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전문가와 위성 사진 등 분석 결과
이, 사흘 연속 가자 최대 난민촌 공습으로
"400명 이상 사상자 발생" 비난 거세자
"미 정부, 이스라엘에 해명 요구"

지난 1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가자지구 자발리아 난민촌에서 주민들이 파괴된 건물 잔해에 깔린 한 소녀를 구조하고 있다. 가자=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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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자발리아 난민촌에 1톤 가까운 무게의 대형 항공폭탄을 떨어뜨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이스라엘은 12만 명이 사는 가자지구 최대 난민촌인 자발리아 거주지에 사흘 연속 무차별 폭격을 퍼부어 '전쟁 범죄'라는 거센 비판에 직면해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무기 전문가들과 함께 자발리아 난민촌 피해 현장을 찍은 영상과 사진, 위성 촬영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2,000파운드(약 907㎏)짜리 항공폭탄 최소 두 발이 투하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폐허가 된 난민촌에 남아 있는 직경 12m의 거대한 구덩이 두 개가 근거다. NYT는 "가벼운 사질토양에 이런 류의 무기가 떨어져 폭발했을 때 남는 흔적과 일치한다"고 전했다.

2,000파운드 항공폭탄은 이스라엘군이 보유한 항공폭탄 중 두번째로 크며, 정밀타격 능력을 부여하는 업그레이드 키트인 합동정밀직격탄(JDAM)을 장착하면 표적 공습에 사용될 수 있다. 호주의 무기 관련 컨설팅업체인 군비연구서비스(ARES)가 2016년 수행한 관련 연구에 참여했던 군사전문가 마크 갈라스코는 "이스라엘군이 '지연 신관(a delay fuse)'을 사용했을 수 있다"고 NYT에 말했다. 지표면에 접촉하자마자 폭발하는 대신 땅속에 파고든 뒤 폭발하도록 지연시켜 지하 깊숙한 곳까지 파괴력을 전달하려 했을 것이란 얘기다.

2,000파운드 항공폭탄은 실제로 지하 시설물 공격에 쓰일 수 있다. 다만 갈라스코는 지하 시설물 공격에 특화된 무기인 '벙커버스터' 계열 탄두가 사용됐는지는 시각적인 자료만으로는 명확히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난민촌 주민들이 지난 2일 사흘째 이어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주택 잔해 속에서 사상자를 찾고 있다. 가자=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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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은 난민촌 공습을 강행하면서 지하에 숨겨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군사시설을 파괴하고 지휘관을 제거하기 위한 조처라고 주장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무기를 얼마나 사용했는지는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이스라엘의 자발리아 난민촌 공습으로 다수의 민간인 사망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 측에 해명을 요구하는 일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 당국자는 "미국은 자발리야에 대한 첫 공격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면서 이런 대화는 "이스라엘이 민간인 사상자 발생을 피하기 위해 더 많은 것을 해야한다고 촉구하는 맥락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한다는 미국 입장은 여전히 굳건하다"고 이 당국자는 덧붙였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자발리아 난민촌에서는 공습으로 최소 400명이 죽거나 다쳤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