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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10만명 떠난 조선업…“원·하청 이중구조 달라진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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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조선산업 기본법’ 입법 촉구

한겨레

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조선산업 현황과 문제점, 발전방안 모색을 위한 국회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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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을 돌아보면 ‘정부가 한 것이 없다. 오히려 악화하고 있다’고밖에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윤용진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 사무장)

지난해 6월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라는 구호를 내걸고 조선소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대우조선해양 독 점거 파업을 벌인 이후 정부는 ‘조선업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상생 협약’ 등 조선업 원·하청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을 잇따라 내놨으나 막상 이중구조의 바닥에 놓인 하청 노동자의 저임금·고용 불안과 그에 따른 인력 부족 문제는 여전하다는 현장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나왔다.

조선업종노조연대와 전국금속노조는 1일 ‘조선산업 현황과 문제점, 발전방안 모색을 위한 국회 토론회’를 열어 현장의 이중구조 문제가 여전히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경영학)는 조선업에서 직접 생산 공정의 약 80%는 여전히 사내하청 방식으로 이뤄지고 이 중 절반가량은 특정한 계약 기간도 없이 수시로 투입되는 물량팀이라고 진단했다. 또 조선업 위기 때 일감 부족으로 조선소를 떠난 10만여명에 이르는 비정규직 인력이 돌아오지 않아 여전히 인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고 짚었다.

김병조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정책기획실장은 “지금 수주가 잘돼서 호황이라고 하지만, 인력 부문에서 조선산업은 굉장한 위기”라며 “최근 조선업 이중구조 개선 논의에는 정부와 자본은 존재했지만 노동은 철저히 배제된 상황에서 진행됐다. 그러다 보니 저임금 이주노동자 도입에 열중하는 어이없는 일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윤용진 사무장은 “1년 전 정부도 인력난 심화의 문제가 근로자 처우 악화로 인한 것이며 물량팀 확대로 산재가 늘어난다는 등 요인을 잘 분석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부족 인력을 이주노동자로 대거 채우면서 하청노동자 임금 인상을 오히려 막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계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조선산업기본법’ 제정안을 내놓고 입법을 촉구했다. 내용을 보면, 조선업체가 수주 금액의 30%, 조선소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30%를 넘지 않는 선에서 하도급을 할 수 있도록 규제했다. 또 임금체불 문제 등을 해결하고자 표준근로계약서를 마련하고, 하청 노동자에게 노무비가 확실히 지급되도록 담보하는 조처를 마련하도록 했다.

특히 업체가 임금과 노동조건에서 하청 노동자를 차별해선 안 된다는 차별 처우 금지도 포함됐다. 발제를 맡은 김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원청이 직접 고용관계는 아니더라도 자기 사업장에 들어와서 일하는 하청 노동자에 대해 합리적 이유 없이 원청에 고용된 사람과 비교해 적정 범위를 넘어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지난해 대우조선 하청 파업 과정에서도 문제가 됐던 성과금 등의 차별 지급과 관련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이날 노동계는 조선업 노동자 보호 방안과 산업 대책 등을 담은 조선산업기본법 제정안을 발표했다. 제정안 내용을 보면, 생산 공정에서 하도급을 자제하고, 일정 비율 이상 하도급을 원칙적으로 못하도록 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임금체불 문제 등 해결을 위해 표준 근로계약서를 마련하고, 하청 노동자에게 노무비가 확실히 지급되도록 담보하는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특히 하청 노동자가 적정범위를 넘어 불리하게 임금, 상여금, 근로조건 등에서 차별 대우를 받아서는 안된다는 차별 처우 금지 내용도 담겼다. 발제를 맡은 김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원청이 직접 고용관계는 아니더라도 자기 사업장에 들어와서 일하는 하청 노동자에 대해 합리적 이유 없이 원청에 고용된 사람과 비교해 적정 범위를 넘서 차별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라며 “지난해 대우조선하청 파업 과정에서도 문제가 됐던 성과금 등의 차별 지급과 관련한 영역”이라며 ”라고 말했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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