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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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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체 흔들리니 계열사마저…잡음 끊이지 않는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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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범수 카카오 전 의장이 23일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기 위해 금융감독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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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구속 기로에 놓여 있는 가운데 계열사에서도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카카오게임즈 직원이 내부 정보를 유출해 논란이다. 이는 직원 개인의 일탈을 넘어, 구심점이 없는 카카오의 위기 상황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내부 정보 유출한 카카오게임즈 직원
카카오게임즈가 대표작 ‘오딘: 발할라 라이징’ 업데이트 계획을 다른 이용자에게 유출한 직원을 해고했다.

카카오게임즈는 26일 공식 카페 공지를 통해 "이번 누출 사건과 관련된 직원의 징계는 인사정책에 따라 해고로 결정됐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민·형사상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오딘’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카카오게임즈 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게임 속 길드원과 지인들에게 미공개된 업데이트 정보를 수시로 공유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용자들의 제보가 이어졌고, 논란 끝에 직원의 비위행위는 사실로 드러났다.

문제의 직원을 해고했지만 논란은 계속된다. 이용자들은 게임 운영을 믿을 수 없다며 환불을 요구하고 나섰다. 일부는 게임 이용 중단을 밝히기도 했다. 이용자들은 직원의 비위 행위를 감시하거나, 추후 검증하고 제재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에 실망감을 느꼈다.

카카오게임즈는 내부 정보를 유출하는 것을 금지하는 윤리행동강령이 있지만 선언적인 수준에 그친다. 이번 사건에서 직원의 비위 행위를 발견하고, 검증하기까지 모두 제보에 의지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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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훈(왼쪽)·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가 19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데이터 센터 화재로 인한 대규모 먹통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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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대한 헌신도 애정도 없다
카카오를 둘러싼 계속된 잡음은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며 곳곳에서 곪았던 것이 터지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달에는 김기홍 카카오 전 재무그룹장(CFO)이 법인카드로 1억원 상당의 게임 아이템을 결제하는 등 사적으로 유용한 것이 드러나며 3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다. 계열사 곳곳에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와중 회사 재무책임자가 회삿돈을 마음대로 쓴 사실에 직원들은 분노했다. 결국 노동조합 측이 나서 김 전 CFO를 배임·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는 올 상반기 스톡옵션 행사로 94억원이 넘는 차익을 거둔 뒤 퇴사했다. 카카오게임즈 재직 시절 받은 부여받은 스톡옵션이다.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 두 곳에서 대표를 지내며 현재 회사가 얼마나 큰 위기에 처해있는지 누구보다 잘 아는 남궁 전 대표이기에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고점 대비 약 80% 하락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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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경기 성남 카카오아지트 로비에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성남=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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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협의체 확대, 컨트롤타워 재정비
카카오는 지난달 계열사 조율기구인 CA협의체(옛 공동체 얼라인먼트센터)를 중심으로 경영 체계 개편에 나섰다. 카카오는 젊은 최고경영자(CEO)들이 신사업을 키우고 계열사를 독립 경영하는 방식으로 성장해왔으나, 결과적으로 자율 경영체제가 '독'으로 작용했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CA협의체는 총괄 4인 체계로 네이버 출신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재단 이사장(경영지원)과 정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사업)가 협의체에 합류했다. 권대열 카카오 정책센터장(위기관리)과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투자)가 협의체를 구성했다. 하지만 배 대표는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경쟁 과정에서 주가 시세를 조종했다는 혐의로 19일 구속됐다. 김 전 CFO, 배 대표 등 카카오와 계열사의 재무를 담당하던 핵심 인물들이 공백인 상황으로, 협의체는 재무라인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다시 구성할 수밖에 없다.

향후 협의체는 신사업 추진, 투자 전략까지 담당하는 조직으로 확대 개편할 것으로 보인다. 또 협의체는 중심으로 새로운 경영체계 도입을 위한 조직 개편 방안 마련과 내부통제 시스템 개선에 나설 전망이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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