례로 국제적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사건은 2020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유럽으로 향하는 아프리카 난민을 실은 보트가 지중해에서 전복돼 수십 명이 익사하는 사고가 났다. 사망자 중에는 생후 6개월 된 기니 출신 갓난아기가 포함돼 큰 사회적 이슈가 됐다.

같은 해 12월 이탈리아 TV 정치 토크쇼 '피아자풀리타'는 이 이슈를 놓고 두 극우 지도자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들(FdI) 대표, 마테오 살비니 동맹(Lega) 대표, 사비아노 등을 초대해 대담을 벌였다.

자료 영상으로 갓난아기를 잃은 어머니가 절규하는 장면이 나간 뒤 흥분한 사비아노는 "나는 단지 멜로니, 그리고 살비니에게 말하고 싶다. 이 나쁜 놈들아(bastardi),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고 말했다.

당시 멜로니와 살비니는 강경 난민 정책을 주장해 대중적인 지지를 받았다. 멜로니는 2019년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들어오려는 난민들을 구조하는 국제구호단체 난민 구조선들을 침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해 내무장관이었던 살비니는 국제구호단체 난민 구조선의 입항을 막아 국제적인 비난을 샀다.

토크쇼가 끝난 뒤 멜로니는 사비아노에 대한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고, 그로부터 약 3년 만에 1심 판결이 나온 것이다.

많은 작가 단체와 언론 단체에서 멜로니에게 소송을 취하할 것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지만, 멜로니는 총리가 된 이후에도 법적 단죄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았다.

사비아노는 이탈리아 나폴리의 마피아 조직 카모라의 실상을 고발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소설 '고모라'의 작가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이 책을 원작으로 2008년 제작된 영화 '고모라'는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차지했다.

사비아노는 '고모라' 출간 이후 마피아 조직의 살해 위협에 시달리며 경찰의 24시간 보호 아래 생활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국경없는기자회(RSF)가 발표한 '2023 세계 언론자유 지수'에서 전 세계 180개 국가 중 41위를 기록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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