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연삶의현장] 이태원 참사 당일 목 놓아 절규했던 경찰관 '김백겸 경사의 하루'
오늘은 그 첫 화로요. 작년 이맘때를 떠올리면, 많은 분이 잊을 수 없을 것 같은 한 분이 있습니다.
김백겸 경사의 하루를 따라가봅니다.
<김백겸 경사/올해 8년 차 경찰>
"보통은 귀에 이어폰 꽂고, 음악 들으면서 자요. 지하철에 있는 시간이 길다 보니까."
"며칠전부터 (아내한테) 얘기했는데, 아내가 적극적으로 응원해 주더라고요. 평상시처럼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주고 오라고..."
"신고 나가면 알아보는 분이 종종 계세요. (요즘도요?) 네. 범법행위를 해서 체포해야되거나 강경하게 대응해야되는데, '당신이 김백겸이면 다냐', 이런 말씀도 하시고 조심스러워지죠."
"호주에 한인회가 있는데, 거기서도 케이크를 수십 박스 보내주셔서, (참사 당시) 제가 막 목이 쉬어있으니까 종로의 한 약국에서 약사님께서도 목에 좋은 약도 보내주시고..."
<이정준 경장>
<김백겸 경사>
"이태원 파출소에서도 신고가 주말만 되면 (하루에) 120~30건씩 떨어져서 진짜로 경관들 수도 부족한 상황에서, 이 신고 갔다가 바로 끝나고 다른 신고 가고...체력적으로 되게 많이 지치는 상황 속에서도 이태원 파출소에서 되게 즐겁게 일할 수 있었던 게 젊은 직원들이 많다 보니까, 쭈르르 앉아서 서로 간에 이야기도 많이 나눠요. 별 이야기 많이 했어요. 가족애도 느껴지고 힘든 상황도 버티게 되더라구요."
"일단은 설득하고 이해시키고 충분히 양쪽 이야기를 다 들어주고 왔어요. 당장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는 건..."
"축제 자체가 시장에서 주최해서 하는 건가요? 혹시 몰라서 사람들 밀집돼서 위험한 상황 발생하면 신고해 주세요.제가 바로 와서 도와드릴게요."
"(트라우마가) 없다고 이야기는 했었지만, 근무하다가 사람이 밀집돼 있거나 긴박한 상황과 관련된 신고가 떨어지면 두려움은 생기죠.
<이상원 경위/전 이태원 파출소 동료>
<기자>
"취재에 응해주신 이유가 있을까요?"
<김백겸 경사>
"오늘 인터뷰에 대해서 응하게 된 이유는 참사 이후로 제가 어떻게 근무하고 있는지 묵묵히 가고 있는지 그런 부분들을 보여드리면서, 유가족분들께 사죄하는 마음으로 책임감을 가지면서 일하고 있다는 걸 전해드리고 싶어서 응하게 되었습니다."
<기자>
"심리적으로 힘들 때 어떻게 극복하세요?"
<김백겸 경사>
"제 핸드폰에 항상 요즘 부적을 붙이고 다녀요. 이태원 파출소에 시민분께서 보내주신 선물이에요. 과자 세트를 선물해 주셨는데 거기 과자 세트에 이런 스티커가 다 붙여 있더라고요. 제가 힘들 때마다 이거 되게 많이 봐요. 진짜 여기 '그림 속에 있는 슈퍼맨이 돼야겠다'는 다짐을 많이 하게 되거든요. 다들 이거 자랑스럽게 갖고 다니시거든요."
<기자>
"용산서 소속 경찰로 계속 일하고 싶은 이유가 있나요?"
<김백겸 경사>
"참사 이후에 용산에 대한 애착이 생긴 것 같아요. 유가족분들 마음에 조금이라도 더 위안을 드리고자 하는 목적으로 계속 버티고 있을 거고요. 용산경찰서가 저한테는 제2의 가족이에요. 상황이 어쩔 수 없이 떠나야 한다면 떠나야겠죠. 진짜 있는 동안에는 최선을 다할 예정입니다."
"드리고 싶은 말씀은 서로 비난하는 걸 좀 멈춰줬으면 좋겠어요. 무슨 상황이든, 어떤 이유든 간에, 정말 안타까운, 소중한 분들이 돌아가겼던 거고, 그런 분들의 슬픔을 위로해 주지 못할지언정 비난을 하시는 거는 사회가 점점 악으로 치닫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이태원 참사 1년 추모식 때도 다 같이 추모하는 마음으로, 유가족분들을 위로하는 마음으로요 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제 지금 상황에서 간절한 소망입니다."
-기획: 현영복
-취재·진행: 이채연
-제작: 박현우
-편집: 고현지
-촬영: 김봉근·전지오
#김백겸 #경찰 #이태원참사 #채연삶의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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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그 첫 화로요. 작년 이맘때를 떠올리면, 많은 분이 잊을 수 없을 것 같은 한 분이 있습니다.
김백겸 경사의 하루를 따라가봅니다.
<김백겸 경사/올해 8년 차 경찰>
"보통은 귀에 이어폰 꽂고, 음악 들으면서 자요. 지하철에 있는 시간이 길다 보니까."
"며칠전부터 (아내한테) 얘기했는데, 아내가 적극적으로 응원해 주더라고요. 평상시처럼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주고 오라고..."
