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집값이 반등한 수도권 아파트의 경우 시세 상승 폭만큼 내년도 보유세(재산세, 종합부동산세)는 소폭 오를 가능성이 크다. 통상 공시가격은 실거래가지수와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 올해 전국과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각각 평균 18.61%, 17.3% 내렸지만 올해 집값이 반등한 지역에선 내년 공시가격 상승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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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
정부는 아울러 문재인 정부가 2020년 말 수립한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에 대해 정책 폐기를 포함해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년 연속 문 정부의 현실화 계획을 따르지 않고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2020년 초 수준으로 유지한 점에서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토교통부는 21일 이 같은 내용의 내년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 및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재수립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내년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동결하면서 내년 공시가격은 아파트의 경우 올해처럼 평균적으로 시세의 69%, 단독주택은 53.6%, 토지는 65.5%가 적용돼 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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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격 현실화율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국토부] |
예를 들어 시세 10억원짜리 아파트에 현실화율 69%를 적용하면 이 주택의 공시가격은 6억9000만원이 되는 식이다. 공시가격은 재산세·종부세의 과세 기준, 건강보험료·기초연금 등 67개 행정제도의 기준으로 활용돼 민생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당초 문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은 현실화율을 매년 단계적으로 높여 2035년까지 최대 90%로 끌어올리는 것을 골자로 했다. 기존 계획대로라면 아파트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내년에 75.6%가 돼야 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전년 말보다 5.7% 올랐다. 특히 서울은 13.4% 뛰며 지난해 집값 하락분(22%)의 절반 이상을 회복했다. 이에 따라 내년 주택 보유세는 지역별, 주택 유형별로 큰 편차를 보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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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
실제 신한은행의 모의 계산 결과, 서울 강남의 고가 아파트는 내년 보유세가 올해보다 수백만원 늘어나는 사례도 나왔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는 내년 보유세(재산세+종부세)가 583만원으로 올해 451만원보다 100만원 이상(약 32%)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 82㎡는 내년 보유세가 632만원으로 올해(438만원)보다 200만원(약 50%)가량 늘어난다.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내년 보유세가 283만원으로 올해(252만원)보다 30만원가량(12%)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다주택자라면 부담 증가를 피하기 어렵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84㎡와 은마아파트 84㎡를 소유한 2주택자의 보유세는 올해 약 1526만원에서 내년 약 2020만원으로 32.3%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우병탁 신한은행 압구정역기업금융센터 부지점장은 “올해 집값이 떨어진 연립·다세대나 지방 아파트는 내년 보유세가 올해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백민정·황의영·김원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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