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BBS 라디오서 “한동훈 장관이 안 하던 걸 다시 시작했다”…최근 민주당과 설전 언급
‘총선 출마설’ 거듭 제기된 한동훈 장관 놓고 “당에서 상당한 지위 가진 역할 하려 할 것”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정우택 국회부의장이 연 ‘광복 100주년의 꿈, G3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 세미나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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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의 국민의힘 패배 후 ‘김기현 2기 체제’가 길어야 2~3주일 거라 봤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2주 시한 내에 김기현 대표는 쫓겨난다고 본다”는 조금 더 상세한 관측을 15일 내놨다. 보선 패배 후 전열을 가다듬은 국민의힘의 새로운 당직자 인선이 ‘친윤(친윤석열)’ 색채가 짙어 사실상 변한 게 없었다고 날 세웠던 이 전 대표가 당의 무게 중심이 혁신위원회로 분산된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김 대표 거취를 예상했다.
이날 오전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한 이 전 대표는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 불출마나 ‘험지 출마’를 당 중진과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에 촉구한 인요한 혁신위원장 의중은 총선 출마설이 제기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앞에 소위 ‘카펫 깔아주기’ 같다면서 이처럼 짚었다. 그는 ‘최근 한동훈 장관이 안 하던 걸 다시 시작했다’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의 설전을 끄집어낸 후, 한 장관의 나침반이 정계 진출로 틀어졌다는 생각을 더했다.
앞서 지난 9일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출판기념회에서 ‘어린놈’이라고 비판하자, ‘정치를 후지게 한다’고 독설로 한 장관이 받아친 일을 말한 것으로, 날 선 입을 선보이는 한 장관이 총선 출마로 마음을 굳혀 종국에는 여당에서 굵직한 자리를 차지할 거라는 예측이다. 이를 강조하듯 이 전 대표는 라디오에서 “한동훈 장관이 당에서 역할을 한다든지 상당한 지위를 가진 역할을 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불법사금융 민생현장 간담회에 앞서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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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위원장이 한 장관에게 카펫 깔아주는 것으로 보인다는 이 전 대표의 주장은 하태경 의원의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 대한 그의 공감대 형성에서도 어느 정도 엿보인다.
앞서 하 의원은 지난 1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친윤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의 지역구 사수로 보이는 산악회 행사 참석과 교회 간증 등 최근 움직임을 놓고 “대통령이 머리가 많이 아플 것 같다”며, ‘대통령을 사랑하면 내려놓으라’던 인 위원장 메시지와 상충된다고 짚었었다. 하 의원은 “혁신위원장 개인 생각인지 대통령의 마음인지를 유심히 봤는데 제 결론뿐만 아니라 당의 중론은 ‘대통령의 주문’”이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험지 출마’나 ‘총선 불출마’ 권고가 인 위원장의 입을 통해 밖으로 전파됐지만 그 뒤에는 윤 대통령이 있고, 결국 인 위원장은 윤 대통령과 동치이자 ‘대통령 메신저’라는 게 하 의원 분석으로 보였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 14일 오후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국민의힘 제주도당사를 찾아 당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제주=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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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이 전 대표도 BBS 라디오에서 “사실에 가깝다고 본다”며 크게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굉장히 우려를 낳을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부각했다. 윤 대통령이 바뀌어야 한다는 여론이 팽배한 상황에서 혁신위가 윤 대통령 통제 하에 일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당의 혁신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전 대표는 “1~2주 사이에 김기현 대표 거취가 정리되고 나면 어르신 보수층에서는 ‘한동훈 장관이 시원하게 싸우네’ ‘이 사람을 비대위원장으로 해야겠다’ 식으로 몰아갈 가능성이 있다”며 “(당에서) 한동훈 장관을 해보려다 안 되면 원희룡 정도 지도 체제를 가져가려고 하지 않을까”라는 예상도 함께 내놓았다.
이어진 ‘윤핵관이 용도 폐기될 수 있다고 생각하나’라는 진행자 질문에 “대통령이 오히려 포위됐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이 전 대표는 ‘윤핵관과 혁신위의 싸움의 끝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라고 진행자가 추가로 묻자, “인요한 위원장을 실질적으로 대통령이 서포트하는 상황이라면 윤핵관이 저항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답했다. 당의 흐름이 이처럼 흘러가면 윤핵관은 ‘구국의 결단’으로 포장해 무소속 출마 등을 선택할 수도 있겠지만, 대통령에게 다른 협상을 제안받으려는 움직임이 그 뒤에 있을 수 있다고 이 전 대표는 덧붙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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