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연합뉴스] |
그동안 세차례의 공매도 금지와 달리 증시에 외부 충격이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면적인 공매도 금지가 결정된 데 대해 증권가에선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외국인 뿐만 아니라 기관 역시 헤지 차원에서 공매도 거래를 활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거래가 위축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지난 3일 공매도 거래금액을 보면 외국인은 3710억원, 기관은 1148억원이었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에서 헤지 거래를 적극 활용하는 기관들과 거의 롱포지션만 잡고 있는 개인투자자들간의 입장이 갈리고 있다.
공매도 금지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다. 국내 기관은 정해진 자산배분 비율에 따라 국내주식 비중을 확 줄일 수는 없지만 외국인 자금은 규제가 덜한 국가로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외국인들은 여러 변수를 보고 신흥국 중 한국을 투자 대상으로 택한다”면서 “한국 증시가 다른 국가에 비해 특별히 매력적이지 않은 이상 헤지 거래가 불가능한 국가에 굳이 많이 투자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공매도가 증시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에는 여러 이유가 있는데 공매도만 금지한다는 것은 선거를 의식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공매도가 이상과열된 주식의 가격을 하향 안정화시키는 기능이 있는데 이를 제한하면 증권사 입장에선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미수·신용 거래를 막아 시장 전체의 유동성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있다. 빌려서 주식을 파는 공매도를 금지하면 빌려서 주식을 사는 미수·신용 거래도 막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영풍제지의 경우처럼 공매도가 금지된 종목에선 주가 조작 세력이 개입돼 시세를 조종하기 쉬운데 이때 미수·신용거래까지 풀려 있으면 사고 발생시 증권사가 손실을 보게 된다. 이미 영풍제지로 키움증권에 5000억원에 가까운 미수금이 발생한 후 증권사들은 주가 변동성이 크거나 고평가 논란이 있는 종목에 대해선 미수·신용 거래를 막는 추세다.
다만 개인투자자 사이에선 이번 공매도 금지 조치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고 연말 산타랠리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그간의 공매도는 외국인들이 수익을 다 차지하는 약탈적 공매도로 정부는 기관·외국인에 비해 약자인 개인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공매도 한시적 금지 기간 동안 개인 투자자들에게 불리한 공매도 규정을 과감히 개선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