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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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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봉투 야당 의원 7명 실명 거론…검찰 수사 확대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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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박영순 의원 등…송영길 조사 시점은 수사심의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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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남윤호 기자]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조달책으로 지목된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상임 감사위원이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걸음을 멈춘 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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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송주원 기자]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관석 무소속(당시 민주당) 의원에게 돈 봉투를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현역 의원 명단 일부가 또 법정에서 공개됐다. 임종성·허종식 의원에 이어 현역 의원을 향한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김정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윤 의원과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의 정당법 위반 등 혐의 재판에서 돈 봉투를 수수한 것으로 보이는 의원 7명의 실명을 언급했다.

검찰은 이날 증인 신분으로 법정에 선 강 전 위원에게 "증인은 검찰 조사 당시 윤 의원이 2021년 4월 29일 돈 봉투를 살포한 의원들로 이성만·임종성·허종식·김영호·박영순·이용빈·윤재갑 7명 정도라고 진술했는데 사실인가"라고 물었다.

윤 의원은 2021년 4월 28일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이른바 '기획회의'로 불리는 국회의원 모임에 참석해 이성만 의원 등 국회의원 10명에게 송영길 전 대표 지지를 호소하며 돈 봉투 1개(현금 300만 원)를 각각 교부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윤 의원은 이튿날인 4월 29일 국회의원회관 내 의원실 등에서 개별 의원을 만나 돈 봉투를 건넨 것으로 조사됐는데, 해당 날짜에 돈 봉투를 교부받은 의원 명단을 법정에서 공개한 것이다.

강 전 위원은 "너무 조심스러운 입장이라 그 분들이 맞는지는 정확한 기억이 없다"라며 "기억을 살린 것이기 때문에 정확하지는 않다"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검찰이 돈 봉투 수수 의심 의원 명단을 법정에서 공개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검찰은 8월 윤 의원 영장실질심사에서 의심되는 의원 19명을 공개했다. 지난달 23일 윤관석 의원 공판에서는 이 사건이 촉발된 계기를 제공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녹취록 속 '인천 둘'은 이성만·허종식 의원, '종성이'는 임종성 의원이 맞는다고 증언했다.

이 전 부총장의 증언은 수수자 특정에 신중을 기하던 검찰이 현역 의원 강제 수사에 나선 신호탄이 됐다. 지난 2일 검찰은 법정에서 언급된 임종성·허종식 의원의 주거지와 국회의원회관 내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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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관석 무소속(당시 민주당) 의원에게서 돈 봉투를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현역 의원 명단 일부가 또다시 법정에서 공개됐다. 사진은 재판이 열리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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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급된 의원 대부분은 돈 봉투 수수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임종성 의원은 압수수색 직후 입장문을 내 "돈 봉투를 받은 사실이 없어 입장을 장황하게 설명할 수 없다. 차분하고 정직하게 제 무고함을 밝히겠다"라고 밝혔다. 허 의원 역시 "300만 원은 받은 사실이 없다. 윤 의원도 준 적이 없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며 부인했다.

13일 언급된 김영호·박영순 의원 역시 영장 심사 과정에서 검찰이 돈 봉투를 수수한 의원들로 지목했을 당시 사실이 아니라며 부인한 바 있다.

하지만 검찰이 법정에서 허종식·임종성 의원을 언급하고 수 주 뒤 압수수색에 나선 수사 전례를 볼 때 현역 의원 대상 강제수사가 재개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윤 의원 등의 재판이 다음 달 18일 종결되는 만큼 한 달 안에 추가 압수수색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지부진하던 수수 의원 수사는 본 궤도에 오른 모양새지만 의혹의 정점인 송 전 대표 수사는 더디다. 송 전 대표는 '주변 인물 대신 자신을 직접 조사하라'며 5~6월 두 차례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 두 번째 자진 출석 때는 '무고한 사람들 그만 괴롭히고 저를 소환하시라'며 청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지만 검찰은 현단계에서는 송 전 대표 조사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 전 대표 본인에 대한 조사는 더 미뤄질 전망이다. 송 전 대표는 지난 3일 변호인을 통해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심의위 개최를 요청했다. 송 전 대표 측은 당시 "검찰은 피의자의 주거지 및 먹사연 압수수색을 통해 본건의 수사 대상인 돈 봉투 사건의 혐의를 입증하지 못해 수사개시 이후 7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피의자 신문을 위한 소환조차 진행하지 못하는 등 지지부진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며 "검찰은 현재 '돈 봉투 사건'이라는 민주당 당대표경선과 관련한 피의자의 금품수수 혐의라는 본건 수사 이외에도, 먹사연이 기부받은 후원금이 곧 정치자금 내지는 제3자뇌물이라는 별건 수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송 전 대표의 수사심의위 요청을) 납득하기 어렵다"면서도 "수사심의위를 요청한 만큼 (조사보다) 관련 절차부터 진행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검찰 시민위원회는 오는 20일 수사심의위 소집 신청을 받아들일지 심의하는 부의심의위원회를 열고 안건을 심의할 예정이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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