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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공매도 전면 금지

글로벌 IB ‘불법’ 공매도 탈탈 털겠다는 금감원, 전전긍긍하는 증권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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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불법 무차입 공매도 건으로 공매도 거래를 금지한다고 발표하자, IB의 거래 창구 역할을 하는 국내 증권사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도 금융당국의 불법 공매도 관련 조사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공매도 금지로 관련 대차 서비스 수익도 줄어드는 상황에 당국 조사 결과에 따라 개인투자자의 신뢰도 잃을 수 있어 우려가 크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해외 IB의 불법 공매도 관련 전수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증권사들은 관련 조사가 확대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5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매도 전면 금지’ 관련 브리핑에서 “공매도 거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약 10개 IB들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할 것”이라며 “공매도 주문을 수탁하는 국내 증권사도 법규준수 및 운영상 문제가 없는지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선비즈

여의도 증권가.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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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의 공매도 거래에선 국내 증권사들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해외 투자자가 특정 종목 하락에 베팅하고자 IB에 매도 스왑 주문을 넣으면 계약 상대방인 IB는 매수 포지션이 생긴다. IB는 주식을 사면서 이에 따른 위험을 헤지하고자 매도 주문을 한다. 이때 IB에 해당 종목 물량이 있으면 매도를 하지만, 만약 물량이 없으면 공매도를 한다. 한국거래소 회원사가 아닌 IB는 바로 주식 주문을 넣지 못하기 때문에 국내 증권사가 사이에 개입해 거래를 처리한다. 이를 수탁증권사라고 한다.

공매도 금지 전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3일 기준 공매도 잔고 대량보유자(상장주식 수 대비 0.5% 이상 보유) 1위는 메릴린치 인터내셔날이다. 유가증권시장 16종목, 코스닥시장 94종목으로 총 110종목의 공매도 물량을 대량으로 보유 중이다. 모건스탠리(90종목), 골드만삭스(51종목), 바클레이즈 캐피탈(42종목), 제이피모간(37종목)이 뒤를 잇는다. 해외 IB가 공매도 대량보유자의 대부분이라 해당 IB의 수탁증권사들은 금융당국의 집중적인 조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증권사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2021년 5월 공매도 거래가 재개된 이후 지난해 8월까지 신한투자증권(5조6712억원)이 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증권사 공매도 거래대금’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신한투자증권은 전체 공매도 거래대금(42조9854억원)의 13.2%를 차지했다. 그중 88.2%가 위탁매매였다. 그다음 삼성증권(5조5142억원), 한국투자증권(4조9880억원), 미래에셋증권(4조4374억원) 순서로, 세 증권사의 위탁매매 비중도 평균 77.6%에 달한다.

금융당국의 조사로 수탁증권사들에서 문제점이 발견되면 제재 강도도 이전보다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이 홍콩계 IB인 BNP파리바, HSBC의 관행적인 대규모 불법 공매도를 적발했을 당시, 김정태 금감원 부원장보는 과징금제도 도입 후 최대 규모였던 38억원 이상을 해당 IB에 부과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수탁증권사에 대한 제재와 검사도 강화한다고 말했다.

이미 한차례 공매도 규정 위반으로 제재를 받은 증권사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앞서 지난 9월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키움증권, 한양증권 등을 포함한 10개 금융사에 공매도 순 보유잔고 지연 보고 및 공시의무 위반으로 과태료를 부과했다. 키움증권(3150만원), 한양증권(3000만원), SK증권(2400만원), 부국증권(600만원) 등이 과태료 통보를 받았다.

한 국내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대대적인 공매도 관련 조사 소식에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를 바라보는 시선이 따갑고, 다른 사업을 진행하는데도 위축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적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일각에선 공매도 금지로 증권사의 대차 수수료 수익이 줄어드는 상황에 개인투자자 거래대금 확대로 인한 이익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 실제로 공매도 금지 첫날(6일) 증시 거래대금은 총 26조5600억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11조 넘게 늘었지만, 전날(8일) 거래대금은 총 15조7563억원으로 2거래일 만에 공매도 금지 조치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강정아 기자(jenn1871@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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