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예외 허용 놓고 논란
실시 첫날 잔고 1조4000억 늘어
LP, ETF 헤지거래 1965억 투입
주가 급등 영향 평가금액도 증가
한투연 등 전면 금지 촉구 나서
김주현 “MM·LP 과거에도 예외
투자자 보호위한 의견 들어볼 것”
업계선 “시장 큰 혼란 온다” 우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공매도 잔고금액은 코스피 시장에서 12조4884억원, 코스닥에서 6조7249억원으로 집계됐다. 공매도 금지 직전인 지난 3일과 비교하면 코스피는 7013억원, 코스닥은 6997억원으로 각각 잔고가 증가했다. 이는 LP의 상장지수펀드(ETF) 헤지(위험 회피) 거래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당시 공매도 거래는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1975억원 규모로 이뤄졌는데 이 중 99%(1965억원)가 LP의 ETF 헤지 거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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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전면 금지 이틀째인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가 전장보다 2% 넘게 하락해 2,440대로 내려섰다.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15.08포인트(1.80%) 내린 824.37로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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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가 맡고 있는 LP와 MM은 모두 거래가 부진한 종목에 매수와 매도 가격을 촘촘하게 유지해 시장 거래가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LP는 거래소와, MM은 상장사와 계약을 체결하는 차이가 있다. 이들은 시장 유동성을 유지하기 위해 현물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가격 변동차에 대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헤지로 차입 공매도를 사용한다. 공매도 금지 당일에는 이차전지 ETF 등을 중심으로 한 유동성 공급 과정에서 공매도가 이뤄졌고 이는 잔고가 늘어난 요인이 됐다.
공매도 금지 첫날 국내 증시가 급등한 점도 당일 잔고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당시 코스피가 5.66%, 코스닥이 7.34% 상승하면서 공매도 잔고의 평가금액 역시 늘어난 것이다. 공매도 잔고 수량은 4억2153만주로 전 거래일(4억4263만주) 대비 2101만주 줄어들었다.
개인투자자들이 모인 일부 단체는 국내 증시가 공매도 중지 이후에도 약세를 보이는 원인을 MM과 LP의 공매도 탓으로 돌리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예외적 공매도를 전면 금지해 달라는 집회를 열었고, 일명 ‘배터리 아저씨’로 알려진 박순혁 작가를 지지하는 ‘박순혁을 지키는 모임’(박지모)도 전날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공매도 전면 금지와 공매도 전산화 등을 촉구했다.
이들의 목소리는 국회로 전해졌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MM 공매도 금지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 질의에 “MM과 LP는 시장에 유동성을 조정해 줘서 나름대로 그 시장을 형성하고 투자자 보호 역할을 하고 있어 과거엔 공매도 금지를 적용하지 않았다”며 “말씀을 하시니 (공매도를) 막아 놓으면 투자자 보호에 어떤 의미가 있을지 다시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아울러 “금융감독원에 (주식) 가격 변동이 일어난 과정에서 공매도가 늘어났기 때문에 적절한지 조사를 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이외에 MM의 공매도 과정에서 특이사항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해 달라고 금감원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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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LP와 MM의 공매도를 금지할 경우 큰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관계자는 “LP의 공매도를 막으면 개인투자자들이 매매할 때 거래가 없는 종목의 경우 유동성이 없어 거래가 힘들어지고 가격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도 이날 참고자료를 통해 “MM 및 LP에 대한 예외적 공매도 허용은 시장 안정을 훼손할 염려가 없으며 궁극적으로는 시장참가자의 거래 편익을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3차례의 공매도 금지 시에도 헤지 목적의 거래에 대해 차입공매도를 허용했고, 해외 주요 증시에서도 공매도 금지 조치를 취할 때 시장조성자 공매도는 예외적으로 허용한다”고 설명했다.
안승진·이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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