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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美 "시리아 친이란 시설 2곳 공격"…커지는 중동 확전 불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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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전쟁]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배후에 이란이 있다는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군이 시리아 내 친이란 시설 2곳을 공격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미국과 이란 대리전으로 확산할 거란 우려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머니투데이

2021년 2월 시리바 북동부 지역을 순찰 중인 미군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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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미 국방부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이란이 지원하는 단체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리아 동부 시설 2곳에 대한 공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지난 17일 이후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미국을 대상으로 한 공격에 대한 대응"이라며 "미국은 갈등을 추구하거나 추가 적대 행위에 가담할 의도는 없지만, 미군에 대한 공격을 용납할 수 없다"고 공격 배경을 설명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17일 이후 미군에 대한 공격은 이라크에서 최소 12건, 시리아에서는 4건이 발생했다. 특히 18일에는 이라크와 시리아 내 미국기지가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세력이 자폭 무인기(드론)와 로켓 공격을 받아 미군 약 20명이 다쳤다. 이라크와 시리아에 주둔 중인 미군은 각각 약 2500명, 약 900명이다.

오스틴 장관은 "이번 공습은 오로지 이라크와 시리아에 있는 미군을 보호하고 방어하기 위한 자위적 조치"라며 "미군에 대한 이란 대리인의 공격이 계속된다면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추가 조처를 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공습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분리된 별개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이번 사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분쟁이 어떻게 빠르게 더 큰 불길로 확대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며 미국이 계속해서 중동에 군대를 파견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가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 후 이뤄진 미국의 첫 번째 공격이라고 전했다.

외신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분쟁으로 미국과 이란 간 관계도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5일 바이든 대통령은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향해 이란이 중동에서 계속해서 미군에 대항한다면 미군도 관련 대응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이란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이 확전으로 이어지면 미국도 불길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26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긴급 유엔 총회에서 "현재 팔레스타인 학살을 관리하는 미국 정치인들에게 솔직하게 말하건대 우리는 전쟁이 확대되는 것을 환영하지 않는다. 하지만 가자지구 학살이 계속된다면 미국은 이 불길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며 "백악관이 이스라엘에 예산과 무기, 작전 지원을 무제한 제공하는 것은 통제 불가능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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