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노년땐 골밀도, 청년땐 '이것' 조심하라...'백년 척추'의 모든 것 [건강한 가족]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척추 건강 지키기





2030은 스마트폰에 목·허리 디스크

나이 들면 퇴행성 척추전위증 많아

평소 자세 바르게 하고 걷기 운동을

척추 질환은 현대인의 고질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12~2021년 척추 질환자를 분석한 결과, 전체 인구의 5명 중 1명이

척추 질환으로 진료를 받았다. 평균 진단 연령은 2012년 41.8세에서 2021년 36.9세로 낮아졌고, 평균 수술 연령은 2012년 55.1세에서 2021년 60.5세로 높아졌다.

인생 전반에 걸쳐 척추 건강에 신경 쓰지 않으면 지속적인 통증으로 일상에 큰 불편을 겪는다. 세계 척추의 날(10월 16일)을 맞아 100세까지 척추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신경 써야 할 질환 포인트를 짚어봤다.

중앙일보




청소년기 척추측만증



33개의 뼈로 구성된 척추는 몸을 지탱하고 평형성을 유지한다. 뒤에서 보면 반듯하고 옆에서 보면 S자형으로 약간 굽었다. 청소년기에 가장 주의할 질환은 척추측만증이다. 척추뼈가 3차원적으로 10도 이상 좌우 S자로 휘는 병이다. 전체 환자의 80~85%가 청소년기에 원인 없이 우연히 발생한다.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이정희 교수는 “최근 스마트 기기의 활용과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졌다”며 “자연스럽게 잘못된 자세를 하고 척추 움직임을 최소화해 척추 변형을 가속화한다”고 지적했다.

척추측만증은 남아보단 여아에게서 흔하다. 특히 ▶바로 서 있을 때 어깨가 한쪽으로 기울거나 양쪽 어깨 높이가 다를 경우 ▶똑바로 섰을 때 골반 높이가 다른 경우 ▶치마·바지를 입었을 때 한쪽으로 돌아가는 경우 ▶신발이 한쪽으로 틀어지거나 한쪽 바닥만 더 많이 닳는 경우 ▶바로 누웠을 때 발끝 위치가 다른 경우 ▶양쪽 가슴의 크기 혹은 높이가 다른 경우 ▶날개뼈의 한쪽이 더 튀어나와 있거나 갈비뼈가 비대칭인 경우 ▶양발을 붙이고 허리를 앞으로 숙였을 때 등이 기울어져 보이는 경우 방치하지 말고 병원에 가야 한다.

척추 만곡이 20도 미만이라면 특별한 치료 없이 4개월~1년 간격으로 X선 검사로 경과 관찰을 한다. 이때 각도가 급격히 증가하거나 20도 이상으로 증가할 경우 보조기를 착용한다. 보조기 사용으로 만곡 각도를 줄이거나 진행을 늦추고 자세 교정과 운동 기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40~50도 이상 휘어졌다면 심폐 기능 저하, 통증과 같은 합병증 위험으로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2030 목·허리 디스크



최근 젊은 층에서도 척추 질환을 앓는 이들이 늘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최두용 교수는 “스마트폰, 태블릿PC의 과도한 사용과 잘못된 생활습관, 장시간 앉아 있는 환경, 늘어나는 스트레스, 운동 부족 등 다양한 원인으로 최근 20~30대 젊은 척추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것이 추간판탈출증(디스크)이다. 추간판의 가장자리엔 질긴 섬유륜이, 가운데엔 연한 젤리와 같은 수핵이 있다. 퇴행하거나 외상을 입으면 섬유륜이 손상되고 수핵이 섬유륜 틈새로 빠져나와 인접한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한다. 허리 통증은 기본이고 신경을 따라 경추는 팔과 손, 요추는 다리와 발까지 방사통이 나타날 수 있다. 청년기엔 허리·등뼈의 요추부 염좌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흔하다. 주로 외상을 입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었을 때, 허리에 큰 충격이 가해졌을 때 발생한다. 요추부 염좌는 추간판의 퇴행성 변성을 촉진해 디스크로 악화하기 쉽다.

신경 증상이 심하지 않은 디스크는 대부분 증상이 저절로 호전된다. 아니면 약물·물리 치료, 운동요법과 같은 보존적 치료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이런 치료로 만족스러운 효과를 얻지 못하거나 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고통이 심하다면 경막외 주사, 신경근차단술 등 주사요법을 시도한다. 수술은 보존적 치료나 주사요법에도 통증이 호전되지 않거나 사지 근력이 약해졌을 때 고려한다.



