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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일회용품 사용과 퇴출

[르포+] "잠수교 푸드트럭도 다회용기네?"…일회용품 사라진 축제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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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에서는 푸드트럭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다회용기에 담아 주고 있다. 〈사진=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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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드신 식기는 반납함에 꼭 반납해주세요."

지난 15일 서울 잠수교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를 찾았습니다.

푸드트럭에서 간식거리를 주문하자, 일회용 종이 그릇 대신 초록색 플라스틱 그릇에 음식이 담아져 나왔습니다. 커피도 여러 번 쓸 수 있는 컵에 제공됐죠.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이번 잠수교 축제부터 다회용기를 전면 도입한 겁니다. 현재 잠수교 축제에 참여하는 모든 푸드트럭은 다회용기를 사용해야 합니다.

사용 방법은 간단합니다. 음식을 먹은 뒤 쓰레기는 따로 분리 배출하고 다회용기는 반납함에 반납하기만 하면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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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는 따로 버리고 다회용기는 반납함에 반납하면 된다. 〈사진=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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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에 마련된 다회용기 반납 공간. 〈사진=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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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납된 다회용기는 용기 업체에서 수거해간 뒤 세척과 살균 등의 과정을 거쳐 다시 재사용하게 됩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강 공원에서 진행되는 축제인 만큼 폐기물을 줄이자는 취지에서 다회용기를 쓰기 시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응도 좋습니다.

이날 잠수교에서 만난 안 모 씨(34)는 “이런 행사를 할 때마다 나오는 수많은 일회용품을 생각하면 다회용기 사용은 올바른 방향으로의 변화인 것 같다”면서 “음식을 다 먹고 쓰레기를 버리는 것처럼 다회용기를 반납만 하면 되니 불편할 것도 없다”고 했습니다.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A 씨도 “전문 세척 업체가 있어 저희가 그릇을 따로 관리할 필요가 없다”면서“고객들 반응도 나쁘지 않고, 환경을 위해 하는 거니 좋은 것 같다”고 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판매자들 입장에서도 제공되는 그릇에 음식을 담아 판매하기만 하면 되니 크게 불편한 건 없을 것”이라면서 “그릇 회수율도 92% 정도로 잘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야외 축제에 등장한 식당 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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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원생명축에서는 식당들이 평소 사용하던 식기를 가지고 나와 축제에서 사용했다. 〈사진=청주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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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6~15일까지 청주시에서 열린 청원생명축제. 이곳도 이번 축제에서 다회용기를 사용했습니다.

두 곳의 식당과 8대의 푸드트럭이 행사에 참여했는데 그중 식당 두 곳이 다회용기를 사용한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쓴 다회용기, 실제 식당에서 사용하는 식기였습니다. 쇠 수저도 사용됐죠.

야외 축제 특성상 축제장 내에서 설거지가 어려워 그릇 세척은 전문 업체에 맡겼습니다. 사용한 그릇을 전문 업체가 수거해 가 세척한 뒤 다시 가져다주는 방식입니다.

평소 식당에서 쓰는 다회용기를 야외 축제에서 사용해도 큰 불편이 없었던 겁니다.

청주시 관계자는 “올해 본격적으로 다회용기를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불편하다는 반응은 거의 없었다”면서 “손님들도 오히려 다회용기 사용을 당연하게 생각했다”고 했습니다. 그는 “열흘 동안 진행된 이번 축제에서 식당 두 곳의 규모만 1200석이었다”면서 “여기서 일회용품을 썼다면 오히려 시민들이 일회용품을 너무 많이 쓴다고 불편해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청주시는 앞으로 다회용기 사용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청주시 관계자는 “올해는 예산 문제 때문에 푸드트럭까지 다회용기를 사용하지는 못했다”면서 “내년부터는 푸드트럭을 포함해 행사장 내 전체에서 다회용기를 사용하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지자체 축제에서만 다회용기를 볼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최근에는 오히려 민간에서 주최하는 음악 페스티벌 등에서 다회용기를 더 많이 볼 수 있죠.

올해 5월 열린 한 음악 페스티벌에서는 행사장 안에서 판매하는 음식을 모두 다회용기에 담아 판매하도록 했습니다.

또 페스티벌을 찾는 시민들이 외부 음식을 가져올 땐 꼭 다회용기에 담아 오도록 안내했습니다. 일회용기는 반입이 불가하다는 안내까지 더해지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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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 음악 페스티벌에서 사용한 다회용기. 〈사진=트래쉬버스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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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회용기 사용 확산 추세…“비용 면에서도 효율적”



앞으로는 더 많은 축제에서 일회용품을 보기 어려워질 전망입니다. 친환경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다회용기를 사용하려는 곳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죠.

다회용기 업체 관계자는 “실제 매년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축제나 행사가 늘고 있다”면서 “특히 한 번 다회용기를 사용했던 행사는 다시 일회용기를 사용하기가 어려운 만큼 꾸준히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추세”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부 다회용기도 플라스틱으로 제작되긴 하지만, 여러 번 재사용하면 일회용기를 쓰는 것보다는 환경적으로 낫다”고 덧붙였습니다.

다회용기 사용에 아주 큰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닙니다.

다회용기 업체 관계자는 “그릇만 놓고 일회용기와 다회용기를 비교하면 다회용기가 더 비싼 건 맞다”면서도 “일회용 폐기물을 정리하고 처리하는 데 드는 비용 등을 따져보면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게 오히려 효율적이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다”고 했습니다.

앞선 서울시 관계자도 “축제에서 사용 후 버려지는 일회용 폐기물은 워낙 대량”이라면서 “대량 폐기물을 처리하는 비용은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비용과 별로 차이 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서울시에서 주최하는 많은 행사에 다회용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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