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전면금지 조치가 내년 총선을 의식한 것이냐는 기자 질문에 대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선진적 공매도 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6일 서울 서대문구 한국공인회계사회 회관에서 열린 국내 9개 회계법인 CEO와 간담회에서 "(공매도) 비유를 하자면 깨진 유리가 많은 도로 골목이 아니라 유리가 다 깨져 있을 정도로 불법 공매도가 보편화돼 있는 시장"이라고 이같이 설명했다.
이 원장은 "국내 증시의 가격 형성이 수급논리로 결정되는 부분도 있지만 시스템에 대한 신뢰 때문에 형성되는 측면도 있다"며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가리지 않고 100개 종목 이상이 지금 무차입 불법 공매도 대상이 되었던 것을 확인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 IB들의 불법 공매도도 문제지만 사실 국내 거래소의 증권사들의 창구 역할이 없었으면 (해외IB) 운영되기 힘든데 증권사들이 과연 공매도 주문을 넣는 과정에서 제 역할을 했는지 매우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공매도 전면금지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MSCI) 편입 자체가 궁극적으로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아니라 자본시장의 양적, 질적 성장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시장이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외국인투자자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 신뢰도 얻어야 한다"며 "국내 주식시장 신뢰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많은 투자자들이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우리 주식시장도 선진국만큼 매력적이라는 걸 개인투자자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 이런 조치가 필요했다"고 부연했다.
지난 5일 금융위원회는 임시 금융위원회 의결에 따라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코넥스시장 상장 주권 등 국내 증시에 상장된 전체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기간은 6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다.
아주경제=송하준 기자 hajun825@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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