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에어부산 등 공매도 상위권 진입
시장조성자 공매도 허용 속 항공주 타깃 부상
고유가·고환율에 실적 악화 우려 커진 여파
개인투자자들 "시장조성자 폐지해야" 목소리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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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웨이·에어부산 등 항공주 공매도 비중 ‘쑥’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시장 공매도 거래 상위 종목에 항공주가 대거 진입했다. 티웨이항공(091810)은 전체 거래대금에서 공매도 거래대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3.82%를 기록해 8위에 올랐다. 직전 40거래일 공매도 비중 평균인 0.89%과 비교하면 2.93%포인트 상승했다.
에어부산(298690)도 공매도 비중이 3.47%를 기록해 10위에 랭크됐다. 이 역시 직전 40거래일 공매도 비중 평균 0.16%보다 3.31%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이외에 진에어(272450)(2.37%), 아시아나항공(020560)(2.35%), 대한항공(003490)(1.91%) 등도 공매도 상위 종목에 포함됐다.
정부가 지난 6일부터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거래되는 전 종목을 대상으로 공매도 전면 금지를 시행했지만, 항공주 등 일부 종목은 공매도가 오히려 늘며 공매도 금지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공매도 금지 조치가 시행된 지난 6일 코스피 공매도 잔고금액은 12조4884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날 대비 7013억원 증가한 규모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 비중도 0.63%를 기록해 전날 대비 0.01%포인트 상승했다.
실적 부진 종목 타깃 됐나…개미들 “시장조성자 제도 폐지해야”
공매도 전면금지에도 공매도 거래가 줄어들지 않는 것은 시장조성자(Market Maker)와 유동성공급자(Liquidity Provider)에 한해 차입공매도 거래를 허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성자는 거래가 부진한 종목에 대해 원활한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매수와 매도 양방향 호가를 제시하는 제도다. 현재 코스피에선 한국거래소와 계약을 체결한 증권사 8곳이 시장조성자 역할을 한다. 유동성공급자도 거래 부족으로 유동성 공급이 필요한 종목을 대상으로 호가를 제시해 안정적인 가격 형성을 유도한다. 시장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는 모두 의무적으로 매수와 매도에서 호가를 제시해야 하는데, 이에 따른 손실 리스크를 헤지(Hedge·대비)하기 위해 공매도를 허용하고 있다.
시장조성자 등은 고유가와 고환율로 인해 실적이 부진이 예상되는 항공주를 주요 공매도 타깃으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항공사의 경우 고유가와 고환율 국면에서 항공유를 구매할 때 비용이 증가해 실적이 악화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이 확전 양상으로 치달으면 유가는 더 상승할 여지가 있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제선 여객 수요 회복과 화물 시황 개선 기대감에 반해 최근까지 유가와 환율 급등이 항공주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상황이 이렇자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선 시장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의 공매도 거래를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거래 부진 종목을 활성화하는 제도 본래 목적보다, 이미 거래가 활성화된 종목의 시세 인위적으로 조정하려는 의도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에서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시장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의 취지는 유동성이 부족한 종목에 호가를 제출해 거래를 활성화하는 게 목적”이라며 “제도가 근본적으로 좋은 취지가 있더라도 편법적이고 인위적인 시세 조정을 목적으로 악용돼 국민 피해가 커진다면 폐지를 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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