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이슈 빈대 공포 확산

"이젠 빈대 걱정 덜할듯"…184도 '고온 스팀' 쪽방촌 방역[현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서울시, 9일 동자동 쪽방촌 빈대 방역

방역 업체가 옷가지, 장판 집중 소독

주민들 "구석구석 방역해주니 고마워"

뉴시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빈대 공포가 이어지고 있는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에서 방역업체 관계자가 선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11.09. photo@newsis.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빈대인지 뭔지 때문에 가려울 때가 많았는데, 오늘 이후로는 편히 잘 수 있을 것 같애"

9일 오전 10시20분께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하얀색 방역복으로 몸을 감싼 방역업체 직원들이 주민 김모(66)씨의 한 평짜리 방에 들어섰다. 가려운지 몸을 연신 긁으며 방 밖에서 방역 작업을 지켜보던 김씨의 얼굴이 이내 밝아졌다. 벽지에는 빈대를 눌러 죽인 흔적이 점점이 남아 있었다.

이날 서울시 산하 복지재단인 '서울역 쪽방 상담소'는 서울시와 용산구청, 용산보건소의 도움을 받아 동자동 쪽방촌 65가구를 대상으로 빈대 방역 작업에 들어갔다.

최근 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 빈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언론 보도 이후 쪽방촌 주민들의 불안이 커진 데다, 실제 빈대를 봤다는 신고도 점차 늘고 있어서다.

방역에 앞서 유호연 서울역쪽방상담소 소장은 "빈대 확산을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방역을 하는 것"이라며 "오늘은 물리적으로 스팀 방역기를 이용해 방역하는 거라 효과적인 선제 방역이 되리라 본다"고 전했다.

이어 오전 10시10분께부터 방역복과 마스크로 무장한 방역업체 직원들이 저마다 스팀 소독기를 들고 3개 팀으로 나뉘어 쪽방촌 구석구석을 누비기 시작했다.

스팀 소독기 온도를 184도에 맞추자 보글보글 끓는 소리와 함께 기기에서 하얀 증기가 뿜어져 나왔다. 고열의 증기로 소독해 빈대를 물리적으로 박멸하는 방식이다.

각 방에 들어설 때마다 방역 직원들은 뜨거운 증기를 내뿜는 소독기로 이불, 옷가지, 방바닥을 일일이 훑어내렸다. 장판 안쪽까지 꼼꼼히 들췄다. 방역에는 한 가구당 평균 15분가량 걸렸다.

뉴시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빈대 공포가 이어지고 있는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에서 방역업체 관계자가 선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11.09. photo@newsis.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 방역업체 직원은 "이렇게 해야 빈대, 진드기 등이 박멸된다"며 "도움을 드리게 돼서 좋다. 쪽방촌 주민들이 빈대 등 해충 위험에서 안전했으면 좋겠다"며 작업에 집중했다.

쪽방촌 주민 허백연(55)씨는 "한 달 전 시골에 갔다 왔는데 그때부터 몸이 간질간질하더라"라며 "이런 곳은 빈대가 한번 퍼지면 삽시간에 늘어나니까 사전에 방역해 주는 게 좋다"고 전했다.

주민 김병서(70)씨도 "좁은 곳에 옷가지들도 많다 보니까 어디에 어떤 벌레가 있을지 모르는데, 시에서 나와 이렇게 구석구석 방역해 주니까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31일부터 빈대발생 신고센터 운영을 비롯해 호텔, 숙박시설, 목욕장, 찜질방 점검과 유관 협회와 자율 방역을 실시하는 '빈대 제로도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빈대 발생 가능성이 높은 숙박시설과 목욕장, 찜질방 등 총 3175개소를 대상으로는 침구 세탁, 소독 여부 등 위생관리 실태를 점검 중이다. 특히 쪽방촌, 고시원 등 위생취약 시설에 대해선 빈대 예방과 방제를 강화하기 위해 예산 5억원을 긴급 교부해 지속적으로 집중 관리에 나섰다.

빈대 신고가 들어온 쪽방촌과 고시원 등에선 방역업체를 동원해 방제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거주민들에게 자율점검표를 배부하고, 소독제 등 위생용품도 지원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lighton@newsis.com

▶ 네이버에서 뉴시스 구독하기
▶ K-Artprice, 유명 미술작품 가격 공개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