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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구속' 판결에 법정서 흉기로 자해한 피고인... 생명 지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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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자에 무담보 대출
징역 3년 등 선고 후 자해
한국일보

27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업무상 배임 혐의로 법정 구속된 피고인이 법정에서 흉기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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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판결이 선고된 피고인이 법정 대기실에서 흉기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27일 광주지법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0분쯤 광주지법 형사법정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A씨가 구속 전 대기실에서 흉기로 자해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기소된 A씨는 이날 징역 3년, 벌금 2,050만 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A씨는 지난 2016년부터 2019년 사이 한 건설업체에서 8차례에 걸쳐 이뤄진 무담보 은행 대출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됐다. 그가 이사장직을 맡고 있는 광주 한 새마을금고는 50대 건설업자 B씨에게 무담보로 33억 3,000만 원 상당을 대출해줬다. 해당 새마을금고는 대출에 필수적인 채무자의 변제력 평가와 담보 설정 등의 절차를 밟지 않았고, B씨가 금고 임원인 C전무와 친분관계가 있는 점만을 가지고 은행 명의의 연대보증서와 대출을 승인했다. B씨는 광주 광산구에 자신이 건설한 아파트 중 이미 분양계약이 체결돼 있거나 중도금 대출이 실행된 아파트들을 저렴한 가격에 매매하는 것처럼 속여 무더기 분양사기를 저질렀다. 앞서 B씨는 징역 13년형을, C전무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A씨는 이날 구속 전 최후 진술에서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하는 게 맞다"며 "저는 어차피 시한부 인생"이라고 말했다. 구속된 A씨는 법정 내부 구속 피고인 대기 공간에서 신상정보를 확인하던 중 갑자기 흉기를 꺼내 자해를 시도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A씨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다.

광주지법은 피고인들의 돌발 행동을 막기 위해 모든 출입구에 검문·검색을 실시하고 있지만, A씨가 흉기를 소지 중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법원 관계자는 "A씨가 소지한 흉기가 워낙 작아 법원의 검색 과정에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며 "법원의 검문·검색은 법정 구성원이나 제3자에게 위해를 가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자해를 목적으로 한 작은 흉기까지 일일이 파악하는 것은 어려운 실정"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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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김진영 기자 wlsdud45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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