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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금지로 투자심리 완화…'빚투' 5000억원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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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48조1744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이 공매도를 금지하기 직전인 3일에는 44조6820억원이었다. 공매도 금지후 한주간 약 3조5000억원이 늘어난 셈이다. 투자자예탁금은 증시 대기자금의 성격이 있어 투자 심리의 가늠자가 되기도 한다. 예탁금이 늘면 그만큼 투자심리가 완화한 것으로 본다.
투자자예탁금은 최근 증시 부진과 함께 감소 추세였다. 올해 이차전지 업종 강세가 정점을 찍었던 지난 7월 말 58조원 수준까지 늘었는데, 이차전지 하락세가 시작되면서 예탁금도 꾸준히 줄었다. 공매도 금지 직전(3일)을 기점으로 반등하고 있어 정책 효과가 투자심리를 완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시 자금이 유입되면서 투자자들의 '빚투'도 늘었다. 지난 10일 기준 국내 증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7조1173억원에 달했다. 지난 3일 16조6248억원이었는데 5거래일 만에 약 5000억원이 늘었다. 공매도 금지에 따라 증시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신용거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공매도 금지 이후 증시는 하락 중이다. 지난 3일 2468.34로 마감했던 코스피 지수는 6일 2502.37로 급등했으나 이내 2400선 초반까지 밀렸다. 14일 종가는 2433.25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도 비슷한 흐름(782.05→839.45→794.19)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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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늘어난 증시, 공매도 금지 효과에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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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
14일은 증시가 모처럼 의미있는 반등을 이뤘으나 공매도 금지 후 주가가 몇일간 밀리면서 신용거래로 손실이 발생한 투자자들도 상당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3일 9546억원이던 위탁매매 미수금은 6일 9259억원으로 줄었으나 9일 기준으로는 다시 1조490억원으로 늘었다.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 금액은 8일 19억원 수준이었는데 10일에는 105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대매매는 고객이 증권사의 돈을 빌리거나 신용융자금으로 주식을 매입한 후, 약정 기간 내 변제하지 못하고 미수금이 남으면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금지가 증시를 반등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결국에는 주가 지수가 펀더멘털을 따라 갈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여전히 고금리의 매크로(거시 경제) 환경이 이어지면서, 정책 효과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기업들의 이익 체력에 집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공매도 제한 관련, 대차잔고 증가 상위주는 올해 랠리가 돋보였던 이차전지 관련주에 집중돼 있다"며 "외국인 순매도는 펀더맨털의 개선이나 글로벌 주식시장의 센티먼트(투자심리) 회복 없이 전환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현재 증시가 구조적으로 공매도 금지 효과를 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분석하고 있어 '빚투'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정책 효과로 증시 자금이 늘긴 했지만, 구조적으로는 채권금리가 높아 증시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박소연 신영증권 투자전략 이사는 "2020~2021년 공매도 금지기 때는 고객예탁금이 75조원까지 증가하는 전형적인 밀물장이었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고객 예탁금이 40조원대까지 감소하는 썰물장"이라고 설명했다.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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