"(기자: 첫째가 벌써 두 돌 됐다고...) 거의 다 돼가요. 먹는 걸 엄청 잘 먹어요. 얼굴은 되게 귀엽잖아요. 등에 근육이 있어요 벌써부터 (기자:혼자 벌크업 하는거 아니에요? 아빠 출근하면..?) 아기가 힘이 좋다 보니까 일보다 육아가 더 힘든것 같아요."
"신고 나가면 알아보는 분이 종종 계세요. (요즘도요?) 네. 범법행위를 해서 체포해야되거나 강경하게 대응해야되는데, '당신이 김백겸이면 다냐', 이런 말씀도 하시고 조심스러워지죠."
"호주에 한인회가 있는데, 거기서도 케이크를 수십 박스 보내주셔서, (참사 당시) 제가 막 목이 쉬어있으니까 종로의 한 약국에서 약사님께서도 목에 좋은 약도 보내주시고..."
<이정준 경장>
"김백겸 경사하고는 (6년 전) 처음 용산경찰서 왔을 때부터 근무했었고 친한 사이입니다."
<김백겸 경사>
"이태원 파출소에서도 신고가 주말만 되면 (하루에) 120~30건씩 떨어져서 진짜로 경관들 수도 부족한 상황에서, 이 신고 갔다가 바로 끝나고 다른 신고 가고...체력적으로 되게 많이 지치는 상황 속에서도 이태원 파출소에서 되게 즐겁게 일할 수 있었던 게 젊은 직원들이 많다 보니까, 쭈르르 앉아서 서로 간에 이야기도 많이 나눠요. 별 이야기 많이 했어요. 가족애도 느껴지고 힘든 상황도 버티게 되더라구요."
"일단은 설득하고 이해시키고 충분히 양쪽 이야기를 다 들어주고 왔어요. 당장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는 건..."
"순찰 도중에 불심 검문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불심검문 하다가 흉기 들고 있는 사람 발견해서 사전에 (범죄) 예방한 사례도 있고요."
"축제 자체가 시장에서 주최해서 하는 건가요? 혹시 몰라서 사람들 밀집돼서 위험한 상황 발생하면 신고해 주세요.제가 바로 와서 도와드릴게요."
"(트라우마가) 없다고 이야기는 했었지만, 근무하다가 사람이 밀집돼 있거나 긴박한 상황과 관련된 신고가 떨어지면 두려움은 생기죠.
<이상원 경위/전 이태원 파출소 동료>
"(지난해) 현장에서 직접 인명 구조하면서 트라우마가 분명히 있었을 텐데...괜찮다고는 하지만, 괜찮지 않을지도 몰라요. 그 일 있고, (한참 뒤에도 후배들이) 번 아웃 상태로, 혼자 외롭게 담장 밑에서 흐느끼는 광경도 봤고..."
<기자>
"취재에 응해주신 이유가 있을까요?"
<김백겸 경사>
"오늘 인터뷰에 대해서 응하게 된 이유는 참사 이후로 제가 어떻게 근무하고 있는지 묵묵히 가고 있는지 그런 부분들을 보여드리면서, 유가족분들께 사죄하는 마음으로 책임감을 가지면서 일하고 있다는 걸 전해드리고 싶어서 응하게 되었습니다."
<기자>
"심리적으로 힘들 때 어떻게 극복하세요?"
<김백겸 경사>
"제 핸드폰에 항상 요즘 부적을 붙이고 다녀요. 이태원 파출소에 시민분께서 보내주신 선물이에요. 과자 세트를 선물해 주셨는데 거기 과자 세트에 이런 스티커가 다 붙여 있더라고요. 제가 힘들 때마다 이거 되게 많이 봐요. 진짜 여기 '그림 속에 있는 슈퍼맨이 돼야겠다'는 다짐을 많이 하게 되거든요. 다들 이거 자랑스럽게 갖고 다니시거든요."
<기자>
"용산서 소속 경찰로 계속 일하고 싶은 이유가 있나요?"
<김백겸 경사>
"참사 이후에 용산에 대한 애착이 생긴 것 같아요. 유가족분들 마음에 조금이라도 더 위안을 드리고자 하는 목적으로 계속 버티고 있을 거고요. 용산경찰서가 저한테는 제2의 가족이에요. 상황이 어쩔 수 없이 떠나야 한다면 떠나야겠죠. 진짜 있는 동안에는 최선을 다할 예정입니다."
"드리고 싶은 말씀은 서로 비난하는 걸 좀 멈춰줬으면 좋겠어요. 무슨 상황이든, 어떤 이유든 간에, 정말 안타까운, 소중한 분들이 돌아가겼던 거고, 그런 분들의 슬픔을 위로해 주지 못할지언정 비난을 하시는 거는 사회가 점점 악으로 치닫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이태원 참사 1년 추모식 때도 다 같이 추모하는 마음으로, 유가족분들을 위로하는 마음으로요 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제 지금 상황에서 간절한 소망입니다."
-기획: 현영복
-취재·진행: 이채연
-제작: 박현우
-편집: 고현지
-촬영: 김봉근·전지오
#김백겸 #경찰 #이태원참사 #채연삶의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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