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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서울 집값 상승세 꺾이고 매물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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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이어지며 구매 부담 커져

살아났던 거래 이달 크게 감소

매매가격 전망도 ‘하락’이 우세

업계 “당분간 아파트값 횡보 예상”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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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9510채 규모의 대단지이지만, 이달 들어 매매됐다고 신고된 거래는 29일을 기준으로 7건에 그친다. 지난달(27채)의 약 4분의 1로 줄었다. 거래 신고 기한이 계약일로부터 한 달인 점을 고려해도 거래량이 확 줄었다.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도 대단지(3885채)로 지난달 15채가 거래됐지만, 이달 들어 아직 한 건도 거래 신고가 없는 상태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는 “매도인과 매수인 간 가격 협상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대출 금리도 높아 수요자들이 쉽게 매수에 뛰어들지 않고 있다”고 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하다. 매도인과 매수인 간 줄다리기로 거래가 다시 뜸해지고, 집값 전망도 하락세로 기울기 시작했다. 대출 금리 인상과 대내외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부동산 시장도 관망세가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KB부동산이 발표한 ‘10월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98을 나타냈다. 올해 8월과 9월 각각 106과 107로 상승 전망이 우세했지만, 3개월 만에 다시 100 밑으로 떨어졌다. KB부동산 가격 전망지수는 전국 6000여 개 공인중개사사무소를 대상으로 집값 상승과 하락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이다. 100보다 낮으면 하락 전망 비중이 더 많다는 의미다.

한동안 살아났던 거래도 주춤하다.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신고 건수는 8월 3849건을 나타낸 이후 지난달 3354건으로 줄었다. 이날 기준 10월 거래 신고는 958건에 그친다. 거래가 줄어들면서 매물도 쌓이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7557채로 한 달 새 3630채(4.9%)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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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르던 아파트값 상승세도 한풀 꺾였다. 전국 시가총액(가구수×가격) 상위 50개 단지의 전월 대비 매매가 변동률을 보여주는 ‘KB 선도아파트 50지수’는 이달 0.72% 증가하며, 9월(1.28%) 대비 상승 폭이 0.56%포인트 줄었다. 서울 매매가격도 전월(0.15%) 대비 0.11% 오르며 상승폭이 줄었다. 반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월(0.23%) 대비 0.35% 올랐다.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가격 줄다리기가 계속되며 기존 매매 수요가 전세나 분양·입주권 매매로 전환되는 모습도 보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9월 수도권 분양·입주권 거래는 총 1만700건으로 전년 동기(3418건)보다 213.0% 늘었다. 서울 거래량이 452건으로 작년 동기(55건)보다 721.8% 늘었다. 인천이 722건에서 4297건으로 495.2% 증가했고, 경기 역시 2641건에서 5951건으로 125.3% 늘었다. 최근 분양가가 오르고 있는 가운데 전매 제한이 없어지거나 완화되면서 비교적 싸게 분양된 단지 분양권이나 입주권을 사들이려는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대출 금리가 상승하고 있어 연말로 갈수록 아파트값이 횡보할 수 있다고 본다. 최근 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가 연 7%를 넘어섰다. 고준석 제이에듀 투자자문 대표는 “신규 주택 대출 금리가 오르며 실수요자들이 선뜻 매수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현 금리 수준이 유지된다면 집값이 더 오르기 쉽지 않다”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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