4050 척추전위증



나이가 들면 외상 또는 퇴행성 변화로 상하 척추 연결 부위가 약해지는 현상을 겪는다. 이땐 인접한 척추체의 정렬이 어긋나면서 하나의 척추체가 인접 척추체보다 앞 또는 뒤로 밀리는 척추전위증이 나타날 수 있다. 뼈의 강도가 약해지거나 인대·디스크·근육의 약화로 척추를 고정하는 능력이 떨어진 사람이 특히 문제다.

척추전위증은 척추의 어느 부위에서나 발생할 수 있지만 요추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척추뼈가 앞으로 빠진 정도가 심한 사람은 허리의 특정 부위가 툭 튀어나온 것처럼 층이 느껴질 수 있다. 복부 중앙 부분이 돌출되고 엉덩이가 뒤로 빠지면서 보행 시 뒤뚱뒤뚱 걷는 듯한 걸음걸이 변화도 나타날 수 있다. 척추전위증이 발생하면 보통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을 호소한다. 앉아 있을 땐 증상이 없다가 걷기 시작하면 신경이 눌리면서 통증을 느낀다. 심하면 엉덩이나 하지에 마비를 일으키기도 한다.

증상이 경미하다면 침상에서 쉬면서 허리를 안정시키고 통증을 덜어줄 수 있는 진통제를 복용한다. 물리·주사 치료도 도움된다. 통증이 호전되면 허리 근육을 튼튼하게 하는 운동을 병행한다. 보존적 치료에도 반응이 없거나 어긋난 정도가 악화할 땐 수술을 고려한다. 수술로 척추뼈를 하나로 융합해 밀려나지 않도록 함으로써 신경이 눌리지 않게 된다.

노년기 척추압박골절

건강한 척추뼈는 강한 충격에도 쉽게 부러지지 않는다. 그러나 노화로 뼈가 약해지면 가벼운 외부 충격에도 취약해진다. 특히 요추 골절은 고령층에서 빈번한 척추 질환이다. 단순히 뼈가 부러지거나 금이 간 상태가 아니라 간격을 유지하면서 있어야 할 뼈가 외부 충격으로 납작하게 찌그러지는 척추압박골절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골밀도가 낮아 골다공증에 취약한 고령자와 폐경기 여성이 요주의 대상이다.

문제는 척추압박골절이 통증과 척추 변형을 유발해 장애와 사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는 점이다. 더욱이 골다공증성 척추압박골절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는다. 척추뼈에 연쇄적으로 일어난다. 척추체 앞쪽 높이가 계속 감소해 등과 허리가 구부러지는 척추후만증을 유발함에 따라 보행이 힘들어지고 전반적인 신체 기능을 떨어뜨린다. 최 교수는 “골다공증성 척추압박골절은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척추·고관절·손목 등 다양한 부위에 골절이 발생해 수술하거나 수술 합병증으로 고생할 수 있다”며 “평생 관리하고 치료하는 질병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급성 골절이라면 보존적 치료를 2~3주가량 한 다음 골다공증약과 칼슘, 비타민D를 활용한 약물치료를 시작한다. 통증이 줄면 허리 보조기를 착용한 채 보행 연습에 나선다. 이런 치료에도 통증이 심하거나 척추체 높이 자체가 감소하기 시작했다면 국소마취 상태에서 주사로 의료용 골 시멘트를 주입하는 척추체 성형술을 시도할 수 있다.

■ 일상에서 지켜야 할 척추 관리법

1. 자세 교정

바른 자세로만 앉아도 척추·관절에 가해지는 압력을 최대 30%가량 줄일 수 있다. 엉덩이가 등받이에 밀착되도록 의자 깊숙이 앉고 허리를 반듯하게 펴며 구부린 무릎 각도를 90도로 유지한다. 디스크의 압력이 올라가지 않도록 30분 단위로 끊어앉는다. 쪼그려 앉기나 양반다리 자세를 피한다. 앉을 때 다리 꼬는 습관은 허리 건강의 최대 적이다.

2. 운동 실천

평소 몸을 자주 움직이도록 한다. 기본적으로 척추나 허리 강화에 도움을 주는 걷기 운동을 일주일에 3회 이상, 40~50분씩 약간 빠르게 걷는 정도를 추천한다. 수영·자전거 타기도 좋다. 척추 근육을 강화하면 신체 전반 근육의 양과 질을 향상할 수있고 이것은 신체 대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다만 무거운 물건을 드는 근력운동은 피한다.

3. 체중 관리

몸무게가 많이 나갈수록 척추에 가중되는 부담이 커진다. 비만이면 근육보다 지방이 많고 근력이 약해 근육이 척추를 제대로 지탱하지 못해 척추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복부 비만일 경우 몸의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려 요추와 디스크에 압박이 가해지기 쉽다. 척추 질환을 예방하려면 과체중, 특히 배가 나오지 않게 식이 조절하는 게 도움된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