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3거래일 연속 약세…이차전지주 전반 약보합 마감
증권가,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 매도 보고서 발간…개미들 ‘반발’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 조치로 주가가 오를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차전지주가 연일 약세를 나타냈다. /사진제공 = 에코프로 |
[한국금융신문 전한신 기자]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 조치로 주가가 오를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차전지주가 연일 약세를 나타냈다. 이와 함께 증권가에서도 이차전지 관련주에 대한 매도 보고서를 잇달아 발간하자 주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전장(72만9000원)보다 4만4000원 하락한 68만5000원(-6.04%)에 마감하면서 70만원 선이 5거래일 만에 다시 무너졌다. 개인투자자가 164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73억원, 82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금지 조치 첫날인 6일 에코프로 종목을 756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당일 에코프로 주가가 29.98% 급등하면서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이다. 이후 7일부터 10일까지는 숏커버링(환매수)에 따른 주가 상승 기대감으로 76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실제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는 전면 금지 조치 전인 3일 기준 1조1443억원으로 전체 3위 수준이다. 공매도 잔고 1위와 2위는 LG에너지솔루션(1조3950억원)과 에코프로비엠(1조1611억원)으로 모두 이차전지 관련주로 묶여있다. 아래로도 포스코퓨처엠(8178억원), 포스코홀딩스(6678억원) 등 이차전지주가 대거 포진돼 있었다.
이차전지주의 공매도 잔고가 조 단위에 육박하는 만큼 공매도 금지 첫날 외국인의 숏커버링성 매수가 유입됐고 관련주의 주가도 급등했다. 앞서 언급한 에코프로 외 형제주인 에코프로비엠도 상한가(30%)로 장을 마쳤고 ▲금양(+29.97%) ▲포스코퓨처엠(+29.93%) ▲엘앤에프(+25.3%) ▲LG에너지솔루션(+22.76%) 등이 2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주가 하방 압력을 가중한다고 여겨지던 공매도 제도의 금지 조치와 개인투자자 참여 확대, 숏커버링성 매수세 등으로 이차전지주에 훈풍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첫날 ‘반짝 급등’ 이후 내리막을 탔고 있다.
이차전지 관련주 대부분은 10일에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전 거래일(24만8500원) 대비 1만5500원(-6.24%)이 빠졌고 ▲포스코퓨처엠(-4.97%) ▲엘앤에프(-4.95%) ▲삼성SDI(-4.44%) ▲LG에너지솔루션(-4.2%) ▲LG화학(-2.14%) 등도 줄약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서도 이차전지 관련주에 대한 매도 리포트를 잇달아 발간하고 있다.
먼저 하나증권은 에코프로의 투자의견을 매도, 목표주가를 기존 55만5000원에서 42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하나증권은 “자회사들의 가치를 합산한 지주사 에코프로의 가치를 현가 할인하면 10조9000억원이 도출되는데, 현 시총 22조9000억원과의 격차를 감안하면 현 주가는 사실상 벨류에이션 공백 상태”라며 “벨류에이션 변수의 공백은 극심한 주가 변동성을 야기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에코프로는 올해 3분기 실적이 부진했고 4분기의 경우에도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양극재 수요 감소로 양극재 출하 증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메탈 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인해 3분기 대비 매출 및 영업이익 모두 감익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눈높이도 조정됐다. 유진투자증권은 투자의견 매도(Reduce)와 목표주가 20만원을 유지하며 “에코프로비엠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8000억원, 459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액은 1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7% 감소했다”면서 “4분기는 매출 1억7000억원, 영업이익 501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2%, 4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기존 추정치 대비 매출액은 19%, 영업이익은 42%를 하향하며 “양극재 수출 단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전기차 업체들의 생산 계획이 예상보다 축소된 것을 감안해서 양극재 판매량을 기존 대비 하향했다”며 “4분기 매출액은 2020년 1분기 이후 첫 역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매도 보고서들은 주주들의 반감을 샀다.
이차전지 투자자가 모인 박지모(박순혁을 지키는 모임) 회원 일부는 9일 서울 여의도 하나증권 사옥 앞에서 에코프로에 대한 매도 보고서를 낸 연구원의 출근길을 가로막으며 항의했다. 이들은 해당 연구원의 가방을 붙잡고 “얼마나 받았나”, “매국노” 등의 비난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일부 개인투자자는 금융당국이 공매도를 금지할 때 일부 증권사로 구성된 시장조성자(MM)와 유동성공급자(LP)의 차입공매도에는 예외를 허용한 것에 대해 예외적 허용이 불공정 거래의 통로로 변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개인투자자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예외적 공매도를 전면 금지해 달라는 집회를 열었으며 박지모도 8일 여의도 금감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공매도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한편,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시장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에 대해서도 공매도 제한을 주장하고 있는데 검토하고 있느냐’는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시장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의 공매도를 막으면 투자자 보호나 시장발전 등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 의견을 들어보고 알아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감독원에 시장조성자 등 공매도 관련해서 특이사항이 있는지 조사토록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전한신 기자 poch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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