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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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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희 의전비서관 자녀 학폭 의혹... 대통령실 "순방 배제, 공직기강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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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민주당 의원, 교육위 국감서 폭로
"초등학교 후배 폭행해 전치 9주 상해 입혀"
"배우자가 '사랑의 매' 부적절 진술" 주장도
경기교육청, 사건발생 인정... 늑장 대응은 부인
한국일보

김승희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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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희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의 초등학생 자녀가 후배에게 학교폭력을 가해 전치 9주의 상해를 입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통령실은 김 비서관을 대통령 중동 순방 수행단에서 배제하고 공직기강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대한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석 달 전 김 비서관의 초등학교 3학년 딸이 방과 후 2학년 학생을 화장실로 데려가 리코더 등으로 머리와 얼굴을 폭행해 전치 9주의 상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피해 학생 사진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얼굴이 피투성이가 될 정도로 심각한 폭행이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에 따르면, 피해학생 부모는 가해학생에 대한 강제전학 조치를 학교에 요구했지만 사건 발생 두 달 만에 열린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심의위)는 학급교체 처분을 내렸다. 김 의원은 "동급생도 아닌데 학급교체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징계 실효성을 문제 삼았다.

김 의원은 심의위가 징계 수위를 낮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위원회가 학교폭력의 고의성, 심각성, 반성 정도 등을 기준으로 점수를 매겨 총점이 16점 이상이면 강제전학 조치를 내리게 돼 있는데, 김 비서관 딸은 15점을 받아 강제전학을 면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피해학생 부모는 심사위원들이 강제전학 처분이 부담스러워 점수를 조정한 게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비서관의 배우자가 카카오톡 프로필에 남편과 윤석열 대통령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린 시점도 의혹 사항으로 제기됐다. 김 의원은 "사진을 올린 (올해) 7월 19일은 교장이 긴급조치로 가해학생에게 출석정지 조치를 내린 날"이라며 "(사진 교체로 인해) 학부모와 선생님들이 가해학생 부모가 누군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김 비서관이 김건희 여사와 대학원 최고위 과정을 함께 수료한 인연으로 지난 대선 때 윤석열 후보 캠프에 합류해 의전비서관까지 올라갔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김 비서관 배우자가 자녀의 폭력 행위를 '사랑의 매'라고 생각했다는 진술도 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 사건이 정순신·이동관 자녀의 사례처럼 '권력형 학폭 무마' 사건이 되지 않길 바라며 국감에서 공개한다"며 "피해학생과 가족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경기도교육청은 김 의원이 폭로한 학교폭력 사건이 실제 발생했다고 인정했다. 도교육청이 본보에 설명한 바에 따르면 가해학생은 일주일 사이에 두 차례 피해학생을 폭행했고, 두 번째 폭행이 발생한 직후인 올해 7월 중순에 학교폭력 신고가 접수됐다. 심의위는 9월 말 회의를 열어 학급교체 처분을 결정했고, 학교 측은 그사이에 가해학생을 출석정지시켰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국감장에서 "말씀한 내용을 충분히 감안해 아주 엄정하게 교육적으로 처리될 수 있도록 챙기겠다"며 "우리 교육청이 시범 운영 중인 화해중재단이 이 사건을 담당할 여지가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도교육청은 다만 학교 측 대응에 대한 의혹은 부인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심의위 개최가 지연됐다는 의혹에는 "앞서 접수된 학폭 심의를 순차적으로 처리하다 보니 늦어진 것일 뿐 의도적 지연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강제전학보다 수위가 낮은 학급교체 징계가 결정된 데에는 "같은 반, 같은 학년이 아니더라도 가해학생에게 고민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처벌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김 의원의 국감 발언으로 김 비서관 자녀 학교폭력 문제를 인지했다면서, 김 비서관을 21일 출국하는 대통령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순방 수행단에서 배제하고 공직기강 조사에 즉각 착수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비서관이) 고위공직자로서 직위를 부당하게 남용했는지, 적절하지 않은 처신이 있었는지를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보는 김 비서관에게 제기된 의혹의 사실관계와 입장을 물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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