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호남’ 키워드로 혁신 시도
이준석이 지분 가진 ‘표심’ 겨냥
진정성 없이 ‘어장 관리’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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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에 위치한 청년퓨쳐파인더 현장을 방문해 청년창업가와의 소통을 위해 마련된 자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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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연일 ‘청년’ ‘호남’ 키워드로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모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보수정당 내에서 일정 정도 상징성을 확보한 영역이다. 하지만 이 전 대표와 국민의힘 지도부는 거리두기 상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의 최근 행보는 이 전 대표가 지분을 가진 ‘표심’만 겨냥해 “어장 관리”를 한다는 비판이 당내 일각에서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국정기조 비판,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관계 변화 등 이 전 대표의 요구를 과감하게 수용해야 한다는 소수의 목소리도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8일 서울 강남구 팁스타운에서 열린 ‘국민의힘 청년 퓨처파인더’ 현장에 방문해 청년 창업가들을 만났다. 김 대표는 “현장의 어려움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해, 보다 나은 창업 환경을 만들 것인가, 그런 목적을 갖고 찾아왔다”며 청년들과의 만남 취지를 설명했다.
전날에는 유의동 정책위의장이 광주 하남산업단지를 방문해 ‘대유위니아 사태’로 피해를 본 협력업체들에 대한 지원책 마련을 약속했다. 여당이 청년층과 호남 지역 현안에 관심을 집중하는 듯한 행보다.
당 지도부만이 아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이날 채널A에서 “비례대표 나이(대)를 내리자”며 3040 청년 공천 확대를 주장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김대중탄생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 출범식 및 후원의날’ 행사에 참석해 5.18 민주화 운동 당시 광주에 있었던 인연을 소개했다. 인 위원장은 KBS 라디오에서 3호 혁신안에 “미래, 청년, 일자리” 등 키워드를 담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당대표 선거 등에서 2030 남성의 지지를 대폭 받았고, 대표직 수행 기간에는 호남을 중시하는 이른바 ‘서진 정책’ 행보에 공을 들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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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4일 오후 부산 경성대학교에서 열린 이언주 전 의원과 함께 진행한 토크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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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국민의힘에서 친청년·호남 정책 기조로 주목받은 이 전 대표와 당 주류가 화해하는 기류는 감지되지 않는다. 오히려 혁신위 1호 안건인 이 전 대표 ‘사면’안을 당 지도부가 받아들인 뒤 관계가 나빠진 듯하다. 이 전 대표는 당 지도부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공격적 발언을 이어가는 중이고, 김기현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 인사는 별다른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다. 인 위원장만 이날 “이준석이 (당내에서) 중책을 맡아 우리를 도와야 한다”(KBS 라디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을 당대표에서 축출한 과정에 대한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는 ‘조건부 화해’ 입장이다. 이 때문에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을 포함한 당 주류와의 화해가 쉽지 않다. 대통령실과 여당 간 수직적 관계 개선, 윤 대통령의 정책·정무적 미흡에 대한 당 차원의 비판도 이 전 대표의 요구 사항이다.
당내 일각에선 이 전 대표 요구에 대해 당 지도부가 수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준석 사태는 당 지도부가 초래한 건데 통합은 혁신위 소관이라는 희한한 논리는 수긍이 되나”라며 “혁신은 가죽을 벗기는 고통을 수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어장관리하듯 간 보는 혁신은 통하지 않는다”며 “국민이 던진 질문은 딱 한 가지, 대통령님을 포함한 우리 정부·여당이 그동안의 과오를 구체적으로 성찰할 수 있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지금보다 더 망하면 뭐라도 해야 한다”고 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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