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택시 기사 하소연을 메모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11.1/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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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기업들은 급속 성장하며 경영상 문제가 누적됐고 사회적 책임 이행에 대한 고민도 부족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과 대형 은행의 독과점 구조를 질타한 가운데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같이 평가했다. 윤 대통령이 보궐선거 패배 이후 ‘현장’을 강조한 가운데 플랫폼 기업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독과점 상태인 은행권의 이자 수익과 돈잔치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스란히 전달됐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유력 대기업들이 경쟁당국 조사나 사정당국 수사를 겪으며 경영기준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려 노력해 온 것과 달리 플랫폼 기업들은 단기간에 급속 성장하며 경영상 문제가 누적됐다”고 했다. 삼성, SK, 현대차, 한화 등은 모두 검찰의 굵직한 수사를 받았다. 특히 문어발식 확장 논란에 더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올해 3월 약 1조3900억 원을 들여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 경쟁사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시세조종을 진행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윤 대통령의 중동 순방 중 이뤄진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 이관섭 대통령국정기획수석비서관, 경제수석실의 현장 행보에서도 민생 현장의 고충이 그대로 전달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카카오나 배달 앱 등 플랫폼 기업에 대한 시민들의 토로가 많았다”고 했다. 과도한 수수료 인상, 배달료 후려치기, 독소 조항 강요 등이 거론됐다. “배달 앱으로 음식을 주문한 경우 ‘배달비에 대한 카드 결제 수수료’를 왜 음식점주가 납부해야 하느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참모들은 윤 대통령 귀국 후 이를 보고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높은 진입 장벽에 따라 수익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인 은행권에 대해서도 “인터넷은행(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들도 기존 금융지주의 수익 모델을 답습하며 사회 공헌과 혁신 성과를 내지는 못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차별화된 금융 상품 개발이나 선진 시장 개척, 사회적 책임 이행은 소홀하면서 이자로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는 것. 윤 대통령은 “은행은 너무 강한 기득권층이며, 독과점 행태는 정부가 그냥 방치해선 절대 안 된다”고도 했다. 정부당국은 향후 플랫폼 기업과 은행권의 문제점을 추가로 조사할 계획이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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