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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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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증시전망] 중국 경제 지표 확인하고, 슬슬 자신감 가져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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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힘을 낸 일주일이었다. 지난주(10월 30일~11월 3일) 코스피·코스닥 지수는 10월 31일을 뺀 4거래일 동안 빨간 기둥을 세우는 데 성공했다. 경기 부진과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하지만, 시장은 하락 요인보다 상승 재료에 더 열광했다. 예상보다 덜 매파(긴축 선호)적인 태도를 보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 이어 한국 경제의 버팀목 수출은 13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최근 국내 증시는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채 작은 호재에 크게 환호하고 작은 악재에는 크게 낙담하는 분위기를 반복했다. 그만큼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 심리가 약해졌다는 의미다. 믿음보다 의심이 팽배한 여건에서는 작은 시그널에도 침소봉대(針小棒大)하며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지난주를 기점으로 주식시장의 공기가 달라진 것이다.

조선비즈

11월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 관련 기사를 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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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전문가들도 ‘점진적’이란 단어를 붙이며 희망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11월 1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장기 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 긴축 상황을 강조했고, 근래 인플레이션에 진전이 있었음을 언급했다”며 “실질적으로 완화된 메시지에 미국채 금리가 급락하고, 주식·채권은 동반 회복세를 보였다”고 했다.

이런 회복세가 이번 주에도 이어질 것이란 게 증권가 시각이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되면서 주식으로 투자 자금이 이동할 것”이라고 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간 고금리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으로 주식시장은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의 실적 호조를 무시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이런 호재를 시장이 다시 평가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물론 판세가 완벽히 뒤집혔다고 하기엔 아직 변수가 많다. 김영환 연구원은 “장기금리 하락으로 자산시장이 빠르게 상승하면 연준이 재차 구두 개입할 수 있다”며 “고금리가 경기 둔화를 가져올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무시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코스피는 일정 부분 낙폭을 되돌린 후 수출·실적 등 펀더멘털(기초체력) 지표의 개선을 확인하며 점진적인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에 발표되는 중국 경제 지표를 특히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증시가 상승 탄력을 확실히 받으려면 한국 경제와 밀접한 관계인 중국 경제도 살아나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10월 수출입 실적(7일)과 소비자물가·생산자물가(9일) 발표가 예정돼 있다. 한국 수출 경기 측면에서는 중국의 수입과 생산자물가 흐름이 중요하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를 보면 10월 수출입은 9월보다 감소 폭이 축소되고 생산자물가는 감소 폭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며 “중국 수출입 개선은 긍정적이지만, 생산자물가가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건 기업 사정이 여전히 취약하다는 의미”라고 했다. 김 연구원은 “중국 정책 당국의 추가 부양을 요구하는 시장 목소리가 다시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9월부터 플러스에 진입한 중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안정세를 보이고,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 폭을 줄이는 결과를 보여준다면 중국 경기 회복 모멘텀도 기대할 수 있다”며 “오는 11일 광군제를 앞두고 소비 모멘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

전준범 기자(bbeo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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