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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극과극’ 집값 전망에… 전셋값만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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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집값 전망이 극과 극으로 엇갈리면서 전셋값만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집을 매수할 타이밍을 잡지 못해 일단은 전세를 살고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다.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민·관 부동산 통계기관에서 발표하는 주택 전세가격 상승폭이 매매가격 상승폭을 넘어서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최근 공개한 10월 전국주택가격 동향에서는 수도권 전세가격이 전월대비 0.65%, 서울이 0.4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매매가격은 수도권 0.32%, 서울 0.25% 올라 그 폭이 전세가격보다 훨씬 좁다. 부동산원은 서울의 경우 이사철·학군지 수요로 인해 지역내 선호단지 위주로 전세 매물이 줄고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비즈

지난 19일 서울 남산에서 내려본 아파트 단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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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리서치기관인 부동산R114의 통계도 같은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7일 기준 주간 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2주 연속 보합을 유지한 데 반해, 전셋값은 0.02% 올랐다. 전세가격은 지난 8월 중순부터 14주째 상승 중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집값 변동 부담으로 매수 타이밍을 재는 것도 전세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전고점 대비 낮아진 전셋값과 대출금리 안정, 낮은 역전세 리스크로 아파트 전세수요도 늘어났다”고 했다.

전셋값이 오르는 것은 ‘앞으로 집값이 어떻게 될 지 모르니 일단 전세를 살자’는 심리가 발동한 것이다. 실제로 지금 부동산 시장에서 내년 집값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크게 엇갈린다. 먼저 전셋값과 공급부족이 부각되면서 상승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셋값이 오르면 결국 매매가격과의 격차가 줄어들고 그렇다면 내 집 마련 수요자들이 매수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다. 또 부동산R114가 발표한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921가구로 200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내년 ‘공급부족’이 부동산 시장의 최대 화두가 될 것”이라면서 “전셋값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집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했다.

반면 집값이 장기적으로는 현재보다 최대 30% 하락할 것이라는 다소 충격적인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교보증권이 최근 공개한 ‘2024 부동산 시장전망’ 리포트는 내년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5%이상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례보금자리론과 같은 정책대출이 종료되고 시장금리 상승, 공급 증가 등의 복합 영향으로 지난달 이후 실거래가가 가파르게 내릴 것이라는 내용이다. 교보증권은 공급량에 대해 2010년 이후 지금까지 수도권 공급물량이 적정수요보다 6만6000가구 초과한다고 보고 있다.

백광제 교보증권 수석연구원은 “주택 가격 변동의 주요 변수로서 금리의 중요성이 시장에 점차 알려지고 있지만 아직 실제 금리의 가격 적용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현재 금리 상태가 장기화하고 내재 수익률과 안전자산 수익률의 역전 상태를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대략 현재 가격 대비 최대 30%, 최고점 대비 최대 50% 수준의 추가 하방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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