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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공매도 전면 금지

때아닌 공매도 한시 금지…쇼트커버링 효과 길어야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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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대형 위기 때와 다른 양상…"흔하게 나타난 가격 조정 국면"

공매도 금지보다 기업 펀더멘털이 주가 향방 좌우

미 증시, 금리 방향성 등도 주가에 영향 미칠 요인

"이번 공매도 (한시) 금지는 과거 대형 위기 때와는 다른 조치다. 6개월 고점 대비 하락폭을 보면 지난 10월 말 -14.6%를 기록했다. 2000년 이후 전체 추이를 보면 대형 위기 수준이 아니라 흔하게 나타난 가격 조정일 뿐이다."

증권가의 대다수 애널리스트는 이번 공매도 한시 금지 조치가 과거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평가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시선이 자꾸 '쇼트커버링(공매도 청산을 위한 환매수)' 종목 테마로 쏠리는데, 단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빌려서 판 주식을 갚기 위해 사들이는 쇼트커버링에 의존하는 수급만으로는 상승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결국 펀더멘털과 미국 증시, 금리 향방 등에 주목해 투자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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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2000년 이후 전체 추이를 보면 현재의 지수는 대형 위기 수준이 아니라 흔하게 나타난 가격 조정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대형 글로벌 위기가 아닌 시점에서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가 나온 것은 이례적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당국이 과거에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를 단행한 사례는 3번 있었다. 글로벌 금융위기(공매도 금지 기간 2008년 10월1일~2009년 5월31일), 유럽 재정위기(금지 기간 2011년 8월10일~2011년 11월9일), 코로나19(금지 기간 2020년 3월16일~2021년 5월2일)로 모두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증폭과 동반된 증시 급락이 나타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김정윤 연구원은 "불법 공매도 관련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고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는 금융당국의 기조에 따라 시장의 시선은 공매도 투자 전략으로 향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과거와 성격이 다른 공매도 금지 조치이기 때문에 접근법을 다르게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과거 공매도 금지 조치는 위기 때 일종의 안전핀 역할에 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글로벌 위기 때는 경기·금융시장 부양을 위해 시행된 통화·재정정책의 효과가 증시 상승의 주된 요인이었다. 미 국채금리,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 등의 이슈가 완화되면서 글로벌 증시의 반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때아닌 이번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로 쇼트커버링 테마가 들썩이고 있다. 김정윤 연구원은 "때로는 펀더멘털로 설명이 되지 않은 단순 수급에 따른 자율반등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주가는 결국 펀더멘털을 따라간다"고 강조했다.

김종영 IBK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2020년 3월 공매도 금지 이후 주가 상승은 극심한 공포감으로 증시가 급락한 후 선진국의 잇단 재정·통화정책 덕에 반등한 사례"라며 "공매도 금지에 때문이라기보다 유동성 환경이 완화되면서 시장이 회복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과거 세 차례 공매도 금지 이후 코스피는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동행했다"며 "따라서 이번에도 코스피의 중장기 흐름은 미국 증시와 금리의 방향성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매도 금지에 따른 쇼트커버링 영향력은 2주를 정점으로 약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는 중장기 관점에서 선물 대비 현물(주식)의 상대적 고평가를 수반한다"면서 "기관과 외국인은 해당 구간에서 매도차익거래로 대응하기 십상이고, 개인 투자자의 수급 의존도는 향후 더 높아질 공산이 크다"고 짚었다. 이어 "금리 대비 주식시장 상대 기대수익률과 유동성 환경을 고려하면 개인 수급 유입 강도는 과거에 비해 약할 수 있다"면서 "공매도 금지에 따른 쇼트커버링 영향력은 2주를 정점으로 약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공매도 금지가 이뤄진 당일(6일) 전례 없이 급등했던 증시는 하루 만인 7일에 2% 넘게 급락하면서 공매도 금지 효과가 단명했다는 반응마저 나오고 있다. 주가지수를 역대 최대폭으로 끌어올린 주인공인 이차전지 관련 종목들이 대부분 급락하며 조정 분위기를 이끌었다. 코스피는 2% 넘게 내린 2440선에서 장을 마쳤다. 장중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했던 코스닥도 2% 가까이 하락 마감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공매도 금지에 따른 수급 효과는 단기적이기 때문에 기업의 펀더멘털 등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외국인이나 기관의 현물 매도가 이어지면 주가는 제자리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노동길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의 주식시장 영향력을 좌우할 변수는 펀더멘털"이라며 "공매도 금지가 펀더멘털 개선과 동반될 경우 단기적으로 주식시장 하방을 지지했고, 장기적으로는 매도 압력 약화 속 지수 상승 랠리를 이끌었던 변수로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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