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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검찰과 법무부

'文사위 취업 특혜 의혹' 수사 재점화 초읽기…檢 "늦어질수록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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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의 관계사인 타이이스타젯의 문재인 전 대통령 전 사위 서모씨 채용 특혜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재점화를 위한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스타항공과 이상직 전 의원 관련 수사를 맡아온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 이승학)가 본격 수사 착수에 앞선 막바지 법리 검토를 진행중이다. 지난 9월 검찰 하반기 인사 후 새롭게 꾸려진 전주지검 지휘라인은 서씨의 채용과 타이이스타젯 근무와 관련해 그간 확보한 진술과 증거를 다시 살펴보며 업무방해 혐의부터 뇌물죄 성립 가능성 등을 검토중이다.

익명을 원한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이스타항공·타이이스타젯에서 채용 업무를 했거나 서씨와 업무적으로 얽혀 일한 이들은 이미 지난해 말과 올해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다”며 “서씨에 대한 직접 수사 여부에 대한 검찰의 결단만 남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2019년 6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대통령의 사위가 해외의 태국의 저가 항공사에 취업했다. 이상직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이사장 자리를 챙겨 준 대가로 취직이 이루어진 것 아닌가 의심된다”고 폭로한 시점으로부터 4년, 서씨가 타이이스타젯에 전무이사로 취업한 시점(2018년 7월)부터 5년여가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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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의 타이이스타젯 사무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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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이상직 횡령·배임→타이이스타젯 거쳐 채용 특혜 수사



서씨 부정 채용 의혹은 이스타 항공 및 이상직 전 의원과 관련한 의혹들 중 가장 먼저 제기됐지만 검찰 수사에선 마지막 순서가 됐다. 2020년 7월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가 이 전 의원을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한 것을 계기로 검찰이 이 전 의원의 이스타항공 배임·횡령 혐의부터 손을 댔기 때문이다. 이스타항공 노조는 이 전 의원이 자녀가 소유한 페이퍼컴퍼니에 주식을 헐값에 팔아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이 전 의원이 2007년 설립한 이스타항공은 2013년부터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고 2019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태였다.

사건은 곧 이 전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수사중이던 전주지검으로 이첩됐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이 2015년 11∼12월 540억원 상당의 이스타항공 주식 520만주를 자녀들이 주주로 있는 이스타홀딩스에 저가 매도해 이스타항공에 약 430억원의 재산상 손해를 끼친 혐의 등을 밝혀내 이 전 의원을 2021년 5월 배임·횡령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의 수사는 곧 서씨가 근무했던 타이이스타젯 관련 배임 혐의로 향했다. 검찰은 2017년 2~5월 이스타항공이 받아야 할 항공권 판매대금 71억원을 타이이스타젯 설립 자금으로 빼돌린 내역을 파악했다. 전주지검 형사3부(당시 권찬혁 부장)는 지난 4월 이 전 의원과 박석호 타이이스타젯 대표를 배임 등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이 타이이스타젯 설립부터 운영 전반에 대해 박 대표로부터 보고를 받고 지시한 내용과 자금 흐름 등을 파악했다. 이를 토대로 타이이스타젯이 이스타항공의 ‘위장 계열사’이고 실소유주가 이 전 의원이라고 판단했다.



업무방해부터 제3자 뇌물까지…법리 검토 중인 檢



전주지검이 서씨 채용 특혜 의혹을 정조준한 것은 지난 4월부터다. 검찰은 박 전 대표와 이스타항공·타이이스타젯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한 것을 토대로 서씨의 채용 과정과 타이이스타젯 내부에서의 서씨의 역할 등을 파악해왔다. 채용 과정에 대해서는 업무방해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지난 7월 열린 타이이스타젯 재판에서 서씨가 이스타항공이 타이이스타젯의 항공기 임대 비용에 대해 보증을 서는 것이 배임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취지를 담아 박 전 대표에게 보낸 메일을 공개하기도 했다. 서씨가 회사 업무에 실질적으로 관여했음을 보여주는 정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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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원대 이스타항공 횡령·배임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상직 전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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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씨의 채용과 이 전 의원의 중진공 이사장 임명, 국회의원 공천의 대가성 여부도 수사 대상이다.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캠프의 직능분야 수석부본부장을 맡았던 이 전 의원은 2017년 6월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위원을 거쳐 2018년 3월 중진공 이사장에 임명됐다. 이후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공천을 받아 전북 전주을에서 당선됐다. 서씨가 2018년 7월부터 타이이스타젯에 근무했기 때문에 검찰은 이 전 의원의 중진공 이사장 임명과 민주당 공천이 채용의 대가일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부장검사 출신의 변호사는 “대가성이 입증된다면 고발된 문 전 대통령에게는 제3자 뇌물제공죄 적용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씨 채용 특혜 의혹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수사가 장기화되는 국면에서 검찰에게도 부담이 적지 않은 수사 대상이다. 자칫 다시 ‘정치 보복’ ‘표적 수사’ 논란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지난 5월 전주지검을 방문해 서씨의 취업 특혜 사건 처리 방향에 대해 “전직 대통령은 재임 기간 국민과 국가를 대표했던 분이기 때문에 신중히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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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홍 기자


하지만 검찰 내부엔 서씨 수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대검도 지난 9월 검찰 하반기 인사에서 대검 반부패부 연구관 출신으로 2021년 이 전 의원의 이스타항공 횡령·배임 사건 수사를 맡았던 김현우 부부장검사를 다시 전주지검에 보낸 것도 수사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창수 전주지검장은 지난달 열린 전주지검 국정감사에서 서씨 수사가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런 비판이 있는 것으로 안다. 비판받지 않도록 신속하게 결론을 내리겠다”고 답했다. 검찰 관계자는 “정치적인 고려를 해서는 안 되고, 정치적인 고려를 한다고 보여서도 안 된다”며 “시간이 늦을수록 선거를 앞두고 오히려 오해를 살 수 있다. 법리와 증거에 따라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훈·허정원 기자 lee.changh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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