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 갑자기 커지면 조직검사 필요
체중 급격히 줄면 악성종양 위험
갑상샘 질환으로 흰머리 늘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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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침한 눈, 하얗게 세는 머리카락, 늘어나는 피부 잡티. 이 같은 모습엔 공통점이 있다.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의 일부라는 점이다. 나이가 들면 몸 구석구석에 변화가 찾아온다. 오랫동안 사용한 만큼 신체 기능이 쇠퇴하면서 나타나는 결과다. 하지만 흔히 알고 있는 신체 이상 증세를 모두 노화 현상이라고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몸이 보내는 또 다른 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서다. 노화 증상에 가려진 위험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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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증 발생 후 시력 저하
나이가 들수록 가까운 것을 점점 못 본다. 눈의 굴절력을 조절하는 수정체가 탄력을 잃기 때문이다. 눈이 침침해지면서 글씨나 물체를 보기 힘들어진다. 가끔 눈앞에 이물질이 떠다니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비문증이다. 실제로 존재하진 않지만 시선을 돌릴 때마다 검은 선이나 날벌레가 눈앞에서 아른거린다. 비문증은 노화로 인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노화가 원인인 만큼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증상에 적응하게 된다. 하지만 비문증을 마냥 가볍게 여길 순 없다. 심각한 안과 질환의 전조 증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망막이 손상된 망막박리나 망막열공이 대표적이다. 유리체 출혈을 동반할 수 있는 당뇨망막병증, 망막혈관폐쇄, 포도막염 등도 비문증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망막박리는 망막의 일부 또는 전체가 안구 벽으로 떨어지는 질환이다. 망막열공은 망막이 찢어져 구멍이 난 상태를 말한다. 특히 이들 질환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뿐더러 심할 경우 실명에 이를 수 있어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비문증이 발생한 이후 ^눈앞에 떠다니는 이물질의 개수가 많아지거나 ^시력 저하와 통증, 출혈이 동반되고 ^시야가 가려 보일 땐 즉시 병원을 방문해 안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비문증은 그 자체만으로 문제되진 않지만, 심각한 안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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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모양 변화하는 검버섯
나이가 들어 피부에 검은 반점이 생기면 검버섯(지루각화증)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점이나 검버섯, 부스럼 등은 맨눈으로 피부암과 구분하기 어려워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단순 노화 현상쯤으로 여겨 증상을 방치했다가 피부암으로 낭패를 보는 환자가 적잖다. 피부암에 대한 인식 자체가 낮은 영향도 있다. 피부암을 확진할 수 있는 방법은 조직검사뿐이다. 피부 병변을 좁쌀 크기로 2㎜만 떼어 봐도 확실히 결과를 알 수 있다.
피부암은 종류도 다양하다. 크게 편평세포암, 기저세포암, 흑색종이 흔히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일단 평소에 없던 점이 생겼다면 생김새와 크기 변화에 신경 써야 한다. 구체적으로 피부에 생긴 점이 ^크기가 6㎜ 이상이면서 ^모양이 비대칭이고 ^주변 피부와 경계가 불분명한 경우 ^색이 균일하지 않거나 ^갑자기 크기가 커지고 하얀 부스러기나 출혈, 액체가 나오는 등 변화가 있을 때 피부암을 의심한다. 이 경우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게 바람직하다. 노화로 생긴 부스럼·검버섯은 미관상 좋지 못할뿐더러 피부암 예방을 위해서라도 가급적 레이저로 제거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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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이내 체중 5% 이상 감소
50대에 접어들면 점차 체중이 줄어드는 것을 실감한다. 노화로 인해 근육량이 감소하면서 나타나는 변화다. 몸속 근육량은 30대 이후부터 줄기 시작해 60~70대가 되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때 체중이 자연스럽게 감소할 수밖에 없다. 식욕도 사라진다. 소화력이 약해지고 예전만큼 음식을 잘 못 먹게 된다.
하지만 급격한 체중 변화는 건강의 위험 신호일 가능성이 크다. 최근 1년 이내 몸무게가 5% 이상 줄었다면 의학적으로 ‘의미 있는’ 체중 감소에 해당한다. 의도치 않은 체중 감소는 다양한 질환이 원인이 돼서 나타날 수 있다. 악성종양, 정신 질환, 위장관 질환, 내분비 질환,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하다. 복용 중인 약물의 부작용으로 체중이 줄어들 수도 있다. 뚜렷한 원인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몸무게가 급격히 줄었는데 그 이유를 찾을 수 없다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순서다. 체중 감소의 원인을 찾기 위한 검사를 받고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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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게 거슬리는 흰머리
나이가 들어 머리카락이 하얗게 세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흰머리는 머리카락이 나는 모낭의 색소세포(멜라닌 세포)가 사라지면 생긴다. 일반적으로 50대 중반에는 전체 머리카락의 절반이 하얗게 변한다. 그런데 눈에 띄게 갑자기 흰머리가 늘었다면 현재 건강 상태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의심할 만한 질환은 갑상샘 질환이다. 갑상샘은 체온을 유지하고 몸의 대사 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갑상샘호르몬이 어떤 원인으로 너무 적거나 많이 분비되면 기능에 문제가 발생한다. 갑상샘기능저하증이나 갑상샘기능항진증이 생기는 경우다. 이에 따라 멜라닌 세포 기능이 떨어지고 색소 분비가 줄면서 흰머리가 더 많이 날 수 있다. 갑상샘 이상이 원인이면 두피가 건조해지거나 탈모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신장(콩팥) 기능이 떨어져도 흰머리가 생긴다.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단백질의 양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단백질은 멜라닌 색소를 만드는 데도 깊이 관여한다. 체내 단백질량이 부족해지면 머리카락 색을 내는 데 필요한 멜라닌 합성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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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박승하 고려대안암병원 성형외과 교수, 박새미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전문의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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