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인 음악가 정재일이 13일 세종문화회관 오픈스테이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음 달 열릴 단독 콘서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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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무대 뒤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었는데 어마어마한 극장을 내주셔서 기대도 하지만 굉장히 긴장하고 있습니다."
이웃한 일본·중국으로만 눈을 돌려도 히사이시 조, 탄둔 등 작곡가를 앞세운 공연이 흔하게 기획되지만 한국의 공연 무대는 늘 창작자(creator)보다는 가수·배우 등 공연자(performer)의 차지다. 영화 '기생충'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음악감독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작곡가 겸 프로듀서 정재일(41)이라면 그런 한국 공연계에도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12월 15, 16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단독 콘서트를 앞두고 지난 13일 기자들과 만난 정재일은 "나뿐 아니라 무대 뒤에서 일하는 보석 같은 분들이 밖으로 보여지면 좋겠고 그게 음악을 즐기는 이들에게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정재일은 스스로를 "근본 없는 음악가"라고 칭한다. 그는 만 세 살부터 피아노를 치며 각종 악기를 섭렵했고 중학교 시절인 1995년 서울재즈아카데미 1기생으로 작곡과 편곡을 공부하다 기타리스트 한상원의 제안으로 한상원 밴드의 베이시스트로 활동했다. 1999년엔 밴드 긱스로 공식적으로 음악 커리어를 시작했고 현재는 영화·드라마 음악감독과 대중음악 프로듀서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정재일은 "중학교 이후로 학교를 안 다녀 고등교육에 대한 목마름이 있고 지금도 자신감이 없을 때가 많다"면서도 "근본 없이 음악을 해도 새롭게 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 이후 3년 만의 단독 콘서트인 이번 공연에서 그간 작업한 영화·드라마 음악, 올해 데카 레이블로 발매한 솔로 앨범 '리슨'과 디지털 싱글 '어 프레이어', 그리고 전통음악을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의 가장 큰 줄기는 전통음악이다. 소리꾼 김율희, 사물놀이 느닷, 대금 연주자 이아람, 가야금 연주자 박순아 등 국악 협연자들도 공연에 참여한다. 김율희는 지난달 1일 기립 박수를 끌어낸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영국 바비칸센터 협연 무대도 함께했다. 정재일은 "꼬마 때부터 전통음악 사랑에 빠졌다"며 "일견 중국·일본 전통예술에 비해 압도적 면모가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깊이 들어가 보면 아주 넓은 세계가 있다"며 전통음악을 향한 진한 애정을 과시했다.
다음 달 15, 16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여는 정재일 음악감독. 세종문화회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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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위적 음악가인 정재일은 "음악은 모두의 가장 친한 친구여서 무용도, 영화도, 연극도, 가수도 작곡된 음악이 무조건 필요하다"며 어떤 장르에서든 음악 작업을 할 수 있는 음악감독과 작곡가로서의 업무가 내 음악 활동의 90% 비중을 차지한다"고 소개했다. 물론 자신만의 창작 작업을 위한 준비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마음에서 우러나 맨땅에 헤딩하는 곡이 너무 없었어서 내 안에 어떤 파편이 있는지 학습하고 탐험하는 중입니다. 제가 어려서 헤비메탈 밴드 출신이라 헤비메탈은 할아버지가 되면 못하니 빨리 해 봐야겠다는 마음이 있습니다."
다음 달 15, 16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여는 정재일 음악감독. 세종문화회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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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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